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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전 안내판 새로 제작
깔끔하지만 설명 내용 아쉬워
2020-04-13 10:04:09최종 업데이트 : 2020-04-13 10:04:0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화령전 전경, 대문 오른쪽에 안내판 두개가 새로 세워졌다.

화령전 전경, 대문 오른쪽에 안내판 두개가 새로 세워졌다.


8일자 e수원뉴스에서 '화성행궁, 화령전 안내판 모두 새단장'이라는 기사를 봤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화성행궁과 화령전의 안내판 153개를 교체하거나 신설했다. 이번에 교체한 곳은 문화재 안내판 24개, 출입구, 관람·행사정보 안내판 15개, 금지·주의 안내판 94개이며 방향 안내판 20개는 신설했다"며 문화재 안내판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국무회의에서 문화재 안내판에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사용하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고 한다.

예전의 안내판은 문화재 설명에 대한 오류가 많고 일관성도 없어 문화재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특히 화령전 안내판에는 오탈자가 많아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 새로 만든 안내판은 전문가가 직접 문안을 작성하고 작성된 문안을 시민과 함께 단어와 난이도를 검토하고 수정해 시민도 이해하기 쉬운 문안으로 만들어 문화재의 가치를 정확하게 설명하려고 했다.

화령전 안내판, 한쪽은 설명문이고 한쪽은 시설물 위치 그림.

화령전 안내판, 한쪽은 설명문이고 한쪽은 시설물 위치 그림.

 
문화재 설명문 문안 검토 작업은 지난해 사단법인 화성연구회에서 심도 있게 했고 기자도 함께 했었다. 화성연구회의 역사학자, 건축학자, 시인 등 수원화성 전문가들이 함께 오랜 시간 문안을 읽고 검토하고 토론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했었다. 수원화성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단체이다 보니 열정이 넘쳐났다.

기사를 보고 안내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가봤다. 화령전 오른쪽에 안내판 두 개가 세워졌다. 한쪽은 한글과 영문 설명, 한쪽은 그림을 통해 시설물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했다. '수원 화령전, 사적 115호'를 보는 순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령전 설명문에도, 그림 속에서도 운한각과 이안청·복도각이 보물이라는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다. 화령전 입구는 항상 닫혀 있기 때문에 화령전 앞의 문화재 설명문만 읽으면 화령전에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

수원 화령전 설명문

수원 화령전 설명문
 

수원 화령전 예전 설명문

수원 화령전 예전 설명문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화령전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마찬가지이다. 시설물 소개 페이지에 들어가야 만이 정전인 운한각과 이안청·복도각이 보물 제2035호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수원화성을 소개하는 페이지에는 "수원화성은 사적 제3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소장 문화재로 팔달문(보물 제402호), 화서문(보물 제403호), 서북공심돈(보물 제1710호),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등이 있다. 수원화성은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에는 4개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수원 화령전 시설물 그림

수원 화령전 시설물 그림

 
화령전 운한각·복도각·이안청은 2019년 8월 29일 보물 제2035호로 지정되었다. 운한각은 정조대왕의 초상화를 모신 동향의 정전(正殿) 건물이다. 이안청은 홍수, 화재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조대왕의 어진을 임시로 봉안하는 남향의 건물이다. 운한각과 이안청 사이를 잇는 통로가 복도각 이다. 세 건물은 'ㄷ'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조선후기의 새로운 형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령전은 1800년 6월 정조대왕이 세상을 떠나자 1801년 순조에 의해 어진을 모실 영전(影殿)으로 세워졌다. 화령전은 조선이 망하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대부분의 건물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화성행궁이 낙남헌을 제외한 모든 건축물이 파괴되었지만 화령전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각별하다.

화령전이 보물로서의 가치와 위상에 걸맞으려면 화령전의 문을 개방해야 한다. 계속해서 화성행궁 쪽문으로 들어간다면 우리 스스로 화령전의 정체성과 보물로서의 가치를 폄하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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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전 안내판, 문화재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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