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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시민기자]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
-가수 김장훈의 <독도 홍보전사 ‘300’>를 보고
2008-07-22 12:08:42최종 업데이트 : 2008-07-22 12:08: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재철

며칠 전 가수 김장훈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동북아의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역사와 영토를 지키기 위한 300명의 홍보 전사를 모집한다는 기사가 올랐다.  

나는 문득 몇 년 전 방문했던 300명의 스파르타인이 페르시아 대군과 접전을 벌인 <테르모필레>를 떠올린다. 고대 그리스군과 페르시아군의 격전지 <테르모필레>. 그리스 중부 칼리드로몬 산괴(山塊)와 말리아코스 만(灣) 사이의 동해안에 있는 길이 7.2㎞의 좁은 고개로, 고대에는 이 길의 절벽이 바다 가까이 있었고 폭 15m의 좁은 통로였다. 

[출동! 시민기자]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_1
테르모필레, 노천유황온천이 유명하다
테르모필레는 그리스 중앙에 위치하며 동부해안을 따라 북으로부터 남으로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다. 서쪽은 산과 코린트만으로 막혀, 이런 지리적 이유로 오래전부터 수많은 침략과 전쟁의 무대가 되었다. 여기 도로 옆에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Leonidas) 동상이 있다. 

기원전 481년,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Xerxes)는 30만의 대군으로 육로와 바다로 동시에 그리스로 진격한다. 그리스는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테르모필레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작전을 세운다. 테르모필레는 마케도니아 해안에 위치한 좁은 골짜기로 대규모 군사의 진격을 막을 수 있는 천혜의 장소였다. 

아테네의 전략가 테미스토클레스(Themistocles)는 이곳에서 페르시아군의 진격을 지연시키는 동안 해상전투를 통하여 페르시아 해군을 무찌를 전략을 세웠다. 즉, 테르모필레에서는 육상전투를, 아르테미시온 곶에서는 해전을 통해 페르시아 군을 물리치려했다.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를 총지휘관으로, 그리스 연합군 7천명은 테르모필레에 집결한다. 크세르크세스는 정찰대로부터 스파르타 장병들이 체조와 머리 손질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폭소를 터트렸다고 한다. 이때 참모 중의 한 사람이 크세르크세스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렸다. <스파르타인들은 죽음을 각오했을 때 정성껏 머리 손질을 한다>. 

극도의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르도토스(Herodotus 기원전 484~425년)는 이때의 상황을 묘사했다. 밀물 듯이 밀려오는 페르시아 군의 쏘아대는 화살이 해를 가릴 정도라는 부하들의 보고를 받은 장군 디에네세스(dieneces=Dienekes)는 <그것 참 잘 됐다. 우리는 그 그늘 속에서 싸우자>. 

페르시아 군은 테르모필레의 좁은 골짜기에서 번번이 그리스 연합군에게 저지를 당한다. 그러던 중 한 그리스인이 페르시아 군에게 다른 통로가 있다고 밀고한다. 이에 페르시아 군은 우회도로를 이용, 공격을 가한다.  

당시 그리스 연합군은 레오니다스의 병력 천명만이 남아있었다.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타인 300명만 남기고 모두 철수시킨다. 결국 레오니다스와 그의 군사들은 전원 전사한다. 테르모필레 전투에서의 승리 이후 페르시아 군은 아르테미시온까지 뚫고 아테네로 진격하였으나 결국 살라미스 해전(Battle of Salamis, 기원전 480년)에서 그리스 군에게 패하고 만다.
[출동! 시민기자]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_2
레오니다스 동상


이곳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 기념비. 그의 동상 발밑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단지 고대 그리스어 <Μολών λαβέ> 한 마디만 새겨져 있다.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는 레오니다스에게 밀사를 보내 항복하기를 물었다. 

이에 레오니다스는 오직 한 마디 <Μολὼν Λαβέ = moˈlon laˈve, Come and get them>(와서 가져가라>)라는 답신을 보낸다. 현대적 의미로 '내 시체를 밟고 가라'(over my dead body) 라는 의미이다. 
[출동! 시민기자]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_3
와서 가져가게


나는 문득 강원도 철원에 있는 백마고지 전투 기념관에서 읽어 본, 당시 32살의 젊은 사단장 김종오 장군이 1952년 10월 한국동란 격전지 백마고지 전투를 앞두고 9사단 장병들에 행한 연설문 <수양제의 100만 대군을 살수에 장사지낸 을지문덕 장군이 구천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다. 누가 중공의 호적을 두려워하랴. 사단의 모든 전우들이여, 나를 비롯하여 우리 모두의 뼈를 여기에 묻자. 그리하여 9사단의 빛나는 명예를 지키자>가 라는 문구가 머릿속에 겹쳐진다. 
[출동! 시민기자]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_4
김종오 사단장


후일 그리스의 시인 시모니데스(Simonides 기원전 556?~468?년)가 쓴 묘비명, <가서 스파르타 사람들에게 말하시오. 지나가는 나그네여, 그들의 법을 받들어 우리는 여기 누웠노라고>"Go tell the Spartans, thou who passest by, That here, obedient to their laws, we lie" 는 유명한 문구가 지금도 이곳에 전한다. 

그리스인들은 물질적 빈곤을 정신적 풍요의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페르시아 군대가 패하고 그리스를 떠났을 때 스파르타 왕 파우사니아스는 페르시아 왕이 먹던 음식을 만들게 하고 그옆에 스파르타식 식사를 만들었다. 그는 보잘 것 없는 스파르타식 식사에 비해 너무도 사치스러운 페르시아의 금은 테이블, 화려한 집기, 산해진미에 놀라면서도 이렇게 비웃었다고 한다. <여러분, 그들은 이렇게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의 가난을 빼앗으러 그리스에 왔소>.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리스인의 이런 긍지는 지혜와 용기라는 정신적 자산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김장훈 소속사 측은 "비록 300명이지만 페르시아 대군에 맞서 용맹하게 싸웠던 스파르타 용사들처럼 싸운다면 중국과 일본에 맞서 당당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용기 있는 자가 극찬을 받는 나라가 가장 훌륭한 최고의 국민을 가진 나라이다>. 고대 그리스인의 국가관이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국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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