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함께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랑에 관한 어떤 생각 - 결국 나의 필요에 의해 시작하는 것
2008-09-25 19:38:31최종 업데이트 : 2008-09-25 19:38:31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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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와이프는 결혼하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씩 저에게 "나 사랑해?" 라고 질문을 합니다.
저는 이 순간 자동적으로 '사랑타령 3연속콤보 세트 시작이군...'이라고 생각하죠 ㅎㅎ 서로 사랑하니까 결혼까지 했고, 이렇게 아이까지 낳아서 알콩달콩 사는건데... 도대체 왜 이렇게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려고 드는걸까요? ... 라지만, "사랑하쥐~" 라고 만면에 웃음을 드리우며 대답합니다. ㅎㅎ 그러면 또 자동적으로 다음 질문이 이어지죠. "얼마만큼?" (고마해라잉 --+) 그리고 다음 질문은 예상되죠? "왜?" ... (아놔... ) "사랑하니깐 사랑하쥐... " 또는 "당신이니깐 사랑하지... " 에이 인혁씨, '여자들은 다 그래요~ '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여자니까~^^ ㅎㅎ 가끔씩은 제가 장난으로 와이프처럼 똑같은 질문을 종종 해 봅니다. "여보" "응?" "나 사랑해?" "응" "얼마나?" "많이" "왜?" "그냥..." "그냥이 어딨어, 왜 사랑해?" "시끄러워." "응?" "닥치라니까." "--;;;" ㅋㅋ 여자들도 사실 남자들이 왜 사랑하냐고 계속 물으면 짜증낸답니다. (에혀... 어디 그런 말이라도 쫌 하면 좋겠어요 라는 분들도 계시는군요 ㅋㅋ ) 어제는 이 질문을 다시 했더니, 와이프가 저의 의중을 간파하더니 여보니깐 사랑하지~ 많이 사랑해요~ 라며 어색한 대답을 하더군요>.< 그런데요, 진짜 여러분. 지금 사랑하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람의 무엇때문에 사랑하시나요? 남자들: '예뻐서요' '예뻐서요' '예뻐서요' '예뻐서요' '예뻐서요' '가족들한테 잘해요' '가족들한테 잘해요' '가족들한테 잘해요' '가족들한테 잘해요' 농담이고요 ㅎㅎ '나한테 잘해줘요' '자상하니깐...' '머리는 좀 나쁘지만, 키가 크고 나름 운동성능(?)도 좋아서 2세에 그래도 나쁘지 않은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어서' '유머 감각이 좋아요' '아는게 많아요' '귀여워요' '착해요' 음... 또 어떤게 있을래나... 더 댈려고 해도 안 떠오르네요 ㅎㅎ 말 장난이 좀 되겠습니다만, 그러면 만약 이성이 '자상하기만 하면' 다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되나요? '키 크고 운동성능 좋은 남자'면 다 OK인가요? 여러분한테 잘해 주기만 하면 남자의 종류에 상관없이 만나줄 수 있나요? 착하기만 하면 누구라도 좋은 건가요? 이런 식으로 파고 들어가 보면... ㅎㅎ 답은 없죠. 그냥 좋아졌기 때문인거죠.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든 겁니다. 내가 매달려서 사귄거든, 사겨준것이든 말입니다. 가끔씩 혼란스러운 적도 있었을 거에요. 도저히 내가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인데도 좋아서 마음 고생을 한 경험... 한번쯤 있으신 분들 많으실 거에요. 어쨌거나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단점의 정도에 상관없이 왠만한 기간 동안은 그 사람을 계속 좋아하게 됩니다. 혹자는 일정 시간동안 지속되는 사랑의 호르몬 얘기를 하죠. 다시 돌아가서, 여러분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어떤 면이 좋으세요? 무엇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었을까요? 어떤 인연이...? 어쩌면 여러분을 혼란스럽게 해 드릴 수도 있는 잼있는 실험을 하나 소개해 드릴께요. 스웨덴 룬트대학의 라르스 할(Lars Hall) 이라는 박사는 <사이언스> 2005년 10월 호에 Change Blindnes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답니다. 이 실험의 내용이 무엇이냐 하면, 피험자 120명에게 두 명의 사진을 보여주고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지 선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마음이 끌리는 사람을... 두 개의 사진을 들어서 보여주고, 한쪽을 지목하도록 했습니다. http://www.lucs.lu.se/Projects/ChoiceBlindness/ 이 때, 선택하고 나면 왜 좋아하는지 설명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데요, 실험 참가자가 나름의 이유를 대답하고 있는 동안, 선택한 사진은 트릭에 의해서 교묘히 살짝 바꿔치기가 됩니다. 즉, 말하는 동안 자기가 선택하는 사람이 바뀌게 되는거죠.
Figure 1. http://www.lucs.lu.se/Projects/ChoiceBlindness/
이 사람은 두 여자 중에 왼쪽에 있는 여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얘기하는 동안 뒤집었다가 바꿔치기 해서 B를 전해줍니다. 실제 실험에서는 자연스럽게 선택한 여자 사진을 가져다 주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실험참가자 130명. 이 중에 몇명이 사진의 뒤바뀜을 알았을까요? 실험 결과 약 10% 였습니다. 열 명을 제외하고 100명이 넘는 피실험자들은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http://www.lucs.lu.se/Projects/ChoiceBlindness/
보여주는 두 사람의 사진이 서로 비슷해서 이런 착각을 할까요? 실험 결과의 치우침을 막기 위해 당연히 실험은 두 사진의 유사성을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까지 다양하게 변화를 줘서 테스트했습니다. Figure 1.의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두 사진이 얼핏 유사해 보입니다. 그런데 아래 유사성 수치를 계산한 사진들을 보면 의외라는 점을 발견하실 겁니다.
http://www.lucs.lu.se/Projects/ChoiceBlindness/
유사성이 낮을 수록 낮은 점수를,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실험에 사용했던 사진은 실제로는 유사성이 2.9밖에 안되는 거의 최저점의 두 여성이었습니다. 가운데 우측의 사진을 보시죠. 2.9 유사성의 저 두 여자는 턱 모양에서부터 헤어 스타일, 귀걸이까지 똑같은게 하나도 없습니다. 코 모양, 입술 모양도 완전 다르고... Change Blindness, 변화, 변화맹, 사랑, 사랑의 이유, 자기사랑, 자기필요, 합리화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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