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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꺼야’는 ‘내 거야’가 바른 표기
신문의 바른 표기는 형벌 같은 것
2008-09-08 10:02:38최종 업데이트 : 2008-09-08 10:02:3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광현(20)이 후반기 개막과 함께 2연승을 올렸다. 이에 대해 신문은 김광현이 다승왕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표제어로 다뤘다. 
그런데 지역 신문에 '김광현 다승․탈삼진왕 내꺼야' 라는 표제어가 보인다. 

여기서 '내꺼야'는 바른 표기가 아니다.
 '-꺼'는 '-것'의 구어체 형태로 그 사람의 소유물임을 나타낼 때 쓴다. '이 우산은 언니 것이다./내 것은 만지지 마./우린 이제 부부인데 내 것 네 것이 어디 있어.'처럼 쓴다. 
이 표현은 모두 된소리로 발음이 되더라도 표기는 '-거'라고 바르게 해야 한다. 신문에서 '볼은 내꺼야/봉달이 월계관 내꺼야/부천공고-인천정석항공고 결승티켓 내꺼야'라고 쓰고 있는데, 이는 모두 '볼은 내 거야/봉달이 월계관 내 거야/부천공고-인천정석항공고 결승티켓 내 거야'라고 바르게 쓰고, 띄어쓰기도 바르게 해야 한다. 

'내꺼야'는 '내 거야'가 바른 표기_1
'내꺼야'는 바른 표기가 아니다. 이는 된소리로 발음이 되더라도 표기는 '-거'라고 해야 한다.

같은 날 신문에 '날으는 태권소년' 이라는 제목의 사진 설명 기사가 있었다. 
9월 4일 오후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2008 태권도의 날 행사'에서 대학생들이 태권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장면이라고 자세한 설명도 함께 곁들였다. 

하지만 여기서 '날으는 ~'은 맞춤법이 틀렸다. '나는 ~'이 맞다. 자동사 '날다'는 한글 맞춤법 제18항에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는 규정이 있다. '날다'는 '나니/나오/나는' 등과 같이 활용하므로 '날으는 ~'이 아니라 '나는 ~'이 맞다. '날으는 태권소년'은 '나는 태권소년'이 바른 표기이다. 

참고로 주변에는 '나는~' 이라고 써야 할 자리에 '날으는~'이라고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날으는 원더우먼/날으는 슈퍼우먼/날으는 생돈까스'가 그 예이다. 영화 제목도 '날으는 돼지 해적 마테오'라며 '나는 ~'을 써야 할 자리에 '날으는 ~'이라고 쓰고 있다. 대중가요 가사도 예외가 아니다. 
자우림의 '매직카펫라이드'라는 노래를 듣다보면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 위로 날으는 마법 융단을 타고 이렇게 멋진 푸른 세상 속을 날으는 우리 두 사람~'이라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똑같은 활용을 하는 자동사 '놀다'를 예로 들어보자. 즉 놀이터에서 땀이 나도록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고 '놀이터에서 놀으는 아이들'로 쓰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시 '놀다'도 '날다'와 같은 성격의 자동사이므로 '노는 아이들'이라고 해야 한다. 

형용사 '거칠다'도 위와 똑같은 오류를 범하며 쓰이고 있다. 얼마 전에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라는 노래가 텔레비전 광고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따라했다. 여기서도 '거칠은~'은 '거친~'이 바른 표현이다.(거친 땅을 일구어 옥토로 만들었다./거친 욕설을 퍼붓다./우리는 거친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이어 갔다.) 
나훈아 노래 중에 '녹슬은 기찻길'도 '녹슨 기찻길'이 바른 표현이다.(녹슨 쇠못/녹슨 생각) 
가수 윤희상의 '카스바의 여인'이라는 노래에서도 '처음 만나 사랑을 하고 낯설은 내 가슴에 쓰러져 한없이 울던 그 사람~'이라며 애절하게 노래하는데, '낯설은~'은 '낯선~'이 바른 표현이다.(낯선 사람이 아는 체를 한다./댓돌에 벗어 놓은 낯선 고무신을 보았다.) 

인터넷 매체에도 잘못된 표기가 보인다. 
9월 6일 인터넷 매체에 개그맨 유재석이 방송 중 무심코 내놓은 발언이 일부 시청자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유재석과 박명수가 농을 주고받았는데, 방송 중에 박명수가 유재석의 할아버지를 두고 '일본의 앞잡이셨다.'고 농을 던진 게 화근이 됐다. 
유재석은 이에 '명수네 할아버지는 아주 큰 무역업을 하신 분이라며, 나라를 팔아먹은 분'이라고 반박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인터넷 언론에서 기사화하면서 '부적절하다'와 '꽁트 풍자일 뿐'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꽁트'는 외래어 표기법이 잘못 되었다. 외래어는 된소리 표기를 하지 않는다. '콩트(프conte)'가 바른 표기다.    

신문은 글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올바르고 명쾌한 표현, 그리고 정서법이 맞는 표현이 중요하다. 앞에서 거론한 신문은 지역 신문으로 우리말 표기를 자주 잘못하고 있다. 
신문에는 교열부라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이를 소홀히 하고 있는 듯하다. 신문이 우리말을 정확히 구사해야 하는 의무는 스스로 감당해야 할 형벌 같은 것이다. 
경영자들이 우리말 표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부서에 대한 예산 확보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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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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