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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과 차 한 잔 하실래요?
제 55회 수원화성문화제 화령전 고유별다례 행사 열려
2018-10-05 15:16:25최종 업데이트 : 2018-10-05 16:12: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청명한 가을하늘과 함께 찾아온 수원화성문화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태풍소식과 함께 일부 행사가 장소를 옮기거나 취소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전야제 격으로 치러지는 고유별다례 행사가 4일 오후 5시 화령전에서 청명한 가을 날씨와 붉은 저녁노을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가 제 55회 수원화성문화제 성공을 축원하며 열리고 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가 제 55회 수원화성문화제 성공을 축원하며 열리고 있다.

고유별다례(告由別茶禮)란 차를 끓여 술과 함께 신에게 예를 갖추어 대접하는 법식을 말하며 정조 때인 18세기 후반부터 성행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찾아보니 고종실록 41권에는 선원전에 나아가 영정(임금님의 초상화)을 이안(영정, 신주를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시는 행사)을 하는데 따른 고유 별다례가 있었고 대안문에서는 강화진위대와 수원진위대를 조련했다는 내용의 기록이 있는 것을 보았다. 

고유별다례는 제사와는 다르게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돌아가신 임금님께 이를 고하고 술과 차 그리고 다과를 올린 다음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나눠먹으며 행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행사다.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단 위원들이 하늘색 도포를 입고 고유별다례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단 위원들이 하늘색 도포를 입고 고유별다례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는 2003년 제 40회 화성문화제 개막 전에 화성행궁 복원을 알리는 별다례를 화령전 운한각에 올렸고 이후 2004년과 2007년 화성운영재단 출범을 알리는 별다례를 그리고 제 54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성공을 비는 별다례를 올렸다고 한다. 올해도 제 55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별다례를 시행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의 순서는 헌다관 및 제집사 입치위,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관세례를 시작으로 참신례(영혼에 예를 올리는 의식), 분향강신례(헌관이 분향 강신하는 의식), 초헌례(초헌관이 작헌하는 의식), 독축(축문을 읽는 의식), 아헌례(아헌관이 작헌하는 의식), 종헌례(종헌관이 작헌하는 의식), 헌다례(헌다관이 차를 올리는 의식), 유식(혼백이 흠향하는 의식), 사신례(혼백을 배웅하는 의식), 예필(의식을 마치는 알림)순으로 진행되었고 행례 후에는 음복례와 기념촬영이 있었다. 

이 행사에는 수원시 백운석 부시장,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의장, 수원문화재단 박흥식 대표이사, 수원문화원 염상덕 원장이 고유별다례행사에 참여했고 한신대학교 김준혁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마당에는 수원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이 갓을 쓰고 하늘색 도포를 입고 앉아서 정숙하게 행사를 따르고 있었다.
여성 당의를 입은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

여성 당의를 입은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은 여성 수원시의회 의장으로 당의를 착용했는데 이는 고종황제가 별다례에는 당의를 입어야 한다고 기록한 것을 기초로 다른 남성과 다른 의상 여성용 당의를 입은 것이라고 수원화성예다교육원 강성금 원장의 설명이 있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에는 정조대왕이 즐겨먹었다는 유하주(流霞酒)와 청명주를 올렸고, 한국전통음식연구원 박양숙 궁중병과연구가가 문헌을 찾아 진설도(제사음식을 배열하는 그림) 그대로 제수를 준비했다고 한다. 제상에 올렸던 음식들은 행사가 끝나고 행사장에 온 관람객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다식, 호박정과, 떡, 증편 과자 등 다양한 음식과 차와 술이 나왔다. 
화령전 고유별다례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령전 고유별다례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직접 맛본 전통 유기그릇에 담긴 유하주는 톡 쏘는 독한 맛이 맑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원래는 신선들이 마시던 술이라고도 하고 이 유하주를 마시니 몇 달동안 배가 고프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제를 지내면서도 전혀 슬프지 않고 엄숙하면서도 무엇가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제례악 때문이다. 제례악의 청량한 가락은 국악기 박에서 시작되었는데 천지를 일깨우는 듯한 소리가 얼마나 구성졌는지 모른다. 제례악은 오케스트라처럼 서로 참 잘 어울렸는데 선비가 갓을 쓰고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연상되었고 신비롭게 가을하늘로 퍼지며 별다례 행사를 이끌었다.
제례악 악기 박을 열어서 크게 소리를 내고 있다.

제례악 악기 박을 열어서 크게 소리를 내고 있다.

행사의 내용은 화령전 운한각 안쪽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생소하기도 하고 무엇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는 행사를 관심있게 보려고 하는 사람은 드물었지만 제례악만은 구성지게 울려퍼졌다. 

제사를 집례하는 측에서 "배" "흥" 하고 절을 하는 리듬에 맞춰서 구령을 했는데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다가 하는 행위는 신기하게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효과가 있는 듯 했다. 하늘색 도포를 입은 시민추진단 위원들은 정숙하게 "배" "흥" 구령에 맞춰 절을 했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유별다례가 열리고 있는 화령전과 구름이 빛처럼 펼쳐진 하늘

고유별다례가 열리고 있는 화령전과 구름이 빛처럼 펼쳐진 하늘

 이렇게 절을 하는 것을 "복짓고 복받는 행위"라고 칭찬했고 "절을 많이 했으니 복도 많이 받으시겠다"며 진행측과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음복을 하고 있는 관람객

음복을 하고 있는 관람객

운한각의 정조임금님의 어진

운한각의 정조임금님의 어진

정조임금님과 마주하고 차를 한 잔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더 의미 있고 아름다웠다. 가을하늘로 퍼지는 붉은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퍼지는 것을 바라보며 맛보는 떡과 술은 그야말로 꿀맛이었고 행사장에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먹고 즐길 수 있을 만큼 양도 넉넉했다.

아무쪼록 이번 제 55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성대하게 잘 치러졌으면 좋겠다.
김효임님의 네임카드

고유별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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