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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치 못한 나와의 조우
'나 자신과 만난다는 것'
2008-11-10 18:29:41최종 업데이트 : 2008-11-10 18:29:41 작성자 : 시민기자   장지현
온전치 못한 나와의 조우_1
온전치 못한 나와의 조우_1

새로운 누군가를 혹은 그 전부터 내가 알고 지내던 누군가를 만날 때, 불현 듯 그 순간이 두려워 질 때가 있다. 
차라리 새로운 누군가라면 '처음'이라는 단어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말겠지만 평소에 몇 년씩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가끔 이러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것은 아마 사람 자체에서 오는 두려움이기보다 당시의 현실이나 상황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쯤은 한번 꾹 참고 견딜만 하다. 내가 진정 두려워하는 순간은 바로 내 자신과의 만남이다. 
혹자들은 일어날 수조차 없는 상황을 무슨 연유로 두려워하는지 묻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만남이라는 것은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도플갱어'와 같은 현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내가 나 자신이 온전치 못함을 인정하게 되는 그러한 순간을 이야기 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현실 속에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러워져버리는 것, 또한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지는 것, 바로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때때로 거울 속에 있는 내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 
외면적인 것 뿐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모든 것들을 보이는 그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 거울 속에 비춰지는 내 자신조차 부정해버리고 마는,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외면해 버리는 그 순간. 아마도 그래서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고, 듣고 싶어 하는 것만 듣는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를 잰 듯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향한 시선은 누구나 관대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슴 속에 채우지 못한 허전함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가는 법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꺼내어 놓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들키지 않게 포장을 하고 살아갈까 하는 생각들 뿐이다. 나도 아마 이러한 이유로 나 자신과의 만남을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한 순간 나를 외면하기 보다는 내가 진짜 내 자신을 대면하게 됐을 때,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나를 감추기 위해 노력했던 그 시간을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노력하는데 썼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앞으로는 자신의 잘려진 귀를 온전하게 채워 그리지 않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처럼 나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그 허전함을 예술적인 노력으로 채우려고 했었던 그처럼 나도 내 자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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