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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시민기자>선물, 기분 좋지 않을 때가 가장 필요한 시점!
기대하지 않는 순간일수록 선물의 효과는 크다.
2008-05-30 09:35:00최종 업데이트 : 2008-05-30 09:35:00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며칠 전에 와이프랑 언쟁이 있었더랬습니다. 
지나서보니 다툰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나름의 이유로 녹녹찮은 하루였지만, 이럴수록 서로한테 신경을 좀 쓰자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 순간만큼은 그런게 눈에 어디 들어오나요.
다툼은 늘 누가 옳고 그르냐로 변질되기 마련입니다. 
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니가 좀 더 신경을 써 달라는 거죠. 그러다보면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마음에 쌓여있던 무언가를 긁어버리게 마련입니다. 결국 대화는 의도한대로 흐를 수가 없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평소에는 7시 20분 정도에 일어나지만 (8시 출근인데) 이날은 5시 정도에 일어났죠. 
전날 기분이 불편한 채로 잤더니 잠도 영 불편했던지 몸 여기저기가 구석구석 쑤시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음도 우울하구요. 
그렇지만 이렇게 하루를 시작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다툰 다음에는 최대한 빨리 마음을 풀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이벤트 중에서 선물의 Rule이 떠올랐습니다(뭐 별거는 아니고, 저 송인혁의 Rule입니다 ㅎㅎ )  이때가 이벤트를 준비할 때다.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전혀 기대하지 못한 순간입니다. 
나의 기대치가 낮은 순간일수록 선물을 포함하는 이벤트의 효과가 발휘되는 순간이죠. 
당연한 얘기겠죠? '우리 결혼했어요'의 알렉스가 끈임없이 이벤트를 마련해서 시청자들의 부러움과 원망과 저주를 사곤 했었죠. 
거기서 알렉스의 이벤트가 빛을 발하는 이유는 상대가 계속 내가 이런 이벤트를 받아도 되는가, 그것이 내가 응당 받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효과가 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허나 사람은 참 간사합니다. 뭐 그 얘기는 더 자세히 해 봐야 ;;;

그리고 이벤트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Rule중의 하나는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일 때이죠. 선물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보통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맞추게 되는데, 문제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뿐더러 (오래 같이 지내도 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 그 사람 개인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해 주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이런 선물이 효과가 좋더라 하는 근거모호한 찌라시성 이야기들에 많이 의존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거죠.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이벤트에 주인이 없는 형국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상대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보다는 이럴 때는 자기가 좋아라 하는 방향으로 하는게 좋습니다. 그러니깐 이벤트를 준비할 때는 내가 선물을 받는다 생각하고 준비하는게 오히려 최선인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나를 위한, 그리고 와이프도 기대하지 못한 선물..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것이 바로 포스트잇 이벤트였습니다. 포스트잇 이벤트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저도 몰랐다가 6월 초에 곧 세계여행을 떠나는 지인이 가르쳐 준 거였죠.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동선에다가 갖가지 포스트잇을 붙여 두는 것입니다. 동선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있고 거기에 아기자기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두는 거죠. 
상대가 기대치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움직이는 동선에 이벤트를 마련한 이의 마음이 졸졸 따라 다니며 종알종알 거리는 모습이죠. 지금 함께 하고 있지 않지만, 마음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해 주는 이벤트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아침에 와이프가 일어났을 때부터, 거실로 나올 때까지의 길에 포스트잇을 곳곳에 붙여두고 저의 마음을 담아 두기로 하였습니다. 저의 마음은 동시에 저에게 전하는 메세지기도 했구요.

에헴... 아래에 제가 한 것들을 보시고 여러분도 한번 해 보는건 어떨까요? (혼자서 해도 좋습니다 -.-; 솔로천국 커플지옥이 오랜만에 떠오르네요 ;;;)

애인에게, 와이프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과 아끼는 마음을 전하는 이벤트. 포스트잇 이벤트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이벤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때나(또는 연애 아주 초반이나 -.-;) 상대가 전혀 기대하지 못한 순간에 할때일수록 효과가 좋답니다 ㅎㅎ


와이프를 위한 포스트잇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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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침대 맡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처음 발견합니다. 일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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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 이런 모드겠죠? ㅋㅋ

- 어라, 블라인드에도 뭔가를 붙여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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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서 봅니다 ㅎㅎ

- 아침 볕이 밝았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더라구요. 커튼을 걷어서 이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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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튼을 열고 공기를 환기시킵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대나무목(끄트머리가 부실하군요. 좀더 건강했으면 좋았을텐데 ㅎㅎ ) 옆에도 뭔가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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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로 나갑니다. 거실로 나가기 전의 안방문에도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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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뭐 대강 잘 잤어... ㅎㅎ

- 아이구, 거실에 나갔더니 방금 내려놓은 커피가 있네요. 원두가 스타벅스 페루 커피인데, 향과 맛이 일품입니다. 옆에 오곡쿠키도 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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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이 하트로 도배한 모양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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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을 쥘 때, Love is... 와 하트 모양이 딱 보이는 면으로 두었습니다. 음... 뭔가 이걸로는 한가지 빠진 것 같아서 여기에도 포스트잇을 붙여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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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 기분 풀고 오늘도 기분좋게 하루를 보내요~~~ (저에게도 하는 말이죠. 혁, 너두 얼른 기분 풀고~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보자구~~ 화이3! 아자아자! 얍얍얍! )

- 요까지만 해도 좋았지만, 마무리로 한가지를 더 해 봅니다. 마침 회사에서 감사의 편지 행사를 했는데, 엽서에다가 감사의 사연을 적어서 우체통에 담으면 배달해 주는 이벤트를 했더랬죠. 거기서 써야지 하고 챙겨온 엽서가 남아 있었는데, 거기다가 사랑을 담뿍 담은 메세지를 적었습니다.

앗... 적다보니 저도 모르게 머그컵에 담긴 커피를 다 마셔 버렸습니다. 컵을 씻어서 다시 따라놨습니다 ㅋㅋ

편지를 다 쓰고, 포스트잇을 또 하나 붙여두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포스트잇에는 빨간 펜으로도 내 사랑~ 하고 하트를 그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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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찬우 야구르트 통으로 편지지가 눈에 잘 띄도록 세워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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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멋지죠? (너 뭐하는 짓이냐! 라고 하셔도 뭐 -.-; )
잼 있는 것은 기분이 아주 안 좋았는데 이것을 준비하는 과정에 기분이 다 풀려버렸다는거 ㅋㅋ 아침 일찍 일어나서 커피를 내리고 기분 좋은 커피향과 함께 편지도 쓰고, 와이프가 다니는 곳곳의 동선에 붙일 포스트잇에 메세지를 생각하고 (기껏 저거냐 -.-; ) 그러면서 다시, 아유.. 내가 바보같이 왜 일께 쪼잔하게 굴었나... 하며 반성도 하고~ 송인혁, 얼른 기분 풀고~ 오늘은 즐겁게 지내야지? 하고 스스로 위안도 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한번 준비해 보시면 어떻겠어요?
기대하지 못한 이벤트, 마음의 선물. 포스트잇 이벤트 ^^

Unexpected, 기대, 다툼, 동선, 선물, 이벤트, 포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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