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이제 정화가 필요하다
텔레비전은 대중의 혈관, 건전한 방송이 필요
2007-11-13 11:49:47최종 업데이트 : 2007-11-13 11:49:4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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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텔레비전에서 오락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었다. 평일 밤은 밤대로 주말은 주말대로 오락 프로그램 일색이다. 나누는 이야기도 별다른 것이 없다. 남녀 관계, 첫 키스, 주량 자랑 등이 전부다.
형식도 내용도 모두가 비슷하다. 과거에는 전문 진행자 남녀가 프로그램을 이끌었는데, 지금은 특별한 진행자를 두지 않는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떠든다. 출연진도 여기 나왔던 사람이 또 다른 방송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한때 코미디가 저질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모든 프로가 저질이다. 잡담으로 일관하고 말장난에 선정적이고 사적인 대화, 반말에 비속어까지 난무한다. 어설픈 게임을 하다가, 여성 출연자에게는 섹시 댄스를 강요한다. 얼마 전만 해도 개인기가 뛰어난 사람이 방송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것도 시들해졌다. 입담이 걸쭉한 사람만이 남는다. 거침없는 화법만 있다면 이 방송 저 방송 가리지 않는다. 개그맨이든 가수든 탤런트이든 말만 잘하면 여기저기서 고정 패널로 등장한다. 케이블 채널은 한 술 더 뜬다. 케이블 채널은 안방에 들어오기는 마찬가진데 지상파 방송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정성이 지나치다. 드라마도 어설프고 나오는 여자 연예인들의 복장이 아슬아슬하다. 물론 최근 오락프로그램이 근엄한 틀을 깨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안방을 편안하게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역 효과가 나듯,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정화가 필요하다. 우선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꿔야 한다. 현재 방송은 지나치게 시청률에 매달리고 있다. 이 시점에 우리가 바랄 것은 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송 매체 종사자들이다. 그들은 이 사회의 중심에서 존재해야 한다. 그들은 대중을 인식하고, 대중을 사회와 어떻게 교류시킬 것인가를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비슷한 이야기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중 예술을 정착시켜야 한다. 출연자들이 말장난이나 하는 방송은 전파 낭비다. 오락 프로도 나름대로 공적인 영역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폄하하고 뛰고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이 오락은 아니다. 한낱 어린아이들의 치기 같은 행동을 오락 프로그램의 소재로 매주 등장시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일 년 내내 새로운 방송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허무한 웃음보다는 따듯하고 감동이 있는 오락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시대 문명의 상징인 텔레비전이 주는 영상 언어를 통해서 대중의 눈시울을 적셔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방까지 침입하는 선정적인 장면을 막아야 한다. 혹자는 프로그램의 최종 선택은 대중이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 막 가는 방송에 대중의 지혜를 믿고 안 보면 되는 것이라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 이미 대중은 말장난 오락에 중독되어 있다. 오늘날 매체 시대에 텔레비전은 대중의 혈관과 같다. 텔레비전은 청소년들에게 사회 통로의 출입문이 되기도 한다. 방송이 사회화 기능을 갖는다는 소박한 사고를 자각할 때가 왔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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