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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설이' 의 작가 심윤경 강연
가족의 재구성 - 소설 속 가족이야기
2019-04-12 15:23:24최종 업데이트 : 2019-04-23 15:10:47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시민기획단 나침반은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가족의 재구성> 이라는 주제로 4월 한 달 간 강연을 한다.  혼자는 불안한 가족 이야기를 여럿이 함께 나누며 다시, 가족을 돌아보는 기획 강좌 두 번째 이야기가 10일 오전 10시 수원시 평생학습관 1층 고고장에서 열렸다.
<가족의 재구성> 기획강좌 도서 진열

<가족의 재구성> 기획강좌 도서 진열

이날 초대된 심윤경 작가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분자생물학을 전공했고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 7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 '달의 제단'으로 제 6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사랑이 채우다'.  '사랑이 달리다' 등의 소설과 '화산폭발 생일 파티', '슈퍼스타 우주입학식', '개구리 폭탄 대결투' 외 다수의 동화를 썼다. 2019년 1월 작가의 7번째 장편소설 '설이'를 출판했다.

작가는 "이렇게 따뜻한 공간에 초대되어 강연이 아니고 힐링을 하고 갑니다"라고 운을 뗀뒤 "제가 자라면서 겪었던 부모, 제가 부모가 되어서 또 다른 역할로 구성하게 되었던 가족, 부모와 자식에 대해서 그 흔하고도 오묘한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라는 말로 시작 하였다.

PPT로 소설 속 주요한 글과 삽화가 화면에 보여 지고 작가는 글을 읽고 설명을 하면서 청중들을 소설 속으로 이끌었다. 고고장은 고요함 속에 작가의 설명이 떠다녔다.

주인공 설이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12년 전 새해 첫날 풀잎 보육원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어 보육원에서 자라고 가족을 찾기 위해 했던 세 번의 입양과 세 번의 파양으로 상처받고 날카로워진 아이다. 새해 첫날 발견하였다고 하여 '설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설이가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삽화

설이가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삽화

세 번째 파양 후 풀잎보육원에서는 설이를 위탁모인 이모에게 맡긴다. 이모는 설이가 발견되었을 때부터 설이를 보아 왔던 풀잎보육원 직원이었다. 지금은 식당에서 일을 하며 설이와 단둘이 살며 오로지 사랑으로 키운다. 작가는 설이 주변에 부모로 설정한 세 인물 중 이모만이 진정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설이가 접촉한 어른들 중 가장 존경하는 어른은 늘 다니는 소아과 병원 의사인 곽은태 선생님이다. 곽은태 선생님은 설이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 힘이 나고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며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고아인 설이는 그를 통해 일반 가정에 대한 환상을 갖고 곽은태 선생님 집으로 입양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곽은태 선생님은 이중적인 인물로 아들인 '시현'에게 성공의 길을 강요하며 다른 길을 선택한 '시현'을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내지만, 설이에게는 한 없이 따듯한 어른으로 표현된다. 우상초등학교로 전학 가서 만난 짝궁 '시현'과의 사건을 통해 시현의 아빠인 곽은태 선생님의 이중성을 알게 되고 이모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풀잎보육원 원장님은 성취 지향적 부모로 설정 하였다고 한다. 작가의 부모가 성취 지향적 부모였다고 한다. 작가는 그 성취를 성실하게 수행한 자녀였으며 부모님의 소명을 이행한 것이 사실상 좋은 결과를 만들었지만 사랑의 문제에서는 조건적이라 느낀다고 한다.

부모의 사랑에 확신이 없다며 "이 모든 것을 이루지 못했어도 딸로써 사랑 하셨을까? 지금 이룬 것이 충분한가?" 하는 의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시현' 들을 한 세대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사랑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한 불행함을 소설로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모는 어릴 때 아무 말 없이 사랑으로 돌봐주었던 할머니가 모델이며 할머니 품에 안겨있는 작가의 어릴 때 사진을 보여 주었다. 사진엔 할머니가 작가를 보는 눈빛과 표정이 온화하게 보였다. 작가는 할머니의 표정에서 사랑을 느꼈고 지금도 지치고 힘들 때 면 할머니가 살았던 인왕산 동네를 가서 한참 앉아 있다가 온다고 한다.
작가의 어린시절 할머니와 함께

작가의 어린시절 할머니와 함께

소설 속 인물들은 작가의 주변 인물들이다. 이모는 할머니를, 원장님은 친정어머니를, 시현은 작가 자신을, 설이는 억눌렸던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는 인물이다. 어른들 말에 반발하거나 말대꾸 하는 '시현'과 '설이' 같이 날이 선 아이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작가는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 는 말을 좋아 한다며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 주고 싶었다.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한 가지 갖지 못한 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의 부모 밑에서 가지는 내 마음대로의 삶 말이다" 라는 소설 속 문장을 읽고,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이가 무엇인가를 잘해야만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사랑해 주는 것 이예요" 라는 말도 했다.

안산에서 왔다는 청중의 "작가님의 어머님은 손자 손녀에게도 그런 양육을 하시는지요?" 라는 질문에 "만분의 일도 하지 않으셔요. 저희에게만 이상한 양육을 하셨어요. 한동안 그 분의 눈빛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아 왕래를 극소화하기도 했었어요. 소설을 출판하고 지금은 어머니를 좀 귀엽게 생각하는 정도의 여유가 생겼어요"라는 답을 했다.

강연이 끝나자 청중들은 작가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중·장년의 여성들이 많았던 강연장에서 자녀를 키우며 갈등하는 학부모로써의 질문들도 많이 나왔다. 그 때마다 작가는 아이를 믿어주어야 한다며 조건 없고 기한 없는 믿음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고 그 행복은 가족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에 고고장 안의 공기는 따뜻했고 감동의 기운에 훈훈했다.

다음 강연은 17일 수요일 오후 6시 영화로 하는 가족 이야기가 준비 되었다고 한다.  영화상영으로 평소 7시에 하던 강연이  6시에 한다며 시간을 특별히 강조했다. 영화는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 이다. 영화 상영후 페미니스트 정희진 작가를 모시고 시네마 톡이 이어진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수원시 평생학습관에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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