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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배우가 되다...열정은 전문배우 그 이상
학습공동체 마을연극단, 연극 <그 여자의 소설> 선보여
2019-07-01 11:24:47최종 업데이트 : 2019-07-04 16:10: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할머니, 옛날이야기 좀 해줘요. 할머니는 왜 '작은 할머니'가 되었어요?"
29일, 경기평생교육학습관 2층 강당이 연극무대로 변신했다.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이 시작했고 무대에는 할머니와 결혼을 앞둔 손녀가 등장했다. 할머니와 손녀는 다정하게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나누며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됐다. 강당은 시작 전부터 관객으로 가득 찼고 막이 오르면서 힘찬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연극에 출연한 이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바로 시민들이다. 이들은 경기평생교육학습관에서 4개월 동안 학습공동체 '마을 연극단'에서 연극을 준비했다. 짧은 시간 연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 꾸준히 연습한 결과를 연극으로 선보인 것이다.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이 열린 경기평생교육학습관 강당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이 열린 경기평생교육학습관 강당


울고 웃고...힘든 시절을 살았던 우리 여인네들 이야기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은 작은 할머니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다. 작은 할머니는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남편을 대신하여 시부모님과 딸을 데리고 어렵게 살아간다. 하지만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다른 집에 아들을 낳아주러 집을 나가게 되고 그러면서 겪었던 일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연극은 손녀와 작은 할머니의 대화와 할머니가 겪은 일화가 반복되어 보여준다. 연극을 보는 내내 할머니 인생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전쟁이 주는 아픔과 아들이 귀했던 남아선호사상이 있었던 시대에 살아가는 여자들 인생이 너무나 아프고 시렸다. 연극을 관람한 이수진 씨(권선동, 41세)는 "아들이 귀하다는 말은 요즘 시대라면 말도 꺼내지 못할 텐데요. 그 당시 여성들이 인내하고 희생한 모습이 불편하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바로 우리 어머니, 할머니 시대 이야기니까요"라고 말했다.

다른 집 씨받이로 들어가 3년간 아이를 낳지 못해 구박을 받는 작은 댁 여인, 그리고 조강지처로 살면서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큰 댁 여인,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은 눈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하지만 연극 중간 위트 넘치는 유머가 나와 숙연한 분위기에서도 깔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야말로 울고 웃고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 연극이었다.
연극을 마치고 함께 사진을 찍은 학습공동체 마을연극단원들

학습공동체 마을연극단원들이 연극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극은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연극에서 손녀에 분한 전언영 씨(50세, 권선동)는 작년 마을연극단을 처음 시작하고 올해 두 번째 도전했다. 그전까지는 연극을 해본 적도 하고 싶었던 적도 없었지만 연극이라는 장르에 도전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연극을 준비하는 기간은 어렵고 힘도 많이 들지요. 전문 배우가 아니다 보니 늘 연습 시간은 부족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연극은 잠깐이나마 제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특히 이번에 준비한 연극은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는 내용이라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답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극을 실수 없이 끝낸 것에 가장 감사하고요.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함께 연습한 동기들이 잘해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연극은 한 번쯤은 해볼만한 좋은 경험이에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연극은 끝났지만 여전히 그 여자의 소설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다고 입을 모으는 마을 연극단원들. 연극이 끝난 후에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후련함과 아쉬움이 그대로 전해졌다. 경기평생교육학습관 담당자는 "앞으로는 마을연극단 공연이 1회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공연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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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공동체, 마을연극단, 그 여자의 소설,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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