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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피서 어디로 가시나요? 전 방화수류정으로 갑니다”
연꽃 피기 시작한 방화수류정…칭칭 늘어진 수양버들 일품
2019-07-25 10:41:42최종 업데이트 : 2019-07-29 09:39:39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보물인 방화수류정과 용연이 어울려 한폭의 그림같다

보물인 방화수류정과 용연이 어울려 한폭의 그림같다

수원화성 <동북각루>의 별칭은 '방화수류정'이다. 이 말은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닐다'라는 말이다. 그 정도로 동북각루는 아름다운 정자다. 독특한 건축미가 돋보이는 방화수류정은 2011년 3월 3일 보물 제1909호로 지정이 되었다. 수원화성의 건축물 중 4곳이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그 중 한곳이 바로 방화수류정이다.

1794년 10월 19일 완공한 방화수류정은 그 아래 용연과 더불어 화성의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화성의 백미'라고 칭찬하는 방화수류정.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 보이는 방화수류정은, 주변감시를 하고 군사들이 쉬기도 하는 기능을 함께 갖고 있다. 화성을 돌아본 많은 사람들은 방화수류정에 오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23일, 방화수류정을 찾았다. 한낮의 무더위에도 방화수류정 누각과 용연 주변에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쉬고 있다. 물이 있으니 무더운 여름날씨도 이곳에서 한풀 꺾이는 듯하다. 사람들이 방화수류정을 찾는 것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더위에 쉴만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더위도 피하고 아름다운 정자를 만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용연에 연꽃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용연에 연꽃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전국의 유명한 그 어느 정자 못지않은 방화수류정 
난 방화수류정 예찬론자는 아니다. 하지만 전국을 답사하면서 수많은 정자를 만나보았지만 그 어느 정자보다도 아름다운 곳이다. 30여 년 동안 전국의 문화재를 답사하면서 만났던 정자만 해도 100여 곳이 넘는다. 정자는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에 자리한다. 하기에 정자는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내가 정자를 찾아가는 것은, 언젠가는 전국에 소재하고 있는 정자 중에 아름다운 곳 50여 곳을 선정해(물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순전히 내 주관적 생각이지만) 정자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뜻이 있기 때문에 동해안 강원도 고성을 출발하여 부산까지 7번 국도를 따라 정자를 찾아다니기도 했다.늘어진 수양버들과 어우러진 방화수류정

늘어진 수양버들과 어우러진 방화수류정

또한 내륙에 아름다운 정자가 있다는 이야길 들으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간 것도 정자의 아름다움과 그 정자에 얽힌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그런 정자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방화수류정이다. 방화수류정은 송나라 정명도의 시(詩) '운담풍경오천(雲淡風經午天), 방화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방화수류정은 정자의 모양도 특이하지만, 그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다. 성벽이 높게 오르기 시작하는 산중턱에 지어진 방화수류정은, 그 서 있는 장소마저 눈에 잘 띄는 곳이다. 정자는 2단의 기단위에 세워졌는데, 기단을 벽돌로 쌓아올렸다. 1단의 벽돌을 쌓은 후 장대석 계단을 놓고, 그 위에 정자의 기둥을 세웠다. 그런 다음 다시 벽돌을 높여 정자를 지었다. 이곳으로 모든 기운이 모여든다고 하는 말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방화수류정의 위치는 정조가 직접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45일 만에 공사가 끝난 이 정자에서 활을 쏘기도 했다. 방화수류정은 정조 자신이 왕권을 상징하는 마음을 알린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징적인 정자이기 때문에, 지붕 위에 유난히 많은 용두를 올려놓은 것은 아닐까? 방화수류정은 정조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힘이 있는 왕조를 상징하는 듯하다.용연주변에 그늘이 조성돼 시민들의 피서공간이 만들어졌다

용연주변에 그늘이 조성돼 시민들의 피서공간이 만들어졌다

난 방화수류정으로 피서 갑니다.
"방화수류정은 자주 찾아오시나요?"
"저는 여름이면 방화수류정으로 나오는 것이 피서입니다. 먼 곳까지 찾아가는 것보다 수양버들 늘어지고 용연에 연꽃이 아름답게 피는 것만 보아도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아요."
용연 나무그늘아래 자리를 펴고 쉬고 있던 배아무개(남, 66세)씨는 젊을 때는 바닷가도 찾아가곤 했는데 이젠 멀리 나가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한다. 그래서 수원에서 가장 시원한 곳을 찾다보니 방화수류정이 피서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고 한다.

방화수류정과 용연. 이 아름다운 곳에서 피서를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곳이 또 있을까? 보름달이 뜨면 방화수류정에는 네 개의 달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하늘에, 또 하나는 바로 용연에 뜬단다. 그리고 세 번째의 달은 술잔에, 네 번째의 달은 사랑하는 님의 눈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멋진 말은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서 나타난다. 강릉 경포호에도 있다. 그러나 화성의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은 그것과는 뜻이 다르다. 그래서 용연위에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용지대월(龍池大月)'이라고 하여 수원 팔경 중 하나로 꼽았다. "올 여름 피서는 방화수류정에서 합니다"라는 말이 새삼 정겹다. 올여름 피서는 나도 방화수류정을 이용해야겠다.

방화수류정, 연꽃, 수양버들, 피서, 보물, 수원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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