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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갤러리…수원화성 옛 모습 볼수 있어
윤한흠 옛 수원화성 그림전…작품 속 행인들의 모습, 쏠쏠한 재미 선사
2020-09-22 10:04:13최종 업데이트 : 2020-09-22 11:13: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경

신풍초등학교 담벼락 갤러리에서 '윤한음 옛 수원화성 그림전' 이 열리고 있다.

신풍초등학교 담벼락 갤러리에서 '윤한흠 옛 수원화성 그림전' 이 열리고 있다.


수원 토박이 윤한흠(尹漢欽) 그림전이 신풍초등학교 담벼락 갤러리에서 '윤한흠 옛 수원화성 그림전' 이란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다. 필자는 회사가 근처인지라 지난 16일 점심시간을 틈타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느렸다.

전시작품은 대부분 1977년에 그린 것으로 옆에는 같은 위치를 촬영한 일제 강점기때 사진과 현재 사진을 비교전시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1923년 수원에서 태어나 2016년 93세의 나이로 사망한 윤 화백은 수원과 화성의 아름다움을 후손에게 남기기 위해 자신의 기억과 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증언을 듣고 수원화성의 과거 모습을 수채화로 재현했으며 후일 이 그림들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동북공심돈

동북공심돈


작품에는 정조의 소나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작품마다 등장하는 울창한 소나무는 수원화성 곳곳을 푸르게 만들고자 했던 정조의 뜻을 아는 듯 마치 승천하는 용처럼 수원화성을 감싸고 있었다. 이 작품을 보노라면 19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수원화성은 소나무가 무성했던 것으로 추축된다.

윤 화백의 작품 '장안문 안'은 짝 벌어진 소나무 뒤에 장안문이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뒤로도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화성 동북쪽에 세운 망루로 주변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시설인 '동북공심돈'은 소나무 밭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많은 소나무들이 동북공심돈을 둘러싸고 푸름을 발하고 있다.

봉돈

봉돈


작품 '봉돈'(烽墩)은 성 밖과 왼쪽으로 소나무가 무성한데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사진에도 무성한 솔숲을 확인할 수 있다. 봉돈 앞에 그려진 건물은 관리인이 살았던 집으로 추측되는데 지금은 형체를 찾아볼 수 없게 말끔하게 정리됐다. 봉돈은 다섯 개의 커다란 연기구멍을 통해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을 피워 위험을 알리는 시설물로써 주변에는 여러 개의 포혈과 총안을 만들어 자체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화홍문과 육지송' 작품은 현재 화홍문의 동쪽 언덕에서 서북쪽을 바라본 모습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육지송은 하나의 뿌리에 6개 줄기가 뻗어 있는 소나무인데 옛말에 '육지송을 보지 않았다면 화홍문을 본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원의 명물이었다. 물론 현재는 사라져서 볼수 없어 안타깝지만 말이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덕담을 나누는 양반과 아기를 등에 업고 빨래하는 아낙네, 그리고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 이 작품에는 윤 화백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녹아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유평 거송 숲길. 오솔길을 사이에 두고 수백 년된 듯한 소나무가 위엄스런 자태로 이열 종대로 마주보고 있다.

대유평 거송 숲길. 오솔길을 사이에 두고 수백 년된 듯한 소나무가 위엄스런 자태로 이열 종대로 마주보고 있다.


1978년도 작품인 '대유평 거송 숲길'은 오솔길을 사이에 두고 수백 년된 듯한 소나무가 위엄스런 자태로 이열 종대로 서서 마주보고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현재의 대유평 거송 숲길 일대가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 없었다.

 

'매향교' 건너의 소나무 군락도 현재와 많이 다르다. 사진 속 매향교 주변에는 건물과 공원이 들어서 있다. '구천동 비석거리', '윗버드내 선정비 거리', '대황교'도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그림 속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뤄 눈길을 끈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개구쟁이들이 물고기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


그림으로 보는 행인들의 모습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갓에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양반, 삿갓 쓴 행인, 광주리를 이고가는 여인,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 밭일을 하는 남편을 위해 새참을 준비하는 아낙, 개울에서 빨래하는 여인들, 자기보다 몇 배나 큰 짐을 지게로 지고 가는 평민,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당에서 소원을 비는 모녀 등을 볼수 있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형제인 듯한 세 명의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바쁜 발걸음으로 필자의 앞을 지나갔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장애물이 작품 근처에 설치된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 담벼락 갤러리를 따라 사람 두 명이 비켜갈 정도의 거리를 두고 철제 돔 형태의 터널이 자라잡고 있었다. 철제 구조물을 따라 자란 덩굴이 담벼락 갤러리를 가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조만옥(45.여.호매실동) 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수원화성의 옛 모습을 볼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특히 사진과 비교해서 볼수 있어 더욱 실감이 났다"고 나름대로의 평을 했다.

담벼락 갤러리, 윤한흠, 수원화성, 김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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