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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나에게 말하였네', 인문교양 아카데미 열려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나무가 가진 강한 생명력을 알리다
2018-10-05 17:52:55최종 업데이트 : 2018-10-05 17:49:1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2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13번째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가 열렸다. 한 달에 1회씩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열리는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는 매 강의마다 음악, 의학, 상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풀어내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3번째 강의자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다. 과거에 신문기자였지만 나무에 관심이 많아 전국에 있는 나무를 찾아다니며 관련된 칼럼을 쓰며 천리포수목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강의 초반에 커다란 노란 단풍이 물든 은행나무 사진을 보여주었다, 노란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나무는 인천시 장수동에 있는 800년 된 은행나무였다. 그는 사진을 보며 한 질문을 던졌다.
인천시 장수동에 있는 800년된 은행나무

인천시 장수동에 있는 800년된 은행나무

"나무는 매년 물드는 빛깔이 다릅니다. 올해는 단풍이 예쁘게 물들까요?"

단풍은 비가 많이 오지 않고 맑고 일교차가 큰 날씨일수록 아름다운 색을 띤다고 한다. 올해는 비록 너무 더워서 가을 오기 전에 잎사귀 끝부분이 조금씩 타는 바람에 단풍이 들 수 있는 환경은 좋았지만 예년 수준정도라고 한다. 매년 나무가 다른 빛깔로 물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작은 잎사귀 하나하나가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니 살아있는 생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빨간색, 노란색, 갈색 등 단풍으로 물드는 색은 잎사귀가 처음 돋아날 때부터 정해진다고 한다. 그는 다시 한 번 참여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든 나무가 왜 초록색으로 있다가 가을이 되면 한 번에 색이 변할까요?"

잎사귀가 처음 돋아날 때 안토시아닌(빨간색), 카로티노이드(노란색), 탄닌(갈색), 엽록소(초록색) 등이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다. 처음 잎사귀가 돋아날 때 초록색이 아닌 연두색이나 노란색을 띠는 이유도 그 색을 띠는 성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쌀쌀한 가을이 되면 줄기에 남아 있는 물은 증산작용으로 바깥으로 증발시키고 아주 최소한 생명을 유지할 정도만 수분만 남긴다.

나무가 광합성을 할 때 필요한 요소는 햇빛, 이산화탄소, 물이다. 하지만 물이 부족하니 광합성을 할 수 없다고 느껴 자연스럽게 잎에 있었던 다른 색들이 나오게 된다. 그렇게 엽록소는 분해되어 없어지고 안토시아닌이 각자 변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가을단풍이다. 나무가 계절에 맞춰서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자연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과정을 들으니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나무는 수관이 다치면 살 수 없어요. 수관은 사람으로 따지면 혈관과 같아요. 물은 뿌리에서 수관을 통해 올라오는데 가지를 지나 잎까지 연결됩니다. 그리고 잎은 잎맥과 연결된 통로가 있어 늘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데요. 겨울이 되면 가장자리에 새 살을 만들어 온도가 0℃씨로 내려가기 전에 완전히 막아버려요. 올라오는 물을 계속 받다가 이제는 물을 더 올리면 안 되는 계절이 왔음을 스스로 느끼는 거죠."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가 열린 온누리아트홀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가 열린 온누리아트홀

사람이 일 년 중에 나무를 보는 일은 두 번 있다고 한다. 봄에 나무가 꽃 필 때, 그리고 가을에 단풍이 들 때다. 그 외에는 나무는 흔히 볼 수 있어 쳐다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히 방관할 때에도 나무는 끊임없이 안간힘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고규홍 씨는 나무가 물을 빨아들이는 순간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나무는 물을 머금기 위해 뿌리부터 잎까지 끌어올립니다. 세계에서 큰 나무는 높이가 117m정도 되지만 잎사귀 끝까지 물을 전달하는 힘이 있어요. 아파트 30층 높이까지 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리려면 엄청 시끄러워요. 하지만 나무는 물을 끌어올리면서 아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나무가 살아가는 과정을 보면 신비로운 존재임을 알 수 있어요."

고규홍 씨가 진행하는 강의는 나무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무심코 지나갔던 나무가 얼마나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 14강은 10월 23일에 '인생의 다름을 찾아라'로 이한 성악가가 진행한다.    
김윤지님의 네임카드

‘나무가 나에게 말하였네, 고규홍, 수원시민 인문교양 아카데미,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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