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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 1795’ 봉수당 화려하게 수놓아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미디어아트 진찬연 공연
2019-10-05 11:53:17최종 업데이트 : 2019-10-05 11:54:3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4일 밤 9시 정적이 감도는 잠깐의 어두운 시간, 팔달산 위에 늠름하게 서있는 화성장대는 봉수당을 내려다보며 밝게 빛났다. 봉수당에 조명이 들어왔다. 1795년 윤2월 12일 밤, 정조대왕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버지 사도세자와 어머니 혜경궁홍씨에 대한 절절한 효심의 외침이었다. 윤2월 13일 봉수당에서 한 많은 세월을 견디고 회갑을 맞이한 어머니의 장수와 평안을 기원하는 잔치가 열렸다.

이번에 열린 '한중록 1795' 공연은 "정조대왕이 어머니께 바친 진찬연을 현대적인 감각의 가무악(歌舞樂)으로 224년 만에 부활시키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왔다. 법고창신에 입각하여 진찬연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객들의 몰입과 탄성을 자아내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창조해 내고 가무악과 어우러지는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봉수당 사방 전면에 활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방식의 가무악극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무희들이 선유락을 추고 있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무희들이 선유락을 추고 있다.

'한중록 1795' 공연은 전체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왕후의 잔치', '서왕모의 복숭아', '뒤주 앞에서', '목소리, 민초들의 목소리', '이산, 여의주를 물고 날아오르다', '한중록, 한 맺힌 피울음 노래', '천세로 띄우는 배' 등 전체적으로 궁중무용과 현대무용이 조화롭게 무대를 구성했다.

1795년 윤2월 13일 펼쳐졌던 궁중정재 중 선유락, 학춤, 연화대무, 헌선도가 재연되었고 다른 춤들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춤이었다. 정적이면서 화려하고 동적이면서 일사불란한 춤사위가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로 집중하게 했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혜경궁홍씨가 진찬연을 베푼 정조대왕에게 고맙다고 인사.

혜경궁홍씨가 진찬연을 베푼 정조대왕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있다.

해마다 열렸던 '혜경궁홍씨 진찬연'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고증해 재연한 진찬연이었다. 회갑잔치였던 만큼 왕실 행사의 엄정한 의식절차와 무희들의 궁중무용 등 화려한 볼거리가 있어 많은 인기를 누렸다. 올해 열린 '한중록 1795'년은 혜경궁홍씨의 자전적 회고록인 한중록에 바탕을 두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진찬연이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은 화성행궁의 정전 건물이며 화성유수부의 동헌 건물로 원래 이름은 장남헌이었다. 정조대왕은 어머니의 회갑잔치를 위해 장남헌을 봉수당(奉壽堂)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며 '만년의 수를 받들어 빈다'는 뜻으로 정조대왕의 효심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봉수당이란 현판은 당대의 명필이었던 조윤형이 썼다. 조윤형은 낙남헌, 신풍루, 팔달문, 장안문, 방화수류정 현판도 썼는데 현재 봉수당, 낙남헌, 팔달문 글씨만 원형으로 남아있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한중록 1795'가 열린 화성행궁 봉수당, 공연이 끝나고 모든 출연진들이 인사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모든 출연진들이 인사하고 있다.

'한중록 1795'는 콘텐츠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원래 진찬연과의 취지와는 맞지 않게 폐쇄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소수만을 위한 공연으로 제작해 아쉬움이 남는다. 정조대왕은 항상 열린 공간에서 백성과 함께하는 것을 실천한 군주였다.

수원화성문화제 프로그램으로서의 진찬연은 기본적으로 고증에 충실한 바탕 위에서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고증을 무시하면 수원화성문화제의 정체성과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리플렛을 제작하지 않아 공연의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내용을 모르면 그냥 춤 구경만 하다 끝난 느낌이다. 관객을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공연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수원화성문화제의 정체성을 오롯이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2일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을 시작으로 6일까지 화성행궁, 행궁관장, 수원천, 장안공원, 화홍문, 연무대 등에서 펼쳐진다. 현장에서 참여하고 체험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 공연도 5일 토요일 저녁 9시에 봉수당에서 한번 더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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