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르다’와 ‘들리다’는 구별해서 써야
2008-10-22 08:54:17최종 업데이트 : 2008-10-22 08:54:1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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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르다'와 '들리다'는 의미가 다른 단어이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들르다'와 '들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들르다'를 써야 할 자리에 '들리다'를 쓰는 경우가 많다. '들르다'와 '들리다'는 구별해서 써야_1 '들리다'는 '①소리가 귀청을 울려 감각이 일어나다. ②물건이나 물건의 끝이 위로 쳐들리다. ③남에게 듦을 당하다. ④나쁜 귀신이 들러붙다.' 등으로 쓰인다. '들리다'는 활용하면, 어간 '들리-'에 어미 '-어서'가 결합하여 '들려서'가 된다. 이러한 혼동의 원인은 발음 때문이다. 평상시에 사람들은 말을 할 때 모음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 특히 모음 발음은 조금 틀리게 해도 상대가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발음을 대충 하던 버릇이 굳어지고, 마침내는 언어 표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들르다'와 '들리다'는 어휘 자체가 다른 것이지만, 단어 자체의 모음을 잘못 발음해서 틀리는 경우도 있다. '담그다, 치르다, 으스대다'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를 '김치를 담궈드립니다./논술 시험을 치뤘습니다./멋쟁이 높은 빌딩 으스대지만'이라고 많이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모음이 잘못된 표기다. '김치를 담가드립니다./논술 시험을 치렀습니다./멋쟁이 높은 빌딩 으스대지만'이 바른 표기이다. 영어 등 외국어 공부를 할 때는 발음 연습을 많이 한다. 원어민 발음을 흉내 내는 것도 모자라 혀를 수술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말은 발음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한글 창제 이후 순우리말이나 한자음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우리말이 발음과 아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1934년 표준말 사정(査定) 때 긴소리·된소리 등 표준 발음을 사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근대 국어 교육을 하면서 읽기·쓰기 중심의 교육으로 말하기·듣기의 교육이 소홀해지면서 발음 교육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현재 표준어 규정에 '표준 발음법'을 두고 있지만, 받침소리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등 극히 일부만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국어(국민 공통 기본 과목 10학년) 교과서에도 '바른 말 좋은 글'이라는 단원이 있어 '말다듬기, 문장다듬기, 글다듬기'를 하고 있을 뿐이지, 발음에 대한 교육과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도 심도 있는 발음 교육, 특히 과학적인 발음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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