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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호성전 화재 보며 수원화성 다시 살펴
소화기, CCTV 설치했지만 스프링클러도 필요해
2020-08-25 10:48:56최종 업데이트 : 2020-08-25 10:48:3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용주사 호성전이 화재로 전소되었다.

용주사 호성전이 화재로 전소되었다.

지난 8월 20일 새벽 용주사 호성전이 화재로 전소됐다. 호성전은 대웅전 옆에 있는 건물로 사도세자와 혜경궁홍씨, 정조대왕과 효의왕후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인데 위패도 모두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정조대왕이 서거한지 220주기가 되는 해로 8월 17일 화령전에서 참배행사가 있었는데 무엄하게도 망극한 일이 생긴 것이다.

원래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 16년(854년)에 창건된 길양사였는데 병자호란 때 소실된 후 폐사되었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화산으로 옮기면서 1790년에 절을 다시 세워 원찰로 삼았다. 용주사는 정조대왕이 보경스님으로부터 부모님의 크고 높은 은혜를 설명한 부모은중경 설법을 듣고 크게 감동해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 효찰대본산으로 알려진 사찰이다.

수원화성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수원화성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호성전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가 1988년 복원한 것이다. 목조건축물이 화재에 취약함을 드러낸 것인데 이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건축물 문화재는 목조건물로 당연히 화재에 취약하다. 1996년, 2006년 수원화성 화성장대 화재, 2008년 숭례문 화재 등 인재로 인한 참상을 목격했다. 화재에 대한 대비만 철저히 했어도 소실되지 않을 수 있었던 문화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은 화재에 대한 대비가 완벽할까? 수원화성은 50여개의 시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화서문 등 4대문, 동북포루(東北鋪樓), 동1포루, 동2포루, 북포루, 서포루 등 5개의 포루, 북동포루(北東砲樓), 북서포루, 서포루, 남포루, 동포루 등 5개의 포루, 서북공심돈(西北空心墩), 동북공심돈 등 2개의 공심돈, 화성장대(華城將臺), 동장대 등 2개의 장대, 동북각루(東北角樓), 서북각루, 동남각루, 서남각루 등 4개의 각루, 서남포사, 내포사 등 2개의 포사, 화홍문은 목조건축물이다.

수원화성 화홍문

수원화성 화홍문

대부분 누각 아랫부분은 돌이나 벽돌로 되어있고 그 위에 목조건물을 지은 형태이다. 일부 건축물은 관람객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출입이 자유롭다. 출입이 자유롭다는 것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출입이 자유롭지만 화재에 대한 대비는 잘 되어있을까.

수원화성 건축물 중에서 팔달문(보물 제402호), 화서문(보물 제403호),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서북공심돈(보물 제1710호)은 보물이다. 수원화성의 보물들은 수원화성이 축성된 이후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팔달문과 서북공심돈은 출입이 안되지만 화서문과 방화수류정은 출입이 자유롭다.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수원화성 화서문, 서북공심돈, 화홍문, 방화수류정에 방문해 화재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기본적으로 소화전, 소화기가 구비되어 있고, 건물 내에는 CCTV와 적외선 감지기가 있어 24시간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다. 낮에는 출입이 자유롭지만 저녁때가 되면 문을 잠그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화서문의 경우 홍예대문 안쪽에 2개의 소화전이 있다. 2층 누각 안에는 소화기가 2개씩 양쪽에 있고 밖에 2개가 더 있다. CCTV는 누각 안에 6개, 밖에 1개가 있다. 누각 양쪽 협문 안에는 적외선 감지기가 침입자를 감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물 샐 틈 없이 지키고 있다.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내부,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내부,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화성 시설물이 화재에 대해 완벽한 대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모든 감시 장비와 화재 진압 장비가 갖추어져 있지만 만약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초기에 대응할 수 없고 출동을 해서 화재를 진압해야한다. 아무리 빨리 출동을 한다고 해도 목조건축물은 이미 불에 타버린 후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비로 사전에 대비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화재는 초기 진화가 중요하다. 이를테면 화재가 발생한 초기에 이를 감지해 스프링클러가 작동한다면 불은 더 이상 번지지 않고 진화된다. 오늘날 모든 건축물을 지을 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달아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내부, 소화기와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화성 화서문(보물 제403호) 내부, 소화기와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화성 시설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면 예전에 화성장대처럼 훨훨 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나친 요구일지도 모르지만 안전에 대한 대비는 지나칠 정도로 대비를 해야 만이 후회하지 않는다. 스프링클러나 그에 준하는 장비 등 화재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했다고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수원화성 뿐만이 아니라 화성행궁, 화령전, 향교 등의 문화재도 일제히 화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문을 닫는다고 사람이 못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월담을 할 수 있다. 무인경비시스템도 결국은 요원이 출동한 후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유비무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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