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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갈때 장바구니 꼭 챙기세요…"난감하네∼"
자율포장대에서 포장용 테이프·끈 사라져…1일부터 전격 시행
2020-01-07 09:13:11최종 업데이트 : 2020-01-07 09:13:24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롯데마트 천천점, 자율포장대 테이프와 끈이 사라졌다.

롯데마트 천천점, 자율포장대 테이프와 끈이 사라졌다.

2020 경자년 새해 첫날부터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의 입에서 "충분히 홍보 없이 무작정 없애면 어떻게 하느냐. 장바구니가 없어 낭패를 봤다" 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왔다.

1월 1일 전격적으로 시행한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3사의 자율포장대 테이프·끈이 없어진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형마트는 싼 가격에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시민들에게 최고의 쇼핑 공간이다. 특히 주말이 되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새해 첫날부터 자율포장대에 비치되어 있던 테이프와 끈을 철수해 시민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이유는 대형마트 3사가 지난해 8월 환경부와 맺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에 따라 자율포장대에 종이 박스만 남기고 테이프와 끈을 모두 없앴다

대형마트 3사에서 소비하는 포장용 노끈은 연간 17만8140kg, 테이프는 48만687kg 수준으로, 이는 상암구장(9126㎡) 857개를 채울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예전보다 한산하다.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예전보다 한산하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없다면 그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올해 첫 주말인 4일, 대형마트 3사를 차례로 방문해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에서 시민들의 생각과 동참 여부를 살펴봤다. 

첫 번째 찾은 곳은 롯데마트 천천점(장안구 정자3동 소재)으로 평소 시민기자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마트를 찾은 지역주민들이 반갑게 서로 인사를 건네며 식료품과 과일 등을 구입해 계산을 마치고 구매한 물건을 박스에 담기 위해 자율포장대로 이동했다. 

박수를 고정할 테이프와 끈을 올해부터 지급되지 않는다는 안내 직원의 소리에 지역주민의 얼굴이 굳어진다.

"난감하네∼"라며 쓴웃음을 보인 김용기(남, 정자3동) 지역주민은 "테이프와 끈을 비치하지 않은 이유를 듣고 보니 이해는 갑니다. 그리고 동참해야죠, 그런데 아쉬운 것은 충분한 홍보와 계도기간이 있었다면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포장대 분위기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앞다투어 박스를 들고 포장하며 붐비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시장바구니를 구입해 양손에 나눠 들고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안내를 담당한 직원은 "자율포장대 앞에 현수막을 부착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장바구니를 지참하지 못한 고객님들에게 가격이 300원인 일회용 미니와 계속 사용할 수 있는 3000원 대형 장바구니를 구입해 사용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라며 고객들에게 계속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북수원점,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홈플러스 북수원점,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홈플러스 북수원점(장안구 조원동)이다. 1,2,3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북수원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이 쇼핑을 즐겼다.

지하주차장 입구에 마련된 자율포장대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예전보다 많지 않았다. 카트에 가득 물건을 실은 40대 중반 부부는 포장대 앞에서 박스를 들고 두리번거리다가 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에, 들고 있던 박스를 내려놓으며 "이 상황이라면 미리 장바구니를 가지고 오라고 하든지, 아니면 계산대에서 알려주었다면 장바구니를 구매했을 건데 이게 뭐냐"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라면과 과자를 구입한 30대 초반 남성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남성은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상황을 안내 직원으로부터 듣고는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차량으로 이동하며 "좋은 방향이긴 한데 일방적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며 "앞으로 장바구니를 차량에 항상 비치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이마트 서수원점(권선구 구운동)으로, 이곳 역시 많은 시민들이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것을 알지 못한 불편해했다. 자율포장대를 찾은 가족은 테이프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서 가족 4명이 나눠 들고 이동했다. 40대 초반 여성은 "집에 장바구니가 5개도 넘어요, 미리 알았다면...."라며 아쉬워하며 다음부터 장바구니를 꼭 챙겨오겠다고 했다.

불편함을 겪는 시민들 못지않게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힘든 모습이었다. "일부 고객 분이 '왜 테이프와 끈이 없느냐', '이유가 뭐냐',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항의를 했어요. 그래도 많은 고객님이 협조해 주시고 계십니다. 장바구니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해 주십시오"라고 기자에게 부탁했다.
이마트 서수원점,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이마트 서수원점,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자율포장대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현장에서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불편한 점을 확인해 보니 일부 시민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공감하고 협조적인 분위기였다. 

이번 상황은 대형마트와 환경부 간 자율협약을 통해 전격 시행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이 공감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느 한 분야에도 소홀함이 없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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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종이박스, 테이프, ,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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