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대안공간 눈에서 조각연구소로
전시장이 아닌 작업실로
2019-06-17 09:54:59최종 업데이트 : 2019-06-17 09:49: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낭자

작업장을 소개하고 있는 이윤숙 조각가

작업장을 소개하고 있는 이윤숙 조각가

젊은 신진작가들과 지역 작가들의 디딤돌이 되고 비빌 언덕으로 우뚝 서서 지난 15년 동안 대안공간 눈을 운영하였던 이윤숙 대표의 작업실을 찾았다. 6월 4일부터 6월 6일까지 3일간 이윤숙 조각연구소 문을 활짝 열고 그동안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여유로울 때 오면 캐리커처와 점토체험도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겠습니다.  특히 6일 6시에는 잔디마당에서 고기도 구우면서 그동안 도움 주고 사랑 주었던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초대장을 내었던 이윤숙 조각가의 심경을 들어 보기 위해 지난 9일 저녁 7시가 거의 돼서 연구소에 들어섰다.

편안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지난날의 전시장이 작업장으로 탈바꿈했다. 전시장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나름대로 참 좋다. 스튜디오 안의 분위기는 아주 평화롭고 안온했다. 전시장이 따로 없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작품들이 가득하니 전시되어 정겨운 모습으로 따뜻하게 우릴 맞아주었다.
가지런히 정리되어 전시된 소품들

소품들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스튜디오 안에는 차례대로 자료들이 한쪽으로 모아져 있고 이야기가 있는 여러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전시할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 필요할 때는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어떤 작업들을 해 왔는지 보면서 흐름을 알 수 있도록 자료 정리도 되어있다. 가톨릭 미술인으로 성서의 내용들을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소재는 산지에서 작품으로 쓸 만한 것들은 채취하기도 한단다. 자신을 돌아보는 자화상들이 파스텔화로 그려져 있었다. 쿠바에서 도자 장인에게 선물받은 포장지의 느낌이 좋아 그 포장지에 그렸다고 한다. 옆에는 방문한 분들을 캐리커처 해 놓은 것도 있었다. 조각을 하기 위한 작업 구상을 드로잉 한 것도 있고 그동안 작업했던 소소한 것들... 등이 차분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눈앞에 놓인 작품들을 보면서 다음 작품도 조합하고 구상하고 연구하게 된다고 한다.
남편 김정집 관장을 조소작품으로 작업하고 있다.

남편 김정집 관장을 조소작품으로 작업했다

한쪽에는 아들의 모습이 있었다. 즐겨 입었던 옷을 소재로 표현했다. 작가에게는 그 어떤 것도 소재가 되고 작품이 될 수 있다. 작업장 가운데 남편 김정집 관장의 모습도 멋지게 조소 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또 한편에는 자신의 자소상도 만들고 있었다. 작업장에서 아무 때나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작업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아버지 모습을 소조로 주물 작품을 하고 아버지께 인정받았다는 아버지 흉상도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대학 들어가서 처음으로 했던 토르소 작품, 또 그것을 소재로 여러 가지 다른 부재를 붙여 조합해 작업한 것도 있다. 청동 작업을 즐겨 한다고 했다. 보존성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케리커쳐도 하지만 만들기로 작업을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소재로 다시 조금씩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찾는 이들에게 체험도 할 수 있게 한다. 

"며칠 전 마이클 브라운이라는 미국인이 한국의 근무 일정을 끝내고 들어가기 전에 지인 20여 명과 함께 이곳을 투어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왔었다. 처음 온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깜짝 놀라고 갔다. 마을을 변화시킨 영상을 보고 무척 놀라워 했다"면서 처음 보는 이들은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고 한단다. 정말 행궁동의 숨은 보석이다.

"전시공간일 때가 좋았는데…" 하고 젊은 작가들은 그 공간이 없어져 아쉬워하지만 잘 아는 지인들은 지금이 참 좋다. 볼 것도 더 많다. 안정감이나 무게감도 있고 이곳 자체가 박물관이라 훨씬 좋다고 한다. 처음 온 사람들은 원래 이런 곳인가 보다 한단다.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대안공간 눈이 없어지고 난 뒤에 수원에는 대안공간이 없다. 서울에는 많이 있다. 전국에 70여개가 있다고 한다. 왜 문을 닫았느냐는 물음에 무지의 소치라고 했다. 어쨌거나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이런 비영리 공간을 만들어 지역 작가들과 젊은 친구들을 전시하게 하고 한 해에 150회 정도 전시했다. 단체전까지 하면 연 200명 정도 와서 전시하고 15년간 2500명 정도 거쳐갔다고 한다. 그런 인원들이 계속 전시를 하면 그에 딸린 가족 친구들, 지인들이 전시 관람을 오도록 한다면 엄청난 숫자이다. 계속 와서 품어내게 해야 하는데... 그것을 개인이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이 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낀다. 비영리 목적으로 이렇게 키워왔던 이윤숙 대표에게 경의가 느껴진다.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

이제는 관에서 해야된다. 문화예술 도시로 뻗어나가야 된다. 시내에 있는 미술관들을 이용해서 기획 전시를 계속하면서 지역작가들을 발굴 하고 신진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커 갈수 있도록 창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 외부에서도 수원을 찾게 되고 수원에 와서 활동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수원을 알리게 된다. 수원이 문화도시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창이다. 그런 계획을 시각예술 쪽으로 행정적인 지원과 예산 지원을 해서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행정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관에서 민간에게 행정적인 도움을 주어 이런 비영리 공간들이 속속 생겨나서 그동안 대안공간 눈이 하던 일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겠다.

수원이 특히 행궁동이 문화적으로 핫한 도시였다. 샘물 같은 공간이었다. '누리고 있는 자는 그 귀함을 모른다. 잃어봐야 느낀다'는 말이 실감 난다. 많은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는 이윤숙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쪽으로 짠한 섭섭함이 느껴졌다.

"조각가 이윤숙으로 불러 주세요.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윤숙 작가는 앞으로 9월에 있을 2019 슈룹 국제 무경계프로젝트 온새미로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10월 25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  2019  Time will tell you를 준비하면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김낭자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