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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살코기, 그리고 먹을거리
2008-06-30 19:38:24최종 업데이트 : 2008-06-30 19:38:2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언론 매체에서도 '쇠고기 파동, 30개월 미만의 살코기 수입, 먹을거리 안전을 위한 대책' 등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그런데 '소고기'와 '쇠고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론을 말하면 둘 다 맞는 표현이다. 
'표준어 규정 18항'에 비슷한 발음을 가진 두 형태를, 그 발음의 차이가 국어의 일반 음운 현상으로 설명되면서 두 형태가 다 널리 쓰이는 것들이라는 이유로 모두 표준어로 삼고 있다. 
이를 복수 표준어라고 하는데, 대답하는 말 '네/예'도 그렇다. 과거에는 '예'만을 표준어로 인정하였으나, 서울말에서는 오히려 '네'가 더 보편적으로 쓰여 왔고 또 쓰이고 있으므로, 그것을 앞에 내세워 '예'와 함께 쓰기로 했다.

'쇠고기', '쇠가죽', '쇠기름' 등이 '쇠-'는 전통적 표현이나, '소-'도  우세해져 두 가지를 다 쓰게 한 것이다.

쇠고기, 살코기, 그리고 먹을거리_1
쇠고기, 살코기, 그리고 먹을거리_1

두 형태를 모두 표준어로 삼고 있는 경우는 '(물이, 밑을) 괴다/고이다, 어린애를, 벌레가) 꾀다/꼬이다, (바람을) 쐬다/쏘이다, (나사를) 죄다/조이다, (볕을) 쬐다/쪼이다'가 있다.

'살고기'와 '살코기'는 '살코기'가 바른 표현이다. 
'살'이라는 체언(명사)은 중세 국어에서 'ㅎ'종성 체언이었다. 즉 '살'은 단독형이나 실질 형태소 앞에서는 'ㅎ'없이 쓰이고 조사 결합 시에 'ㅎ'이 나타난다. 
현대어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어졌지만, 'ㅎ'의 결합력이 강해 표기에 나타났다. 

'머리/수[雄]/안[內]/암[雌]' 등의 단어도 과거에는 'ㅎ'종성 체언이었다. 그래서 이런 단어에 다른 단어가 합성을 하면 '머리카락/수캐/수컷/수탉/안팎(안ㅎ밖)/암캐/암컷/암탉'이라고 한다.

'먹거리'와 '먹을거리'도 구별 없이 쓰고 있지만, 국립 국어연구원에서 발행한 사전에는 '먹을거리'만 표준어로 되어있다.  

'먹거리'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말 어간에 '-거리'라는 의존명사가 쓰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근거에 의한다. 
즉 '쓰거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먹거리'도 틀린 말이란 것이다. 이는 통사론적으로 '쓸거리/볼거리/읽을거리'라고 하는 것처럼, 당연히 '먹을거리'만이 표준어라고 하는 것이 현재의 규정이다.

이에 대해 우리말에는 어간에 명사가 붙는 경우도 있고(꺾쇠, 들것), 합성어를 이룰 때 우리말의 조건에 맞지 않는 비통사적 합성어도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주장한다.(늦더위, 묵밭) 따라서, 동사 어간 '먹-'에 명사 '-거리'가 온다고 해서 틀렸다고 하는 주장도 전적으로 올바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먹을거리'가 쓰이고 있는 현실에서는 '먹거리'는 걸러야 할 대상의 말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먹거리'가 힘을 잃었다. 언론의 꾸준한 계도와 교육의 힘으로 '먹을거리'가 정착을 했다. 
따라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먹거리'는 완전히 사라질 듯하다. 이제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먹거리'를 걸러낼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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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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