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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의 고리를 끊자
또 하나의 가치 있는 생명을 위하여
2008-11-17 00:17:37최종 업데이트 : 2008-11-17 00:17:37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은희

오늘 아침 언론보도를 통하여 지방에 사는 모씨가 연탄가스로 자살을 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전 탤런트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그의 자살 방법을 모방한 연탄가스 중독자살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모방자살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독일의 문호(文豪)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가 1774년에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이 있다.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의 고리를 끊자_1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의 고리를 끊자_1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베르테르는 자신이 열렬히 사랑하던 여인 '로테'가 다른 사람의 약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하여 실의와 혼란에 빠져 고민하다가 결국은 권총으로 자신의 오른쪽 눈 위를 쏘아 자살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괴테의 소설에 빠져들었던 유럽의 젊은이들은 소설속의 베르테르 자살에서 큰 영향을 받아 자살이 유행처럼 번졌다고 한다. 

이처럼 유명인이나 혹은 자신의 우상이 자살할 경우에 그와 자신을 동일시 여겨 모방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등장한 것이 바로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로서 지난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인 다비드 필립스(david phillips)가 오랜 기간 자살에 대해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 된 뒤에 자살율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인 모방 자살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고 명명하여 발표한 이후부터이다. 

모방 자살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전해 듣는다. 
국내에서는 인기 여자 탤런트 E씨가 자살을 한 날로 부터 23일 동안 하루 평균 자살자 수는 2.13명으로 이전의 0.84명에 비해서 2.5배가량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전에 53일간 45명이 자살한 것에 E씨의 자살 후 23일간 49명이 자살하였다 한다. 이 자살자들 중 E씨와 같은 20대는 15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J씨, A씨, 그리고 최근 C씨까지 여러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각종 언론매체들의 보도행태에 관한 것이다. 유명연예인이 자살을 하고나면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 하나같이 자살한 연예인의 그동안의 인기도, 스캔들, 재산등과 함께 자살의 동기 원인을 집요하게 캐냄은 물론 장례과정을 연일 끊임없이 보도하며 그이후로도 한동안 계속하여 흥미위주로 보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언론매체들의 의식 없는 보도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수 있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생각했을 때 언론사들은 그들의 보도내용과 방식에 대하여 좀 더 신중을 기울여야만 한다. 

만일, 언론매체들이 베르테르효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면, 자살의 원인이 되었던 사건을 밝혀내는 것과 동시에 자살동기에 대한 호기심위주의 보도보다는 자살이라는 행동 자체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자신의 소중한 삶을 포기하는 의지력 약한 행동이라는 것을 상기시켰어야 한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이흥식 회장은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우울증을 앓지만 단순한 우울감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특히 자살보도에 대한 언론의 영향은 매우 큰 만큼 자살사건을 흥미 위주로 다루지 말고 정신건강에 대한 개념과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한국생명의 전화 이기춘 이사장은 얼마 전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살하는 사람의 이유는 2가지라고 말했다. 
하나는 고통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살로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코 자살로써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못 박았다. 문제는 죽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유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은 충격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고 하며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발견하고 죽음이 아닌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돕겠다고 하며 "자살이 아닌 살자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깊어가는 가을, 계절의 특성상 감성의 증폭으로 인하여 가을앓이를 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 모두 지금 나의 주변을 한번 쯤 돌아보면 어떨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들... 
혹시, 그 중에도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또 하나의 가치 있는 생명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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