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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장은 집에서 직접 담그려고요”
바뀐 김장 풍속도…김치냉장고 보급으로 수시로 김치 담아
2019-11-19 15:10:08최종 업데이트 : 2019-11-19 15:10:09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김장을 담을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

김장을 담을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

김장은 한겨울 음식이라고 했다.  과거 우리네 식생활에서 김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김장을 담그는 날이 되면 마을 아낙네들이 품앗이로 집을 다니면서 서로 김장을 담가준다.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동태찌개를 끓이고 수육을 삶아 사람들을 대접한다. 그런 유풍이 우리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하지만 요즈음은 김장을 하는 풍속이 바뀌었다. 젊은 주부들이 김장을 담그지 않고 파는 김치를 사 먹는가하면, 김장을 많이 담가야 하는 식당 등에서도 김장을 하기보다는 중국산 등 싼 김치를 사서 사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김장시장이 또 다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덕분에 늘 새로 담은 것 같은 싱싱한 배추김치 등 다양한 김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날이 쌀쌀하다. 이번 주에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온다고 한다. 남문시장으로 나가보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날이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 등을 판매하는 점포에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흥정한다. 고춧가루를 파는 집도 예외는 아니다. 젓갈을 판매하는 점포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오전인데도 못골종합시장은 김장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로 만원이다

오전인데도 못골종합시장은 김장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사람들로 만원이다

"올해 배추 값은 금값이에요. 태풍으로 인해 남쪽지방의 배추밭들이 모두 망가졌기 때문이죠. 그나마 강원도 고랭지 채소들이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조금 떨어졌어요. 배추 세 포기 한 망에 1만2000원~1만5000원 정도 거래가 되죠. 문제는 일기예요.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밭이 갑자기 눈이라도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수확을 할 수 없어 다시 배추 값이 올라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추 값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내렸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어요."

 

미나리광시장에서 고추를 판매하고 있는 광명고추 점주는 "지난해는 고추 한 근에 2만원 이던 것이 올해는 1만2000원~1만6000원이기 때문에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고춧가루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떨어져 김장 비용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 같아요"라고 한다.

 

젓갈류를 판매하고 있는 상점도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광명고추 점주는 "김장을 할 때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배추와 무 등인데, 양념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에,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라면서 "젊은 분들이 직접 김치를 담아먹겠다고 김장 재료를 사러 전통시장을 찾아와요"라고 알려준다.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10% 정도 저렴하게 김장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나리광시장에서 김장 재료를 보고 있는 사람들

미나리광시장에서 김장 재료를 보고 있는 사람들

한 겨울을 날 수 있는 김장을 우리는 '반양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김치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찬거리이다. 우리 민족은 겨울동안 먹을 수 있는 김장을 담아 땅에 파묻어 오래도록 보관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만큼 우리들에게는 김장은 겨울을 날 수 있는 중요한 찬거리 중 하나였다.

 

그런 김장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땅을 파고 김칫독을 묻는 대신 '김치냉장고'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 사시사철 잘 숙성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치냉장고의 대중화가 가져 온 또 하나의 김장문화의 주인공들은 젊은 주부들이다. 인터넷에서 맛있게 김치 담그는 법 등 수도 없이 올라와 있는 조리법을 이용해 자신만의 김치를 담그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고추값이 많이 내려가 김장을 담는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고추값이 많이 내려 올해 김장을 담는 비용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가 이젠 '반양식'을 벗어났다. 김치냉장고를 구비한 집들이 늘어나면서 김장에 대한 풍속도 바뀐 것이다. 미나리광시장 가판대에서 배추를 구입하고 있던 북수동에 거주하는 양아무개(여, 38세) 주부는 "저희는 전통시장이 집 근처에 있어서 일 년에 몇 차례씩 배추를 사다가 다양한 김치를 담아요. 김치냉장고를 구입한 후에는 여러 가지 김치를 철마다 담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새로운 김치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한다.

 

김치냉장고의 대중화로 인해 굳이 김장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지 않아도 된단다. 철마다 색다른 김치를 담아내기 때문에 가족들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배추를 100포기씩 구입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많이 구입해야 3포기들이 3망(배추 9포기) 정도가 고작이죠." 배추를 판매하는 점주도 이제는 옛날처럼 '한겨울 양식'이나 '반양식'으로의 김치가 아니라 맛과 영양을 먼저 생각하는 주부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날이 추워지면서 전통시장으로 몰려 온 주부들. 상인들은 손님들은 많이 늘었지만 판매수량은 예전보다 못하다고 한다. 김치냉장고 덕분에 주부들이 늘 새롭고 다양한 김치를 담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뒤바뀐 김장에 대한 풍속. 젊은 주부들이 집안에서 직접 김치를 담아 먹으면서 또 다른 김장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장, 배추값, 전통시장, 신풍속도, 젊은주부, 김치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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