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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매가 들려주는 이야기 들어볼 텨?”
더즐거운교육, 실버타운 어르신들과 마을미디어 프로그램 진행
2020-07-28 09:08:16최종 업데이트 : 2020-07-27 18:05: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행복주택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주택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간 남편한테 미안한 점이 딱 하나 있어. 예전 젊은 시절 철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없는 살림에 큰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적이 있었거든. 그 당시 상상하기도 어려운 집 한 채 값을 날렸었지. 하지만 화낼 줄 알았던 남편이 화내기는커녕 나를 위로해줬어. 결혼하고 사별하기까지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편이 나에게 위로해준 그 순간이 기억나. 그 때는 말을 못했지만 지금은 고마웠다고 꼭 말해주고 싶어." (꽃할매 동백)

수원광교 공공실버주택(이하 행복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꽃할매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행복주택 1층에 입주하고 있는 더즐거운연구소에서는 꽃할매들을 대상으로 마을미디어 프로그램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2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7차시동안 꽃할매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록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꽃할매는 꽃 이름으로 애칭으로 지은 행복주택에 거주하는 어르신들 모임이다.   
더즐거운교육에서 진행하는 마을미디어 프로그램 현수막

더즐거운교육에서 진행하는 마을미디어 프로그램 현수막

22일, 더즐거운연구소에 모인 꽃할매들은 화기애애한 수다로 첫 시간을 열었다. 예전에 남편과 행복하게 살았던 에피소드, 아직도 연락하는 30년 지기 옛 친구 이야기도 있었다. 또 대부분 꽃할매들은 행복주택에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요리를 잘하는 코스모스, 마이크만 잡으면 가수가 되는 장미, 노인정 총무로서 모든 이웃들을 이끄는 동백 등 각자 재능을 속속들이 아는 꽃할매들이다.

꽃할매들 이야기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라 팟캐스트 방송장비로 진행했다. 마이크, 스피커, 녹음기 등 익숙하지 않은 방송장비에 꽃할매들은 처음에는 놀라는 눈치였다. "연예인도 아닌데 마이크를 잡는 것이 어렵다", "말주변이 없어 말을 잘 할 자신이 없다.", "평소에는 말을 잘 하다가도 마이크 앞에만 서면 떨려서 말이 잘 안 나온다" 등 다양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돌아가면서 소개와 함께 '내 인생의 보물'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도 부르면서 방송장비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 말을 하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던 꽃할매들도 이내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하자 끝도 없는 재미난 이야기가 나왔다.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이웃이 있다는 것, 또 그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겨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이 꽃할매들에게 큰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사실 거리가 먼 자식들보다 함께 행복주택에 사는 이웃들과 더 친하게 지내.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같이 배우면서 하루하루가 즐겁지. 코로나19로 외출도 어려워지니 함께 사는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앞으로 강사님께 재미있게 배워서 내 인생의 보물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해." (꽃할매 장미)
 마이크 앞에서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는 꽃할매들

마이크 앞에서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는 꽃할매들

프로그램을 계획한 더즐거운교육 최지영 대표는 "더즐거운연구소는 행복주택에 입주한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주로 스토리텔링카드 제작과 보드게임 개발 위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을 행복주택으로 입주하면서 여기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계획하고 있어요. 올해는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에서 후원하는 '2020 주민제안 공모 지원사업 미디어분야'에 선정되어 마을미디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교육은 더즐거운교육 김소라 강사가 진행한다. e-수원뉴스 으뜸기자이도 한 그녀는 수년간 쌓아온 취재와 인터뷰 경험을 바탕으로 꽃할매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기록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에게 친근한 라디오를 소재로 팟캐스트 형태와 인쇄물로 엮을 기록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완성된 기록물은 가족, 지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함께 공유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지역에서 미디어로 소통하는 꽃할매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윤지님의 네임카드

더즐거운교육, 행복주택, 마을미디어,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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