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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
눈물, 우정,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다
2008-03-06 16:50:02최종 업데이트 : 2008-03-06 16:50:02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 선수들의 영광과 이면을 생각해봤다.

극장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줄여서 <우생순>)을 두 번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본인 또한 극중 캐릭터들의 나이와 엇비슷하고 같은 여성이어서인지 감회가 남달랐고 다시 한번 나의 지난 시간들을 떠올려볼수 있었다.

[영화]<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_1
[영화]<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고_1

영화속에 나오는 핸드볼이라는 경기종목은 소위 비인기종목이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 중 일부는 그것에 인생을 걸었고 다른 선수들도 나름대로의 애정과 노력으로 운동에 임해왔다고 볼수 있다. 
나도 이 영화를 보고 큰 감명을 얻긴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우리 시대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다들 역경을 겪고 좌절도 한 것이 아니던가 싶다.

영화에서도 나오는 한국핸드볼이 겪은 설움에 동정은 가지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존재 자체를 위협받는 분야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스포츠 말고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한편의 '팩션 영화'(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가 자꾸만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건,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있었을 여성들의 삶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건(제목이 '...순간'이긴 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는 불과 몇 개월이 주가 되기 때문에 김혜경(김정은), 한미숙(문소리), 송정란(김지영) 등 노장선수들의 지난 생활은 추측해 볼 수밖에 없겠다.

김혜경, 그는 동료들과 함께 92년 올림픽때 맹활약했던 선수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져서 일본 쪽으로 활로를 개척했던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이혼의 아픔도 겪었지만 감독대행을 부탁하는 핸드볼협회의 부름에 한걸음에 달려오고, 후배들과의 첫 미팅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며 쓴소리를 먼저 내뱉는 모습이 오랜 경험을 느끼게한다.

혜경의 라이벌이면서 오랜 친구였던 한미숙은 영화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삶인듯 보였다. 
무엇보다 남편도 같은 핸드볼 선수였고 비인기종목에 두 내외가 종사하다보니 가정형편이 가장 좋지 않았고 집에 빚이 있어서 끊임없이 핸드볼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으로 내몰리곤 한다.

어쩌면 이 영화는 감독이 여성이고 주요 배우들이 여성이어서인지, 남성들보단 여자들이 더 잘 느끼고 이해할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몇몇 리뷰들을 들러보니 남성들은 이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고 호응하지 않는 걸 봤는데 그 이유가 스포츠영화치고는 박진감이 부족하다는 거였다. 본 시민기자도 그 부분은 굉장히 공감한다. 또 생각해보면 핸드볼이라는 스포츠 자체가 축구, 농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박한 경기라는 점도 있어서일 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결정적인 결함이 있는 작품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는다. 
송정란 선수와 오수희 선수를 생각해볼까? 그녀들은 각각의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에 힘입어 혜경이나 미숙에 비해 별 고생안하고 고뇌없는 것처럼 자칫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생리불순 때문에 불임에 이른-그것은 악착같이 핸드볼 국가대표를 하다 걸린 병이다- 정란, 
20대 중반의 한참 놀기 좋아할 아가씨로서 자기 생활 버리고 선배들의 길을 걷는 수희는 그 웃는 얼굴 뒤에 치열함이 있지 않았을까? 

국가대표 선수라는 것 뿐만 아니라 <우생순>은 30대 여성들의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혜경은 처음에 감독의 신분으로 살짝 거짓말을 해서(?) 형편이 어려운 미숙을 돕고 국대로 선발한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어 훌륭하다는 건 아니고, 중간에 안승필감독(엄필웅)과 대화에서도 알수 있듯 한때 라이벌이었고 꽤나 질투도 했던 사이였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실제 경기결과가 준우승이긴 했지만 영화가 그들의 우승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아깝게 지고 선수들이 함께 우는 마지막 장면이 역시 더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다..

그래도 많은 남성관객들을 개봉관에서 발견한것은 기분좋은 일이었다.  아마도 개그연기가 작렬하고 계신 김지영씨의 포스가 지루한 영화적 리듬감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는듯.

영화로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핸드볼 여성선수들과 감독 및 코치와의 모습들도 부러웠다. 10여년이라는 시간을 한결같이 함께할 수 있는, 찾아올 장애물과 사회적인 무관심에도 굴하지 않을 나만의 종목은 무엇일까?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시길.

영화비평문,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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