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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어진 모신 화령전에서 ‘고유별다례’ 행해
정조 때부터 시작한 ‘별다례(別茶禮)’의식 재현
2018-10-05 15:34:25최종 업데이트 : 2018-10-05 16:21:54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4일 정조의 어진을 모신 운한각에서 열린 고유별다례

4일 정조의 어진을 모신 운한각에서 열린 고유별다례

"저희 (사)수원화성예다교육원이 처음으로 화령전 고유별다례를 올린 것은 제40회 화성문화제 때인 2003년입니다. 당시 화성행궁을 복원하고 첫 번째로 고유별다례를 올린 것이죠. 그 후 2004년부터 화령전 고유별다례를 주관하여 화령전에서 화성문화재 때 별다례를 올리고, 2007년과 2017년에는 정조대왕 탄신다례 등을 화령전에서 봉행하였습니다."

4일 오후, 화령전에서 고유별다례 리허설을 하고 있는 수원화성예다교육원 강성금 원장은 그동안 화령전에서 올린 별다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금년 추석에는 정조대왕 어진에 추석이고 해서 떡(송편)한 접시를 올리다가 수원문화재단 관계자에게 화령전 밖으로 내몰림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자신들은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먹는 추석에 정조대왕께 떡 한 접시 올린 것이 그렇게 큰일인 줄 몰랐다"고 한다.

물론 그만한 사유야 있었겠지만 그 일로 인해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고 하는 강성금 원장이다. 다례는 '차를 끓여 신(神)과 영혼, 사람에게 예를 갖추어 대접하는 법식'으로 고유다례는 술과 차를 함께 올리는 의식으로 올해 고유별다례는 진설도 그대로 재현한 궁중정과와 정조가 즐겨 마셨다는 차와 술을 준비했다고 한다.
정조의 어진 앞에 차려진 전통 궁중정과

정조의 어진 앞에 차려진 전통 궁중정과

고유별다례 아헌관에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이 담당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첫 행사로 치러진 고유별다례의 초헌관은 백운석 수원시 제2부시장이 담당하고 아헌관은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이 담당했다. 이날 다례에 올린 헌주는 (사)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소장이 술을, 제수는 한국전통음식연구원 궁중병과연구가인 박양숙씨가 담당했다.

오후 5시경부터 화령전 앞마당에서 열린 고유별다례는 참신례에 이어 분향강신례, 초헌례, 독축, 아헌례, 종헌례, 헌다례, 유식(혼백이 흠향하는 의식), 혼백을 배웅하는 의식인 사신례, 예필(의식을 마침을 알림) 순으로 진행되었다. 고유별다례를 마친 후에는 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덕담을 나누며 음복례를 행했다.

이날 음복례에는 특별히 송순주 명인이 빚은 유하주가 선보였다. 송순주 명인인 백영옥 명인은, 명인으로 지정된 지 3년이 되었으며 수원에 거주한 지 30여년 정도라고 한다. 백영옥 명인은 어머니 때부터 아산에서 가양주를 빚어오던 명인의 집안이다. 백영옥 명인은 집으로 전해지는 술을 빚는 방법을 익혔으며 봄에 소나무가 새순이 돋을 때 담가 마시던 송순주로 명인지정을 받았다.
고유별다례 제관들이 풍화당을 나서 별다례 제장으로 가고 있다

고유별다례 제관들이 풍화당을 나서 별다례 제장으로 가고 있다


별다례를 지내기 위헤 운한각 앞에 도열한 제관들

별다례를 지내기 위해 운한각 앞에 도열한 제관들

수원의 대표적인 술을 제조하는 것이 '꿈'
 
"봄에 소나무에 새순이 나올 때 담그는 송순주는 숙성이 되려면 6개월 정도 걸려요. 친정어머니께서 가양주 명인이셨는데 당시 문화재 지정을 받으라고 주변에서 권유해도 받지 않으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어머니가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지 않으신 것이 가장 후회스러워요."

백영옥 명인이 이날 음복례에 사용한 술은 유하주(流霞酒)이다. 유하주는 쌀누룩을 이용해 빚는 술로 원래 신선들이 마시던 술이라고 전한다, <논형(論衡)>에 만도라는 사람이 신선을 만나 이 술을 얻어마셨는데 한 잔을 마시니 몇 달 동안 배가 고프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신선이 마셨다는 유하주에 관한 기록은 <동문선> <색경(穡經)> <임원경제지> 등에도 보인다.

"술을 빚으면서 수원을 상징할 수 있는 술이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여 3년 동안 실록을 찾아보았어요. 그러다가 지인에게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유하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보인다'라는 말을 듣고 유하주를 빚기 시작했죠. 신선이 마셨다는 유하주를 마셔본 한 분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이라고 칭찬을 해주시기도 했고요."
이날 음복례에 신선이 마셨다는 유하주를 내놓은 백영옥 명인

이날 음복례에 신선이 마셨다는 유하주를 내놓은 백영옥 명인

그렇게 수 년 간의 노력 끝에 빚어낸 유하주. 백영옥 명인은 유하주라는 술을 빚었지만 판매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백영옥 명인은 자신이 빚은 유하주가 수원을 대표하는 '수원의 술'이 될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이라는 것이다. 가업으로 물려받은 전통주를 빚고 있는 백영옥 명인. 기회가 된다면 명인이 빚은 유하주의 맛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난히 독주를 좋아했다는 정조. "취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는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말을 남긴 정조의 어진 앞에서 행해진 고유별다례. 그곳에서 만난 백영옥 명인의 유하주가 수원의 술이 되어 널리 이름을 떨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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