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과 ‘않다’의 구별
2008-10-27 10:41:07최종 업데이트 : 2008-10-27 10:41:0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
'안'과 '않다'는 모두 부정문에 쓰이는 표현이다. '안' 과 '않다'의 구별_1 '안'을 서술어 앞에 첨가하는 부정문을 짧은 부정문이라고 한다. '안 되는 놈의 일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나는 밥을 안 먹었다./이 방법은 안 좋다.'처럼 사용한다. '안'은 '아니'의 준말이라고 한 것처럼 앞의 문장 용례들은 모두 '아니 되는 놈의 일은 ~/밥을 아니 먹었다./이 방법은 아니 좋다.'고 말하는 것이 된다. 반면 '않다'는 흔히 '-지 않다'처럼 쓰여 긴 부정문을 만든다. 이는 '아니하-'의 준말로 '나는 밥을 먹지 않았다./이 방법은 좋지 않다.'처럼 말한다. 같은 방법으로 이것도 의미를 다시 새겨 보면 '나는 밥을 먹지 아니하였다./이 방법은 좋지 아니하다.'라고 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차이점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 '나는 밥을 않 먹었다.'와 '이 방법은 좋지 안다.'라는 표기법을 써 보자. 그리고 각각의 부정어를 앞에서 제시한 대로 '나는 밥을 아니하 먹었다./이 방법은 좋지 아니다.'라고 줄기 전의 원말로 바꾸어 보자. 즉 이렇게 바꾼 표현은 국어에 없는 표현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참고로, 서술어(동사, 형용사)가 합성어, 파생어이면 대체로 긴 부정문이 자연스럽다. 즉 '아무도 그를 안 얕보았습니다.'는 문장은 '아무도 그를 얕보지 않습니다.'라고 써야 자연스러운 것이다. 부정문은 오직 '안(아니), 못'의 출현 유무(형식의 기준)에 의해서만 판별된다. 따라서 '없다, 모르다' 등 부정적 의미를 가진 어휘가 쓰여도 긍정문이며, 이중 부정문(철수가 안 가지 않는다)도 의미상 긍정문이지만, '안'이 쓰였으므로 부정문이다. 또, 단어 속에서 불(不), 비(非), 무(無) 등의 부정적 접두사가 쓰였다 해도 모두 긍정문이다. '안'이 '아니'의 준말로 쓸 때는 부사로 '안 벌고 안 쓰다/안 춥다.'처럼 뒤의 용언과 띄어 쓴다. 그런데 이와 달리 국어사전에 '안되다'라는 동사를 두고 있다. 1.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경기가 안 좋아서 장사가 잘 안된다./공부가 안돼서 잠깐 쉬고 있다.) 2.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자식이 안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3. 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이번 시험에서 우리 중 안되어도 세 명은 합격할 것 같다.) 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단일어로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단어로 붙여 쓰는 용례까지 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색한 단어이다. 이렇게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경우는 오히려 사전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반면, '안되다'를 형용사로 쓸 때는 조금 다르다. 1.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그것참 안됐군./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고생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안됐다./혼자 보내기가 안돼서 역까지 배웅했다.) 2.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몸살을 앓더니 얼굴이 많이 안됐구나./안색이 안돼 보여서 약을 지어 보냈다.) 이는 동사와 달리 의미가 자연스럽다. 해서 붙여 써도 된다. 이 경우는 부정문이라고 볼 수 없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