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유혹할 때, ‘꼬시다’가 아니라, ‘꼬이다’라고 해야
2008-06-13 07:17:36최종 업데이트 : 2008-06-13 07:17:3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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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현이를 꼬시다' '삐지다'와 '삐치다'도 헷갈리고 있다. '삐지다'는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내다.(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라는 뜻의 동사이다. 반면 '삐치다'는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그렇게 조그만 일에 삐치다니 큰일을 못할 사람일세./잘 놀다가도 석형 얘기만 나오면 저렇게 삐치고 다투니 언제 철이 들는지…….≪이영치, 흐린 날 황야에서≫)'라는 뜻이다. 남을 유혹할 때, '꼬시다'가 아니라, '꼬이다'라고 해야_1 '삐치다'를 써야 할 자리에 '삐지다'라고 쓰는 경우는 제법 많다. 일상 화법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등에서도 빈번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도 토라진 상황을 표현할 때 '삐짐'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텔레비전의 자막 처리다. 최근 텔레비전에서는 출연자가 '삐지다'라고 말해도 자막은 '삐치다'라고 바르게 하고 있다. '예쁘다'라고 해야 할 상황에서 '이쁘다'를 사용하는 것도 바른 어법이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쁘다'를 열면, '예쁘다'의 잘못이라고 나온다. 우리말 '예쁘다'는 쓰임이 다양하다. '모양이 작거나 섬세하여 눈으로 보기에 좋다.(예쁜 꽃/얼굴이 예쁘다./그녀는 인형처럼 예뻤다.),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하는 짓이 예쁘다./걸음걸이가 참 예쁘구나./깔끔하게 밥 먹는 모습이 참 예뻐 보인다.≪박경리, 토지≫,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말을 잘 들어서 참 예쁘구나./이리 가져오면 예쁘지.)' 등. 속담에도 '예쁘지 않은 며느리가 삿갓 쓰고 으스름달밤에 나선다.(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격에 맞지 아니한 어설픈 짓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예쁜 자식 매로 키운다.(사랑하는 자식일수록 매를 대어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처럼 쓰인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예쁘다'라고 많이 하지만, 때에 따라서 '예쁘장하다'라고 해야 더 정감이 가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예쁘장하다'(제법 예쁘다. 예쁘장한 아기/예쁘장한 얼굴/예쁘장하게 생기다./활짝 피지는 못하였으나 조촐하고 예쁘장한 색시였다.≪염상섭, 삼대≫)라는 형용사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상 언어생활에서 '이쁘다와 이쁘장하다'를 많이 사용한다. 잘못된 언어 습관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 표현을 문서로 할 때는 반드시 표준어 '예쁘다와 예쁘장하다'를 써야 한다. 여기서 '서울'은 단순한 지역적 조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이곳은 문화, 경제, 정치, 교통의 중심지이고 그만큼 영향력이 크고 보급이 쉬운 이점이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쓰이는 말이 전국 방언의 대표가 될 만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물론 한글을 더 풍부한 언어로 만드는 것은 지금의 표준어가 아니라 표준 이외의 방언이다. 그것들로 인해서 갈고 닦여진 어휘가 바로 지금의 표준어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언어로 인하여 표준어는 더 발전할 것임은 틀림이 없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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