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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가마솥으로 여성성 표현한 ‘무쇠솥뚜껑의 변주’
조각가 이윤숙 개인전, 예술공간봄에서 10일까지 열려…브론즈로 캐스팅된 작품 18점 선보여
2019-07-05 09:28:11최종 업데이트 : 2019-07-12 10:41: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무쇠가마솥이 집집마다 필수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가마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폐기처분되고, 생산되지도 않는다. 조각가 이윤숙은 바로 무쇠가마솥에 주목했다. 여성이 결혼을 하면 '솥뚜껑운전을 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아성취하는 길보다는 가족중심 및 가사노동의 삶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술가의 삶과 결혼한 여성의 삶은 간극이 컸다. 하지만 이윤숙 작가는 1988년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수원 인근의 시골마을과 고물상 등에서 200여개의 무쇠 가마솥 뚜껑을 수집하여 자신만의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솥뚜껑의 변주 시리즈 작품 중

솥뚜껑의 변주 시리즈 작품 중

가마솥 뚜껑은 여성의 가슴 모양을 닮았다. 그래서 물이나 흙 등의 재료와 함께 어우러진 작품으로 모태 시리즈를 선보였다. '음은 침묵속에서 모든 것을 포용한다', '모태' 시리즈 등 2003년부터 지속된 솥뚜껑 연작들은 브론즈로 캐스팅하여 자연물, 인체 등과 접목되거나 한지로 제작되어 천정, 바닥 등에 설치하였다. 이번 전시는 솥뚜껑을 소재로 작업했던 1988년부터 2003년도까지 제작된 이윤숙 조각가의 모태 연작 중 브론즈로 캐스팅된 작품 18점이 선보인다. 행궁동 예술공간봄 1,3전시실에서 2주간 전시가 진행된다.대안공간눈으로 사용되어졌던 공간, 현재 이윤숙조각연구소로 운영중

대안공간눈으로 사용되어졌던 공간, 현재 이윤숙 조각연구소로 운영중

1961년 수원시 화서동에서 태어난 이윤숙 작가는 성신여대 조소과를 나오고 국내 굵직굵직한 미술 대전에서 입선한 경험도 있지만 서울의 무대가 아닌 수원을 택했다. 변방이라는 지방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 했다. 또한 2011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지 대안공간 눈을 운영하면서 수원 행궁동을 예술적인 마을로 만들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제는 비영리전시공간의 기능을 종료하고 현재 이윤숙 조각연구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윤숙 조각가의 작품 전시

이윤숙 조각가의 작품 전시

전시와 더불어 이윤숙 조각연구소, 그리고 잔디마당에 설치된 이윤숙 조각의 전체적인 과정과 흐름을 둘러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안공간눈 대표로 마을에서 활동했던 모습이 아닌 조각가 이윤숙을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윤숙 작가는 "어린시절 저는 숙지산 기슭에서 태어나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숙지산 일대가 개발되면서 참나무가 베어지고, 폐기되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작품활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작품에 사용된 참나무는 모두 숙지산의 참나무들입니다. 상처가 많이 나면 나무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열매를 많이 맺습니다. 여성의 삶과도 연관되었죠. 아이를 여럿 낳으면서 자신의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여성의 모습을 주목했습니다. 참나무의 상처를 여성의 음부로 생각했죠" 라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예술공간 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윤숙 조각가의 솥뚜껑의 변주 전시

예술공간 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윤숙 조각가의 솥뚜껑의 변주 전시

지역 예술가로서의 한계에 부딪칠 때가 많았지만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자신이 주어진 환경을 예술의 재료로 활용해 나간 이윤숙 조각가의 삶에 매료되었다. 또한 '나무는 자신이 태어난 곳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이윤숙 작가에게 생활은 곧 예술이었다. 대안공간 눈이 전시를 종료하고 개인 작업실과 연구실로 사용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안공간눈에서 전시를 하고자 하는 작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에요"라고 말한다. 공간의 변화를 꿈꾸고 예술을 마을 안으로 들여온 이윤숙 대표의 열정이 끝까지 발휘되지 못하게 된 지역적인 한계가 아쉽기만 하다. 
이윤숙 조각가에게 직접 전시해설을 듣다

이윤숙 조각가에게 직접 전시해설을 듣다

이번 전시는 7월 1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가면 이윤숙 조각가의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예술은 결국 삶에서 만들어진다. 솥뚜껑이라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재료를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과 창조적인 힘을 예술로 승화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독특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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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봄, 무쇠솥뚜껑, 이윤숙조각가, 김소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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