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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의 경험은 극적으로 개인화되고... 그리고 그만큼 외로워집니다
2008-10-20 14:10:34최종 업데이트 : 2008-10-20 14:10:34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오늘은 NOKIA에서 최근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4th Screen이라는 광고를 소개할까 합니다. 시대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Screen, 즉 디스플레이 장치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많은 논란과 이슈가 일어나긴 했습니다만 여러분도 한번쯤 같이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글의 마지막에 영상을 첨부했으니까요 같이 보시죠. 

자...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먼저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어렸을 적 시절로 한번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1st Screen

옛날하면 어떤 느낌인가요. 본인이 태어난 세대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이겠죠. 저의 관점에서 얘기를 진행해 보면, 제 아버지는 1953년, 어머니는 1954년에 태어났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무렵은 1980년대였습니다. 88올림픽이 떠오르네요.

제가 아주 어렸을적에는 삶의 99%가 아날로그였습니다. 아이들은 바깥에서 구슬치기와 말타기, 얼음-땡, 모험놀이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놀았습니다. 

미디어는 지금처럼 우리가 집안에서 조용히 보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가서 볼 수 있는 형태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게 처음 다가간 '영화'라는 미디어는 당시 어른들의 추억에 빠지지 않고 아로새겨졌던 강렬한 공유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_1
http://eroom.korea.com/post/board.aspx?bid=hae_309955&mode=read&view=board&pid=384470&page=1

1960년대 TV가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GoldStar. 당시에 럭키금성 골드스타는 하나의 신화였습니다. 나무로 된 프레임에 들어있는 TV. 손으로 또도독 돌려서 채널을 맞추는 방식이었고, KBS2 TV는 UHF였었나요? 미세 채널 조정을 해야 볼 수 있는 형태였죠. 

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_2
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_2

아시다시피 TV는 당시 정말 귀했습니다. 동네에 한 대, 두대가 있을까 말까 했습니다. TV란 조용히 혼자서 보는 용도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특별한 시간대에 온 가족, 때에 따라서는 온 동네 사람들이 함께 보는 감동의 시간이었죠. 아이들도 하루종일 시간가는줄 모르게 바깥에서 뛰어 놀다가도, 저녁먹을 무렵 30분에서 1시간도 채 안되는 정말 짧은 시간에 TV를 보유하고 있는 부자집 친구네 집에 쪼르륵 줄을 서서 보고는 했었잖아요(저는 그 정도 세대는 아니었고 ㅋㅋ ) 집 주인 아들래미의 '신임' 정도에 따라 더 가까이 볼 수도, 친구들의 제일 뒤에 앉아서 봐야 하기도 했다지요 ㅎㅎ 밥 먹으러 오라고 부르시는 어머니의 부름이 야속했던 적이 수없이 많았을 것 같아요 ㅎㅎ 전화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밖의 모든 것들이 사실 그랬죠. 

이 당시 패러다임은 개인적인 형태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공유하고 모두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이 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사람들이 소식을 공유할 수 있던 방법은 TV, 라디오, 그리고 전화... 밖에 없었죠. 극히 한정된 자원을 통해서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접하는 모든 세상의 정보는 미디어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재정권들은 이런 미디어를 자신의 수중에 넣고 마음대로 조종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세대는... 그리고 제가 장성하여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의 시대. 그러니까 90년대 중후반으로 접어들기까지 시대는 그랬습니다. 경험은 개인적인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2nd Screen
2nd Screen은 세계화가 이슈입니다. 
냉전이 끝나고, 무역장벽이 무너지고, 거의 모든 종류의 무역/상품/서비스들이 본격적인 무한경쟁을 합니다. 이제 세상의 한쪽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른 나라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즉,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는 시기입니다.

주목말 만한 점은 이제 동네에, 주인집에나 하나씩 있던 미디어 장치들이 각 가정에 널리 보급되었다는 점입니다. 내 집에 이제 TV, 라디오, 컴퓨터 한대 없는 집이 없습니다. 언제든지 이웃 신경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TV를, 라디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 게임기 한대쯤 있는 집도 제법 많아졌습니다(PC를 가지고 하든, 전용 게임기를 가지고 하든.. ). TV쇼, 드라마, 영화, 라디오의 모든 내용들이 이제는 사회적/범용적 내용 보다는 훨씬 소규모 가족이나 개인 단위로 맞춰지고 있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_3
http://farm1.static.flickr.com/84/282263934_2752dee27b.jpg?v=0

경험은 훨씬 개인화 되었습니다.
3nd Screen - Real Connection you and me.


현재 오늘의 모습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TV를 보기 위해, 전화를 하기 위해, 대화를 하기 위해 특정 공간에 모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모든 디바이스들이 우리 각자의 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휴대하지 못하는 기기는 극히 예외적인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퇴출당하기 일쑤입니다.

휴대폰이 없는 사람이 전무합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언제나 휴대폰을 들고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휴대폰을 받지 않으면 상대방이 화를 낼 정도입니다. 왜 전화도 안 받고 그래!

인터넷은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SNS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가 있을 정도죠. SNS는 Social Networking Service입니다. 쉽게 말해 싸이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이제 사람들은 친구의 삶을 만나서 아는 것보다 싸이 같은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사이트를 통해서 아는 것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그 친구의 현재 기분 상태까지 싸이를 통해서 파악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자아가 가상의 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어 지는 형태를 띄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 디바이스 - 카메라/캠코더.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고 저렴해 지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디지털 디바이스를 가지고 다닙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똑딱이 카메라 하나쯤은 소유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mp3 기기 하나쯤은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과거에 카메라나 캠코더를 사용할 때는 언제나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친구나 애인, 또는 가족이... 또는 처음 만나는 누군가가 자신을 찍어주거나 반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대는 이제 그 누군가가 없이도 자신의 사진을 찍는다는 점이 크나큰 차이입니다. 즉, '셀카'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춤을 추면서도 자신을 촬영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함께 하는 누군가와의 삶이 아닌, '나 자신'을 삶의 중심에 놓기 살고 있습니다. 
언제 무엇을 하든 삶의 주인공은 이제 자신이 되었습니다. 셀카 놀이를 하며 혼자서도 하루종일 노는게 가능한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경험은... 극적으로 개인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출퇴근 지하철을 타면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서 있습니다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말을 하지 않은 채 책이나 신문을 보고, DMB로 방송을 보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와중에 셀카를 찍는 사람들과 함께요.

세상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_4
http://farm1.static.flickr.com/35/124454661_fac288e9db.jpg?v=0

또 하나의 특징은 가상세계입니다. 며칠을 게임 속 세상에 머물러 있어도 몰입감이 약해지지 않는 가상 게임 공간. 가상 현실 공간. 
그것이 실제로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가상 세계에 나라는 아이덴티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수백명이 함께 있어도 혼자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공간의 탄생. 그것이 3세대 스크린입니다.

4th Screen
 
이제 시작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인터넷은 이제 더이상 가상이 아닙니다. 현실 자체가 인터넷과 완전히 통합되는 모습입니다. 산업의 모든 서비스/제품들은 그 자체가 네트웤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네트워킹이란 개념을 빼 놓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 가상세계를 통해 서로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원할 때 디지털 세상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은 완전히 SNS를 통해 연결됩니다. 삶이 그대로 기록되고 그대로 공유되는 '라이프 로그'의 시대가 열립니다. 즉, 사람을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 아니라 SNS/통화(화상 포함)/메신저 등을 통해 연결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경험은 극적으로 개인적인 것이 됩니다...

개인은 인류사상 가장 자유롭게 외부와 연결되어 있지만...

전 인류가 자기에게 연결되어 있는 세상.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도 지칩니다.

역사상 인류는 가장 끊임없이 외부에 자신의 연출된 모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애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어떻게 비출까가 가장 관심의 중심인 세상.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도...외롭습니다.

Welcome to 4th SCREEN.

여기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공감이 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날 모든 언론매체의 보도들/서비스/상품을 한번 들여다 보세요...
인류사상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 자기 자신을 놓아두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목적과 의미는 오직 나를 통해서만이 실존합니다. 맞는 말이죠.

그러나, 이런 인식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중심에 있지 않음을 절감하게 만들어 버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튀면 안되었습니다. 머리가 길어도 단발령의 대상이었고, 오바하면 얻어맞기 일쑤였습니다. 허나 지금은 튀지 않으면 안됩니다. 남들과 달라야 합니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외로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서로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니까요.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존재야...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씀도 맞죠. 그러나 분명 기술적인 이유로든 뭐든, 과거 어느때에 비해 '자기 자신을 의식'하는 시대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뭐지?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하지? 왜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요 정도밖에 안되는거지... 등등...

때문에 우리는 과거 어느때보다 더욱 사랑에, 그리고 관심에 목말라하게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자기는 자기만 바라보면서... 아이러니죠.

그래서 이 시대의 화두는 외로움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요... 지나친 비약인가요? ^^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기는 어렵습니다. 허나... 이런 생각을 해 봐요.

내 사진 하나 더 찍을 때, 애인, 친구 사진 하나 더 찍어주기 ㅎㅎ
내 얘기 하나 더 할 때, 상대방 얘기 하나 더 들어주기.

개인화 시대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사랑의 함께 함이 아닐런지요 ^^
그만큼 함께 하는 사람으로부터 고마움과 사랑과 존경을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길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환영합니다. 외로운 행성, 지구에 오셨습니다.

4th Screen provided by NOKIA.

In the beginning, there was a screen. Millions of us came together in a public place to understand the present, to see visions of the future, sharing emotions, sharing experiences that shaped our lives. Then there was a second screen that connected us to our world, and even to other worlds. It gave us amazing new games to play, made us think, and got us talking. But although this was a world we can all share, the experience itself was becoming private. Then came a 3rd screen that changed the way we worked and played, and became part of something much bigger, the internet. And the revolution happened. We could play new games in new ways. Find new music in new places. New communities, new kinds of communities emerged. But the experience had become individual, even solitary. The sense of community felt real but it was virtual. And then everything changed, and changed forever. Everything came to us in a device that could fit into our pocket, we were back out into the world, we listened to what we loved when we liked. We played where we wanted where we chose. We shared what inspired us with everyone we cared about. We carried all sense of purpose with us. We discovered new people and places and experiences. And the sense of purpose kept growing. It was the end of something, it was the beginning of everything. WELCOME TO THE FOURTH SCREE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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