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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고 싶은 우리를 이해합시다
우리가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전화와 문자, 메신저를 하는 이유
2008-04-10 09:56:20최종 업데이트 : 2008-04-10 09:56:20 작성자 : 시민기자   송인혁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서부터 끝낼때까지 여러분은 하루에 몇번의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세요? 여쭤보고 나니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그닥 없겠네요. 질문을 바꿔서 해 볼께요. 하루 전체를 볼 필요없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예를 들면 밥 먹으러 갔다가 자리로 돌아오거나 산책하거나 집으로 퇴근할 때, 만약 그 순간에 혼자 있을 때, 휴대폰을 꺼내지 않은 적이 몇번이나 있나요? (아, 물론 시간을 확인하는 용 빼고 --;) 

주로 휴대폰을 꺼낼 일 없이 묵묵히 집으로 향하는 분이라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예외적 인간에 드는 사람입니다 ㅋㅋ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평균 4만 단어 정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미국 기준, 우리나라에는 이런 통계가 있는지 못 찾겠네요). 4만 단어를 말하기 위해서는 약 5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오호 놀랍죠? (난 하루종일 아무말도 안하고 모니터만 보고 일해~ 네, 축하합니다 --; ) 여기에 평균수명을 생각해보죠. 그러면 우리는 평생 약 십억 개가 넘는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거죠. 요샌 하도 억억 해서 10억개 정도의 단어면 별로 많지 않은 건가요 ㅎㅎ 

하루에 다섯시간씩이나, 우리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며 사는 걸까요? 조사 기관에 따르면 일상의 사소한 블러블러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시사 문제라던가 업무적인 이야기도 제법 많을 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난 하루종일 주로 업무 이야기만 하면서 살아... 네!!! 축하합니다!!! 박수 쳐 드릴께요!)

우리의 대화를 차지하는 것은 주로 사소한 잡담이라는겁니다. 옆에서 닭짓하는 상사 흉이나, 오늘 아침 버스 안에서 누군가 오바이트해서 긴박감 넘치고 죽을것 같았던  순간의 이야기들(냄새가 미치겠는데 말야, 국물이 통로를 따라 쭈루루룩 흘러 내려가는거 있지!!! 야 상상이 가냐? 으으... ), 왔다리 갔다리 하는 날씨 이야기, 주위 지인들 이야기(역시 뒷다마가 주류) 등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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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 말도 안한다니깐! (네!~~~ 인제 그만하시죠!!)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내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도 않아 보이는 이야기들이잖아요. 봄비가 내리는 이야기를 해서 뭐합니까. 상사 뒷다마 까는 얘기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여자친구가 땐땐하게 굴어서 짜증나 죽겠다는 얘기를 한다 한들 천사로 돌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나 하는 걸까요(앤줼~ 오호호).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 대화의 내용보다는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들.
- YOU대화보다는 I 대화 형태라는 것 - "나야 나! 너 오늘 무슨 일 있었니! 오전에 출근할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봐줘! 궁금해! 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네~!!! 고만해라잉!!!!"

"자기가 어디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가 주된 내용!
  (지금 강남이야. 뭐 먹을까... 맛난거 먹으러 가는 길이야, 지나가는 아가씨가 코를 파네, 몇시쯤 집에 갈라구... )

이렇듯 우리는 끊임없이 지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겁니다. 어제 심하게 다투어서 대화해봐야 싸움만 될 것 뻔히 아는 상황임에도(그래서 불만 이빠이임에도) 무의식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또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싸웁니다(속답답해하고 그만 얘기하자고 했으면서 조금있다가 또 전화를 하는 시튜에이션) ㅎㅎ

이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어찌보면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 우리들...

사람들은 이렇게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뭘 할지"를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싸우고 미워해도 몇시간만 대화를 끊어 버리면 이보다 훨씬 강력한 우울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전 생에게 걸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시각각 연결되어 있음을 매 순간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을 잊을 수 있는 형태의 활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과 우울함에 빠진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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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서 미국 독신자들이 혼자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친구' 라고 대답했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시트콤 프렌즈를 시청하는 것을 사교생활의 일부로 여긴다고 합니다. 지금은 얼마전까지는 섹스 앤 더 시티였고, 지금은 뭘까요. 이런 드라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친밀한 친구들과의 끊임없는 친밀감을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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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휴대폰의 발달로 누군가와의 친밀한 대화가 24시간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 어느때보다 자기가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과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시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바로 오히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서로가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알고 싶어하고 교류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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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극히 불완전하며 감성적입니다. 러브 바이러스 기억하시죠? 속임수임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누군가 자신을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이성적 사고를 접어 버립니다. 그 피해로 인해 고통스러워할 것임을 미리 알아도 말입니다.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 나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 그것이 우리 마음의 기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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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친구와의, 애인과의, 배우자와의 대화에 '논리'를 들이대지 마세요. 상대의 이야기가 한심스러운 것일지라도 true/false를 얘기하지 마세요. 지금 그 사람은 당신의 충고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충고가 필요할 경우에는 도움을 요청한답니다. 그러니 친절하게도 나서서 충고하지 마세요. 그저 그 사람은 여려분과의 대화를 하고 싶은 겁니다. 틀리면 어떻고 맞는다고 뭐가 달라집니까. 매 순간 나에게 딴지를 걸고 시비를 걸어도 그런 마음의 이면에는 그만큼 내가 힘들고 외롭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깔려있는 것 아니겠어요?

만약 서로의 관계가 소원해져 전화 해 봐야 할 얘기가 없어 적막하거나, 까칠한 대답이 돌아와도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없이 본인의 일상의 얘기를 하세요. 버스 안에서의 국물 얘기를 하는 겁니다. 상대방이 딴지를 걸고 그런 여러분의 행동을 나무랄지도 모릅니다. 그럼 내버려 두시고 딴 친구와 대화를 하세요. 그 사람은 결국 스스로의 자가당착에 빠져 어짜피 여러분에게 전화를 할 겁니다.

나는 왜 쓰잘데기 없는 얘기들만 친구들과 하는 걸까 고민할 필요도 없죠? 그게 우리 인간인데요 ㅎㅎ

"나도 그럴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T_T"
"고마해라잉!!!"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

  러브마크: 브랜드의 미래  케빈 로버츠 지음, 양준희 옮김, 이상민 감수
세계적인 광고 기업 사치&사치 CEO 케빈 로버츠가 전하는 브랜드의 미래. "이제 브랜드의 시대는 끝났고 러브마크(lovemarks)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브랜드를 러브마크 차원까지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와 평범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러브마크가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글은 http://song.mybada.com/Remarkable/entry/being-connected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랑, 연결, 전화, 존재,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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