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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시민기자> 경청의 습관
어린시절 경청습관 평생 학습 좌우...부모부터 자녀말 귀 기울여야
2008-11-25 14:19:01최종 업데이트 : 2008-11-25 14:19:01 작성자 : 시민기자   현은미

<출동! 시민기자> 경청의 습관_1
<출동! 시민기자> 경청의 습관_1

"엄마 바쁘거든. 결론부터 말해. 뭐라고? 무슨 말이야? 아유 알았어, 알았다고. 엄마가 알아서 해주면 될 거 아냐." 아이들 얘기에 귀 기울이기 보다 이런 식의 응대 기억, 부모라면 한 두 번은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잠깐 운전하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온 '경청'에 관한 대화를 듣게 됐다. 웬만한 집 아이와 엄마 대화가 절반은 이런 식일 것이라며 방송인이 화두를 던지는 순간 선뜻 '그렇지...그랬지'싶었다. 

사실 굳이 아이의 부모로서뿐 아니라 직장상사로서, 혹은 아내나 남편으로서 내가 진실로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했던 기억이 몇 번이나 될까. 건성으로 듣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중간에 얘기 자르고, 듣는 도중 다른 생각에 몰두하다 급기야는 '알았어, 그래서 어쩌라고?'반문한적 얼마나 많았나 되돌아 볼 일 아닌가. 

문제는 어른이 돼서 가끔이 아니라 어린 시절 부터 이 경청의 습관이 베어 있지 않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혹은 친구간에 어떻게 응대하는지를 방송은 꼬집고 나섰다. 귀가 없는 아이처럼 만성 듣지 않는 병에 걸린 것 같은 아이들은 듣기 보다 말이 앞선다는 것. 친구가 앞에 나와 발표를 하면 중간에 말을 끊고, 크게 말하라며 발표자를 공격하는 행동. 이 모든게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대답한 결과라는 얘기다. 

경청이란 말 그대로 귀담아 들음, 열심히 들음으로 일컫는다. 그런데 이 경청이란게 따지고 보면 귀로만 듣는게 아니다. 때론 눈으로 하고, 또 입으로 하고, 손으로도 한다. 한마디로 나를 비우고 집중할 대 비로소 마음을 얻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혹자는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도 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종종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고들 표현한다. 말하는 것은 기술이지만 듣는 것은 예술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에게 경청을 가르치는 건 말이 쉽지 좀체로 어렵다. 오랜 기간 기자생활을 접고 지금은 논술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초등 아이들에게 수업 내내 잘 듣기를 강요 하는 건 거의 억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적 부터 경청의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남의 말을 파악할 줄 아는 아이는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다. 그만큼 대인관계도 수월하다는 말이다. 경청의 습관이 가장 빨리 익혀지는 곳은 두말 할 나위 없이 가정이다. 가정에서부터 보살피고 가르쳐야 한다. 아이의 말을 미리 짐작하거나 아이에게 뭔가 교훈적인 말을 해주려 애쓰지도 말며, 아이의 말을 걸러내서 듣는 것은 더욱 피할 일이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건성으로 들으면 모욕감마저 느끼면서 정작 아이들 얘기를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주장이 없다며 핀잔줄 일인가. 정답이란건 아이가 말하다 보면 본이 스스로 찾아가기도 한다. 잘 들어주는 부모 앞에서 아이는 스스로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차근차근 말해. 결론부터 말해. 인상 쓰지 마!…." 이제 이런 말은 접어 휴지통에 넣어버리면 어떨까. 따지고 보면 아이나 어른이나 경청이 필요한 세상이다. 얄팍한 지식에 의존해 말이 많아지면 경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를 영원히 갖출 수 없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 하지 않던가. 마음을 기울여 들으면 마음을 얻는다는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아이들에게 겸손부터 가르쳐 봄이 마땅하지 않은가싶어 운전대 잠시 놓고 이 글 하나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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