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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이 뭐지?
요즘 핫한 이야기
2019-11-11 09:42:25최종 업데이트 : 2019-11-11 09:43:28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박정훈 작가가 ppt를 보고 설명하는 모습

박정훈 작가가 ppt를 보고 설명하는 모습

아침, 저녁으로 겨울로 성큼 다가서는 쌀쌀함에 뜨끈한 어묵이 먹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이렇게 차가운 계절인 6일 저녁7시 수원시평생학습관 '고고장'에서는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를 쓴 박정훈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박정훈 작가는 부산대 정치외교학과를 10년 만에 졸업했다. 알바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4대보험이 되는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했고 2018년 여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시위 후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을 만들었다. 주 3일은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고, 주 1일은 노동 상담 자원 활동을 한다. 가끔씩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노동 인권 교육도 한다. 나머지 시간은 글쓰기와 라이더유니온 만들기에 힘쓴다. 저서로는 『알바들의 유쾌한 반란』, 『최저임금 1만 원』, 『말이 되는 소리 하네』(공저) 등이 있다.

"오늘은 책보다는 플랫폼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요즘 핫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같이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플랫폼 자본주의와 플랫폼 노동에 대한 설명을 했다.
박정훈 작가가 ppt를 보고 설명하는 모습

박정훈 작가가 ppt를 보고 설명하는 모습

플랫폼이란 정거장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이동을 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곳이다. '플랫폼'하니까 영화 '포래스트 검프'의 주인공이 정거장에 앉아서 이야기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버스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식의 영화였고 마지막까지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이처럼 플랫폼은 많은 사람이 오가며 이야기가 생기고 문화가 집결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역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며 교통과 상권이 발달하고 문화교류가 많다.

지금까지는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진 플랫폼이라면,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인터넷 세상에서의 플랫폼이다.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졌던 일들이 가상의 세계인 인터넷에서 디지털화되어 이루어지고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플랫폼 자본주의시대의 원동력은 여러분들의 개인 정보입니다. 데이터는 여러분들이 자발적으로 주죠. 이것을 데이터 축출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차량 운전할 때 네비게이션을 켜죠. 여러분들이 네비게이션을 켜고 돌아다니는 정보는 모두 네비게이션 회사한테 갑니다. 네비게이션 회사가 이 빅데이터를 토대로 해서 안내를 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만들고, 또 이것이 바탕이 되어서 자율 주행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모두가 참여해서 데이터 정보를 만들고 그것의 혜택을 보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발생한 이윤은 개별 플랫폼 기업(네비게이션 회사)이 차지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모두가 공유해서 만든 데이터를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 21세기 판 인클로저 운동(19세기 유럽에서 개방 경지나 공유지ㆍ황무지를 울타리나 돌담으로 둘러놓고 사유지임을 명시한 운동)이라고 부릅니다"라며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해 상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초기 자본가들은 놀지 않는 노동자를 가지는 것이 큰 욕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다. 테일러주의란 공장에서 노동자의 모든 동선을 연구해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든 것이고 포드주의는 컨베어밸트를 끊임없이 돌려서 노동자들이 쉬지 않고 일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 욕망은 공업시대 1950~60년대 말 자본주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방식이다.

이러던 것이 인간의 욕구가 변하며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었고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자 다른 종류의 노동자가 필요해졌다. 고용이 쉽고 해고도 쉬운 비정규직이 탄생한 것이다. 그 후 고용의 필요성이 더 빠른 주기인 주 단위로 바뀌어서 필요할때만 고용하는 방식의 제로아워(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해서)가 생긴다. 비정규직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이며 맥도날드가 가장 대표적이다.
열심히 강의하는 박정훈 작가

열심히 강의하는 박정훈 작가

작가는 "현재의 자본가는 주 단위에서 초 단위로의 고용과 해고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진 거예요. 이게 가능하려면 고용할 노동력이 무한한 숫자로 대기하고 있어야 하고 노동력에 대해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야 해요.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초 단위로 쓰고 버릴 수 있어요. 이런 자본가의 욕망이 만들어 낸 것이 플랫폼 노동입니다"라고 했다.

이것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배달업이라고 말한다. '배달의 민족'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3000만 건이다. 3000만 명이 주문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려면 수십만 명의 노동력이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앱' 상에 일감이 올라오면 로그인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일감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자본가는 노동력을 소유할 필요도 없고 생산수단을 소유할 필요도 없다. 노동력에 관리와 책임을 지지 않으니 자본가에게는 너무나 편한 이윤추구 방식이다. 이것이 플랫폼 노동의 비밀이다.

"일자리를 얻으려면 플랫폼을 거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죠. 반드시 입장해야 하며 입장료를 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디지털 임대업이라고 합니다. 자본가는 입장료로 이윤을 얻는 것이고요. 플랫폼에 로그인 되어 있는 수만 명의 노동자는 상시 대기하고 있다가 일감이라는 지하철이 오면 단 한 사람이 타고 가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것을 플랫폼 노동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세대의 먹고사는 일이 기성세대가 먹고사는 일과 다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자본의 움직임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직접적이라는 것이 놀랍다. 플랫폼 노동으로 안전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배달노동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시민단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더불어 '라이더유니온'도 검색해보면 좋을 것 같다.

수원시평생학습관,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플랫폼노동, 플랫폼자본주의, 배달의민족, 데이터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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