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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남발'이 '마이너'한 문제야?
지도자들의 외국어 사용 화법 바람직하지 않아
2008-09-01 10:27:04최종 업데이트 : 2008-09-01 10:27:0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있다. 
노블레스는 '사회 지도자층 인사'를 지칭하는 것이고, 오블리주는 그에 따른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이 말의 기원은 로마의 귀족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전쟁이 나면 앞장서서 나섰고, 많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했다. 그들이 보여준 도덕성과 자발적인 희생정신은 오늘날 사회에도 귀감이 된다. 

이러한 전통은 서구 사회 지도층의 전통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상류층 자녀들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이 전사했다. 
6·25전쟁 때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인사로 꼽힌다. 그의 아들은 6·25전쟁에 참전했다. 마오쩌뚱은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듣고도 오히려 시신도 찾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산업사회를 지나면서 선진국과 같은 수준의 경제적 풍요와 법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그에 따라 사회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리고, 대중 사회에서 권력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신분 상승을 한 지도층은 그에 따라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을 이용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데 앞장섰다. 
특히 과거 억압적인 정치 세력의 비호아래 사회 지도층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다.   

다행히도 지금은 시대의 변화로 민주 사회가 건설되고 사회 지도층의 권위마저도 점차 무력화되었다. 
그와 더불어 사회 지도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 활동을 하거나 사회를 위해서 거액을 기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사회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국민 화합에 기여하고 있다. 

'외국어 남발'이 '마이너'한 문제야?_1
우리말에 필요 없는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것은 깨끗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아직도 안타까운 것이 있다. 특히 사회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외국어를 남용하는 화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음 예를 보자. 

○ 이 같은 문제들은 본질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마이너한(사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내일 말하겠다. 
○ 한 당국자는 "독도 관련 분쟁을 유발하고 우리 측의 의도를 떠보려는 의도적인 '리크'(leak․언론에 흘리기)로 보인다."고 했다.  
○ "정부가 출범 초 아마추어적으로 과거사를 묻지 않겠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너무 나이브(순진)했다"고 했다. 
○ '남북 대화 재개 제의라는 회심의 카드는 언터처블(손댈 수 없다)'이라는 심리가 청와대 전체를 지배했던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국제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외래어 사용이 빈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위의 사례는 외래어 사용이 아니라 외국어를 쓸데없이 남용하는 것이다. 

외래어와 외국어는 약간 차이가 있다. 외래어는 원래 외국어였던 것이 국어의 체계에 동화되어 사회적으로 그 사용이 허용된 단어이다. 이는 고유어로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반면 외국어는 외래어와는 달리 사회적으로 아직 허용이 되지 않은 말로 고유어로 대체가 가능하고, 언중에게 고유어가 더 활발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외래어는 우리나라 말로 대신 할 수 없는 것들을 대신 할 수 있어 국어의 어휘가 풍부해지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말로 표현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외래어를 남용하는 문제를 불러와 국어 전반을 흔드는 원인이 된다.    

더욱 외국어의 사용은 국어 환경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준다. 
간혹 유식함을 뽐내듯 우리말을 버리고 외국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보기에도 안 좋다. 우리말에 필요 없는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것은 깨끗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지금처럼 외국어가 빈번하게 들어와 언중에 쓰이고 있는 현실에서 한 단어를 외래어 또는 외국어로 구분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외래어도 가능한 한 우리말로 순화해서 사용하려는 습관이 필요하다.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인 것처럼 국어를 바르게 물려주는 것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사회의 중심에 있는 지식인이나 지도층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손 하나 몸짓 하나에 관심을 보이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언어 표현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하는 말은 개인의 말이 아니라 공인의 말로 언론 매체에 남게 된다. 그 말의 전파력은 클 수밖에 없다. 
제발 모범을 보이는 어법에 앞장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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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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