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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문경 토끼비리 길에서...
영남 옛길 토끼비리, 진남교반과 고모산성을 돌다
2010-05-17 13:19:31최종 업데이트 : 2010-05-17 13:19:31 작성자 : 시민기자   현은미

꼬박 3년을 벼르다 나선 길입니다. 
정말 신기하지요...며칠 전, 아무 생각없이 나선 길에서 값싼 세일운동복 윗도리 하나를 샀었습니다.
혹여, 그간 숨쉬기만 했으니 동네 앞산에라도 나설때 입을려나...싶었는데, 하느님 더 큰 것으로 응답해 주시더군요.

문경 토끼비리, 영남 옛길이라고도 불리우는 그곳에 선배들과 함께 3년만의 외출을 했습니다. 이 진분홍 윗도리가 모처럼 웃었습니다.

뻥 뚤린 중부내륙 장호원께쯤이던가요,,, 도화밭에서 마주친 그 빛깔고운 복숭아꽃마냥 내 윗도리가 파안대소 했습니다. 옛날 신문사 기자선배들과, 가장 좋아하는 나의 걸어다니는 문화유산 해설사 같은 선배들과 말이죠.

어린이날, 정말이지 하나도 막힘없는 중부내륙을 탔습니다. 선배 말대로 지난 봄 같으면 벌써 저버렸을 도화꽃에 잠시 나른해하다 마침내 찾은 경남 옛길 토끼비리...그 한참을 올라가 내려다본 진남교반 입니다.

어디든 떠날수 있을까 싶은 작은 소망이었는데, 갑작스레 선배들의 성화에 못이겨 나는 문경을 만났습니다. 문경8경 중 가장 경치가 뛰어나다는 진남교반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몽글몽글 땀방울이 진홍빛 윗도리에 맺혔지요.

[답사기]문경 토끼비리 길에서..._1
문경8경중 하나인 진남교반이 멀리 내려다보입니다.

우리가 오른 잔도는 아주 높은 산이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사이에 물길이 흐르고 그리고 가은선이라는 철도가 아직도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탄성이 터질 만큼 경치가 좋지 않나요?

잔잔한 시장기가 느껴질때쯤 우리는 이 곳에서만 꼬박 50년됐다는 진남매운탕집(054-552-7777, 8888,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128번지 진남교반)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러 가지 민물고기를 섞어 끓이는 잡어탕을 시켰는데, 국물맛이 전혀 비리지 않은데다 요런조런 잡어들을 뼈채 씹는 맛이 꽤 좋던데요. 게다가 주인장이 문경의 자랑 오미자로 동동주를 담갔다며 권하대요...당연히 한 동이를 주문했지요. 밖이 잘 보이는 옥외자리에 앉아서 우리는 맞은편에 위치한 고모산성(姑母山城)을 올려다보며 3배는 족히 했지 싶습니다.

그러던게 고모산성은 뒤로한 채 길을 잘못 들은게 바로 여기 이자립니다. 인생은 취한듯 때로 뜻하지 않은 곳에서 행복하지 않던가 말입니다.제가 바로 그런 미소지요...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토끼비리를 훌쩍 지나, 너무 멀리까지 올랐습니다. 얼굴이 발그레하니 오미자에 취한듯 깬듯 할 정도가 됐으니 말입니다.

정말이지, 3년만의 외출이었습니다. 작은 뒷동산 산책이나 하겠거니 싶어 산 진홍색 윗도리가 나보다 더 활짝 웃은 5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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