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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추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 사랑
어머니가 남겨 주신 우리음식
2008-04-16 16:42:12최종 업데이트 : 2008-04-16 16:42:12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나는 타고난 체질이 고기나 빵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어려서부터 길들여진 음식 탓인지, 가장 한국적인 음식 취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며, 어머니로부터의 한국 음식솜씨를  물려 받게 됨을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머니, '추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 사랑_2
지금은 아무것도 못하시는 어머니가 너무 애처롭다
어려서 10년을 시골에서 살았기에 나름대로 추억거리는 가지고 있다. 
어릴 적, 뭐니뭐니해도 즐거운 것은 먹을 것을 장만하는 어머니 곁에서, 지켜보고 맛보는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산과 강이  있어 꽃과 나물들이 계절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수 있게 해 준다 
지금은 나물캐는 아줌마들이지만, 내가 어릴때만 해도 그때는 나물캐는 처녀들이 많았다. 

봄이 되어 동네 언니들을 따라 다니면서 쑥, 냉이 등, 나물을 캐오면 어머니는 정성껏 반찬을 만들어 주셨고, 진달래를 따오면 화전도 부쳐 주셨고 또 쑥으로 쑥개떡, 쑥버무리, 쑥국도 끓여 주셨다. 
어린 솔방울을 따오면 술도 담그셨다. 그래서 해마다 봄이면 그 정취가 그리워 나물 요리를 즐긴다. 

"작은 시냇가에서 솥뚜껑을 돌에다 받쳐 흰가루와 푸른 기름으로 두견화를 지져 쌍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고 일년 봄빛을 뱃속에 전하누나." 

김삿갓의 시 한 구절을 생각하면서 봄나물을 조물조물 무치면, 입가에는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손은 즐겁고 아마 신선놀음이 따로 없지 않을까 싶다.

또 어머니는 겨울에는 숭늉을 끓이고, 여름에는 미숫가루를 시원한 얼음물에 타 마시게 하셨고, 가을에는 국화를 말려 국화차를 마시게 하여, 대나무 숲속의 솔솔 부는 바람이 내 가슴 깊이 스며드는 듯한 기분에 빠져 들게 했었다. 

지금은 냉장고가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예전의 어머니처럼 아침을 잘 거르는 내 아들에게 미숫가루를 타 주고 있고, 매일 마시는 생수보다는 보리차처럼 결명자차, 오미자차, 국화차, 메밀꽃차,등을 번갈아 가며 끓여 시원하게 마시고 있다. 

어머니는 과실주도 잘 담그셨다. 
아버지가 술을 좋아하신 탓도 있겠지만 그 시절에는 무엇이든 집에서 손수 만드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지각색으로 담아 놓은 술빛이며, 어머니가 밥상에서 아버지에게 약주로 한 잔씩 따라 주실 때의 그윽한 향기가 나는 너무도 좋았었다. 

몇년 전만 해도 매실주, 다래주, 인삼주 등을 담궈 남편에게 따라주면, 남편은 그 어느 양주보다 더 술맛이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려 보였지만, 지금은 술을 끊어야 하기에 술은 담그지 않고 있다. 가끔 유명한 향수를 선물로 받을 때가 있지만, 그때 그 과실주의 빛과 향에서 받았던 감동을 느끼지는 못한다. 

요즘 아이들은 토속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인스턴트 음식과 서양음식을 선호 하는 때가 많은데,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대대로 이어 받아 예전의 어머니처럼, 지금의 어머니처럼 토속적인 요리를 만들어 먹게 하면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는 저절로 지켜지리라. 
물론 건강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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