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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의 ‘글쓰기’리더십
수원교육청의 '사통팔달 독서논술 대회'에 부쳐
2008-10-20 11:39:35최종 업데이트 : 2008-10-20 11:39:35 작성자 : 시민기자   현은미

서울대 총장의 '글쓰기'리더십_1
수원교육청 자료사진

"영어, 수학이 우선이고 논술은 늘 순서에서 밀립니다. 어쩔 수 없지요. 부모님들 생각이 거의 그런걸요."

일전에 신도시 동탄에서 논술교편을 잡고 계신 한 지인과 나눈 대화이다. 서울대와 연고대를 제외한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논술이 거의 폐지되고, 수시논술만이 남게 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확연해졌다는 것이다.

강조하건대 대학은 정원의 60%에 가까운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에서 내신 대비 논술의 비중을 최고 100%, 혹은 50%이상 강화했다. 인(In) 서울 대학 거의를 비롯해 수도권 소재 대학들 거개가 이와 같은 방침을 매년 밝혀 온 바 있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에 노트북을 펼친 이유는 이렇게 입시에서 밀리는 논술 얘기를 꺼내려 함이 아니다. 수원 인근 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화성시엔 유달리 초등학교가 많다. 이른 오후시간대 아파트촌 사이로 난 가로수길 아래는 고만고만한 수다쟁이 초등생들로 빼곡할 정도다.

어느 도시나 예외없이 아이들이 방과 후 향하는 곳은 학원이다. 영어몰입 교육이 언론을 타면서 영어학원은 필수가 돼버렸다. 아니 선택에서 아예 제외가 돼 버렸다고 해야 정확하다. 이쯤 되고 보니 다양한 책과 벗하며 상상력을 키우고, 생각의 힘을 길러 자기의 주장을 이유나 근거를 들어 펼칠 줄 아는 기초가 쌓이는 초등 논술 교육의 중요성을 거론하기는 만만찮은 현실일밖에….

그런데 최근 경기도수원교육청이 초등학교 대표학생으로 선발한 80여명을 대상으로 '사통팔달 독서논술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이름조차 눈길을 끌었다. 도로나 교통망, 통신망 따위가 이리저리 사방으로 통한다는 '사통팔달'의 의미를 독서논술 앞에 턱하니 갖다놓았으니 말이다.

조성준 수원교육장은 이 대회의 의미를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해 생각의 힘을 키우고 자기의 주장을 이유나 근거를 들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글쓰기 능력 신장에 맞췄다"고 밝혔다. 

수원시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 전체가 참여하는 학교별 대회를 개최하고, 거기서 다시 대표학생 80여명을 선발해 교육청대회로 열린 독서논술 대회. 과연 이들에게 주어진 논제가 무엇일지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문제는 2가지였다. 2개의 제시문을 읽고 제목을 정해 보는 것, 또 초등학생의 교내 청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찬반으로 정해 1000자 내외로 논술하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단연 아이의 독해력을 파악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설득력 있는 글쓰기 실력을 가늠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입시논술 수업을 하다보면 종종 부딪치는 해프닝이 있다. 고등학생인데도 주어진 제시문의 핵심을 파악 못해 '심청전'가운데 토막중 심청이 악덕상인의 꼬임에 빠져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 '사기를 조심합시다'식 이해를 보여줄 때가 그렇다. 이쯤되니 심청의 죽음을 '자살'로 설정하고 논제를 풀어가는 발상을 기대하는건 당연히 '연목구어'일밖에.

그런데 논술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글을 읽고 정확한 독해력을 발휘해 단 한줄로 제목을 뽑는 연습, 또 상황을 창조적으로 해석해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설득력있는 글로 써내는데서 말이다.

오죽하면 서울대 이장무 총장이 지난 16일 '공공리더십센터'를 개원하면서 '글쓰기'중요성을 강조했을까. 이 총장은 "글쓰기는 통합적 사고의 과정이며 이를 위해 사려 깊은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임을 강조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써 낼 수 있는 글. 책을 읽되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문제해결능력의 기초를 다지는 초등독서논술 교육이 대회개최의 참의미였음을 밝힌 수원교육청의 '사통팔달 독서논술 대회'에 다시 한번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글쓰기 리더십 초등 사통팔달 독서논술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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