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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맞아 스무살, “방황 딛고 새 출발 할 거예요”
물고을대안학교, 학생‧학부모‧교사 어울려 특별한 수료식 진행
2020-01-02 08:52:17최종 업데이트 : 2020-01-03 13:34:4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수료식에 참석해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교사학부모가 수료식에 참석해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9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물고을대안학교(이하 대안학교)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1년간 대안학교에서 생활한 학생들(민범, 진우, 유빈, 도현, 태주, 강)이 수업을 모두 마치는 수료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대안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수원시 위탁대안교육기관이다. 이곳은 일반 학교에서 방황하거나 퇴학 위기 학생들이 재적학교(대안학교에 입학하기 전 다녔던 본교)에서 벗어나 대안적 교육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학교다. 이른바 학교 밖 학교로 학생은 일정 기간 대안학교를 다닌 후 재적학교로 돌아가 졸업장을 받는 방식이다. 대안학교에 다닌 6명 중 고3 학생 4명은 졸업식에 참석하기 전 대안학교에서 수료식을 가지고 재적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수료식이 진행된 물고을대안학교 강의실

수료식이 진행된 물고을대안학교 강의실

오전 10시 반, 1년간 학교에서 생활한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풍선으로 강의실 곳곳을 장식하고 나름 꽃다발과 상장, 케이크도 준비했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일 년간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학생들도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다. 매일 지각과 결석을 반복했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친구가 시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았는데도 김무영 교장은 "괜찮아요, 오늘 안에 오겠죠"라며 "허허"하고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교장선생님에게 곷다발을 건내는 학생.

선생님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학생.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결국 한 명이 빠지고 학생 5명과 학부모, 10여명 교사가 모이고 작은 수료식이 시작됐다. 대안학교지만 교육청에서 지정한 정식 학교다보니 수료식 진행은 자못 진지했다. 국민의례, 내빈 소개, 교장 선생님 말씀까지 이어졌다. 또 학생들이 일 년간 학습했던 내용도 소개됐다. 임향숙 교사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배웠습니다.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교사 한 명씩돌아가면서 학생들에게 상장과 꽃다발을 주었다.

교사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학생들에게 상장과 꽃다발을 주었다.

3월 김도현 학생이 처음 입학하면서 물고을대안학교는 시작됐다. 처음은 학생이 대안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응교육'이 이루어진다. 인상적인 점은 적응교육으로 김치를 담근다는 점이다. 임향숙 교사는 "김치를 담근다는 건 큰 의미가 있어요. 김치는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입니다. 또 다양한 양념으로 버무리게 되는데 이곳에서 조화롭게 생활한다는 의미도 있지요. 또 주변에 나누어 주면서 나눔도 배웁니다"라고 말했다. 

대안학교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이수해야하는 필수과목 외에도 프로젝트 과정이 있다. 드론, 3D프린팅, 플로리스트, 팟캐스트 등을 배웠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공간과 장비, 강사는 최대한 지역에 있는 기관들에게 협조를 구해 이루어졌다. 김 교장은 "아이들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키우고 싶은 시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강 학생은 프로젝트 수업으로 배운 영상편집을 십분 활용해 일 년간 학교생활을 영상으로 제작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강 학생이 제작한 영상을 보는 순간은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한강 학생이 제작한 영상을 보는 순간은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수업 외에도 현장체험학습도 학생과 교사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가까운 화성행궁을 시작으로 남이섬, 독도까지 곳곳을 다니며 삶을 온 몸으로 익혔다.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몸으로 부대끼고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 20살 청년이 되는 이들에게 가장 큰 배움이 아닐까.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더였지만 이곳에서는 주인공이었던 물고을대안학교 학생들. 수료식이 끝나고 학생들은 교사와 학부모를 한 명씩 안아주고 "저 때문에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지켜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교장은 "10년, 20년이 지난 후에도 잊지 못하는 곳, 돌아보면 가장 나를 이해하려고 했던 아늑한 곳으로 기억했으면 합니다"라는 말에 학생들은 큰 소리로 "네!" 라고 답했다. 특히 2020년 20살을 맞은 예비 청년들에게 이제 방황은 없고, 꽃길만 걷길 바란다. 화이팅!
김윤지님의 네임카드

물고을대안학교, 수료식,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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