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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詩) 그리고 어머니
칠순노모의 아름다운 행보
2008-10-03 22:57:23최종 업데이트 : 2008-10-03 22:57: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칠순노모

1.

주름진 이마사이로
살짜기 피어오른 미소는
어느 해 겨울보다 따사로와 보였다

마흔넘은 자식이 아직도 미더운지
얼른 얼른 진급하고
어서 어서 돈많이 벌고
어여 어여 춤출 날만 학수고대 한단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고
자꾸만 한켠의 손가락에
마음이 간다
몸도 앞선다.


2.

동장군이 치밀어 오는
아침을 뒤로 하고
딸네로 아들네로
몸놀림이 가파르지만

내 살 조금 떼어
이 자식 안아보고
내 살 조금 떼어
저 자식 보듬어 보니

내 살점들은 온데 간데 없고
마음만 허공에서 맴돌기만 하는데

겨울 바람이 옷깃에 떡하니
달라 붙어 칠순노모를
놓아 주질 않고 있네.


몇해 전 써 본 시랍니다. 
시민기자의 시어머니는 새벽바람을 등에 지고 작은 딸네 집으로 간다면서 나가셨는데 그 뒷모습이 가슴에 짠 한것입니다. 

어느 틈에 가을은 깊어가고 여름을 무색해 하고 있습니다. 
조석으로 찬 바람이 몇해 전 처럼 또 다가옵니다. 부모의 거울은 자식이고 자식의 거울은 부모이듯이 요즘 정말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않고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는데 자꾸만 가슴 아픈 일이 생깁니다. 
옛날에는 부모보다 먼저 명을 달리하면 불효라고 하였던가요. 그런면에서 참 많이 마음이 아파 옵니다.

죽어야만 하는 용기가 있다면 살아 남은 자의 슬픔에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명 연예인이었던 고 최진실씨께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 봅니다. 하지만 최진실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하루가 지난 저는 이전에 써 둔 칠순노모라는 시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시민기자는 참 잘난 사람이 아니지만 지금보니 참 잘난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시어머님을 위해 시도 쓰고 앞으로도 할 일이 참 많기 때문에 아니 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는 참 잘난 사람들입니다. 
잘난 사람으로서 칠순노모의 아름다운 행보를 지켜 보는 것도 참 멋진 일 아니겠습니까. 

아침에 우연히 효원고 1년 류성우군이 이야기합니다. 
"우유이름에 따라 내가 그렇게 된 기분이 들어요" 
사람들은 각자 이름이 있습니다. 어느 선친이 그랬던가요. 각자의 이름만큼은 성실히 살자고. 그녀의 죽음이 진심으로 진실했다면 진실되게 받아 들여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여전히 칠순노모이신 제 시어머니는 자식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내가 도움되는 일이 없을까하면서 사시는 분입니다. 
그런 분에게 자살로서 생을 마감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칠순노모, 어머니, , 주름, 동장군, 효원고,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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