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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있을 곳이 어디니? 마음의 정리정돈도 필요
물건을 치울 때도, 마음을 청소할 때에도 물어보세요. 네 있을 곳이 어디니?
2008-05-27 10:36:43최종 업데이트 : 2008-05-27 10:36:43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집안에 어지럽혀져 있는 물건들, 치워도 치워도 이내 곧 금방 어지럽혀집니다. 
특히 저는 평소에 청소를 잘 하지도 않거니와 정리 정돈의 습관이 베어 있지 않아서  일단 지저분해 보이는건 눈에 안 보이는 형태로만 치워놓다 보니 갈수록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집안이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최악인 것은 버려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물건들은 일단 놔 둬보자. 식이라는 점이죠. 
언젠간 쓸모있지 않을까?
나중에 필요할 때 써야지... 라는 일말의 유용성에 대한 미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제품 박스 같은 것들은 이상하게 잘 못 버립니다. 나중에 팔아 먹을 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따금씩 하는데요... 

덕분에 베란다 문을 열어보면 가관입니다. 베란다로 나갈 공간이 없습니다. 베란다쪽이 유리가 아닌 벽으로 되어 있어서 문을 닫으면 안 보이기 때문에, 자꾸자꾸 바깥에 쌓아두다보니 결국 문이 안 열릴 지경으로까지...

나는 왜 이렇게 정리 정돈을 못할까... 하다가 마침 회사에서 제공하는 도서요약서비스 중에 "부자가 되려면 책상을 치워라" 라는 책이 눈에 띄더군요. 
저 작자가 사실 청소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그 전에도 성공을 부르는 청소의 법칙이란 책을 썼었거든요(깨진 창문 이론을 검색하다가 걸려나와서 함 슬쩍 본 적이 있죠). 그래, 이 사람 책을 함 읽어보자... 싶었죠.

딴건 기억이 안나는데요,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웠고 비교적 해 볼만한 괜찮은 아이템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용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건들의 있을 자리에 있게 하라
호치키스가 부엌에 있다면 이상한 일이다. 호치키스는 책상 위 연필꽂이에 있는 것이 적당하다. 주로 책상 위에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건에 대한 코칭'을 하는 방법 : 물건을 향해 "너의 자리는 어디지?"하고 물어보는 것이다.

"호치키스군, 넌 지금 책장에 있지만 원래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야?"
그러면 호치키스는 "내 일은 여러 장의 종이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묶는 거에요. 그러니까 책상 쪽에 놓아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웃기죠. 물건한테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죠. 그런데, 이것이 꽤나 효과가 있습니다. 쪼금 분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방법은 제법 설득력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물건을 제대로 못 치우는 이유는 물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게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나 자체가 정리가 안되는데 물건의 위치를 어떻게 정해 주겠습니까. 

그런데, 막상 물건에게 물어보는 위치에 서 보면, 제법 그럴듯한 생각들이 나옵니다. 매일 제 사무실 책상위에 어지럽게 놓여져 있던 포스트잇을 예로 들면... 평소엔 그냥 눈에 띄는 위치에 아무렇게나 놔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이 늘 제가 한번 쓰고 나서 내키는대로 아무데가 놔 두다보니 항상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랍을 열어보고, 책들을 뒤적뒤적 거려보고... 그러다보면 제 손에 놓여져 있는 포스트잇의 발견! 어랏! 니가 왜 여기에! 

살짜쿵 한번 물어보죠. 포스트잇아~ 네가 있어야 할 위치가 어디냐? 너 어디에 있고 싶어? 하며 쪼금 생각해보면...  책상 위도 괜찮겠다 생각도 들지만, 서랍장 안에 있거나 명함 보관함 같은 포스트잇을 보관할 상자 같은것에 모아서 두는게 좋겠다.. 생각이 든답니다. 지금은 서랍장 젤 윗칸에 모셔져 있습니다. 포스트잇 생각날때마다 서랍장에서 꺼내니 훨씬 자연스럽고 편하더라구요. (물론 사람에 따라 책상위에 두고 쓰는게 편한 분도 계실 겁니다).

이래나 저래나 저의 생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지만, 물건을 정리하는데에는 아주 그만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어서 그렇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난주에 시련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사귀던 사람과 이별했음에도 마음의 청산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또 그 사람과 함께 사귀며 만들어 냈던 유산(?)들도 정리하지 못해서 악순환 속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본인이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부터 내가 배제되는 고통이란 마치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의 고통 아니겠습니까. 

제가 어떤 이의 고통과 사연에 감히 관여하거나 간섭할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이것과 관련해서 들었던 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한번쯤 마음의 고통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시간을 가졌으면 싶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만들어낸 유무형의 잔재들이 존재한다면, 그것들에 대해서도 같이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니? 

주인이 없다면, 과감히 대청소 하는 기분으로 내 버립시다. 옷장에서 1년 이내에 입어본 적이 없는 옷은 이후 1년 이내에도 입어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합니다. 혹시나 하고, 아까워서 하며 버리지 못할수록 삶에서 가지고 가야 할 무게만 무거워지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대상이 주인을 잃어버린 것이라면, 좋든 싫든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라면, 원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제 있을 곳으로 사라져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누군가와의 다툼으로 마음의 나락에 빠져있을 때에도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들을 돌아보면, 그것은 상대의 행동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입은 DAMAGE를 털어 버리고 청소해 버리기 때문에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집안을 청소하듯,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똑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랍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청산해야 할 것들은 날을 잡아 훌훌 털어버리고 정리하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http://www.casa.co.kr/dbimg/DS/ID/01/DSID01100050_BS_9.jpg
      사진출처: http://www.casa.co.kr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부자가 되려면 책상을 치워라! - 단순하지만 강력한 부와 성공의 비밀  마스다 미츠히로 지음, 정락정 옮김
청소회사 아르바이트로 취업한 뒤 단 6개월 만에 최고경영자가 된 마스다 미츠히로.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책상과 사무실 정리를 꼽는다. 없어진 서류와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없애고, 업무의 핵심, 인생의 우선순위를 찾아주는 정리정돈 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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