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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소나기마을로 가보세요
2011-04-11 11:28:17최종 업데이트 : 2011-04-11 11:28:17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청평에 사시는 이종사촌 형님댁에 들렀다. 
사촌형님이라고 하여도 나이는 87세의 동갑부부로 시어머니와 6년차여서 형제 같지않고 부모님과 같은 이종사촌형님이시다. 
이 부부가 똑같이 노환을 앓고 계셔서, 한 분은 노인요양원에서 모시고, 한 분은 집에서 자녀들이 모시고 계신다. 하여, 나는 한식성묘 가는길에 형님집에도 들러 병문안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소나기마을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이번 주말에는 소나기마을로 가보세요_1
소나기마을 입구에서


소나기마을이라면 소설가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나오는 배경이 아닌가 싶어 나는 남편보고 소나기기 마을로 가보자고 하였다. 
시간이 늦은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외출을 하였으니 한번 가보자는 남편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고, 안내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서도 혹시나 식당은 아니겠지 하는 염려도 하면서 시골길을 유유히 들어 갔다. 그 곳은 정말로 황순원선생님의 묘가 있는 소나기 마을이었다.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에 자리한 문학촌은 2000년 9월 15일에 황순원선생님이 타계하자, 그의 문인제자들과 교수들이 황순원의 문학을 국민들이 체험 할 수 있도록 양평군과 협의하여 설립한 것이다. 
양평군은 2006년도 말경에 착공하여 국비 50억, 도비 25억, 군비 49억등 모두 124억을 투입하여 2009년 6월 12일에 개장하였다고 한다.

소나기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에 소설 '소나기'의 체취를 느낄 수가 있었다. 군데군데 펜션이 들어서 있고, 가옥들도 현대식으로 새로 지어져 있었지만, 그래도 고요한 시골풍경에 정갈하게 꾸며놓은 개울가에 징검다리를 보면서 소설의 배경을 연상케 하는 마을이었다.

늦은 시간에 가서인지 관객들은 뜸하게 있었고, 문학관을 향하는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수원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문이 닫혔다고 그냥가기에는 좀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어디 개구멍이라도 없나하고 찾아 보았다. 
그때 남편은 이 쪽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였다. 굳게 닫혀진 정문 옆으로 한 사람이 돌아서 들어 갈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있었다. 그 틈새로 삐집고 들어가니 소나기광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소나기광장에는 오두막과 수숫단이 정갈하게 놓여져 있었다. 
여름에는 소낙비가 2시간 간격으로 자주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소나기마을이라고 하는데, 이 곳에 와서 소나기가 내리면 수수단이나 오두막에 올라가서 소나기를 피하는 체험을 할 수도 있고,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하면서 연인들의 사랑이 더욱더 돈톡해 지지 않을까도 생각한다.

이번 주말에는 소나기마을로 가보세요_2
소나기를 체험 하는 수숫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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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소나기마을로 가보세요_3
황순원선생님의 흔적이 담긴 문학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와 소설을 쓰신 황순원선생님의 일생이 담긴 문학관을 들어가지 못한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나는 수숫단속에도 한 번 들어가 보고, 소나기광장을 둘러싼 숲속의 오솔길을 거닐다가, 해가 어슴해지는걸 보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수원에서 가까운 양평 소나기마을로 가서 아이들에게 황순원의 '소나기'를 들려주면서, 아이들의 정서적과 참문학을 갖게 하는 여유도 바람직하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줄거리를 잠깐 이 글을 통해 소개해 본다.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시골마을의 초등학생 석이는 서울서 전학왔다는 윤초시의 증손녀 딸 연이를 우연히 개울가에서 만난다. 연이는 우연히 자주 마주치는 석이에게 말을 걸고 친근하게 대하지만, 석이는 부끄러운 마음에 연이에게 무뚝뚝하게 대한다. 어느날 연이는 징검다리 한가운데서 물장난을 하다가 하얀 조약돌을 집어 '이 바보'하며 석이 쪽으로 던지고는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막 달려간다. 어느 날, 석이는 며칠 전부터 보이지 않는 연이가 걱정된다. 허전함에 개울가를 두리번거리던 석이는 우연히 그곳에서 연이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산에 올라가 단풍구경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리자 오두막에서 비를 피한다. 석이는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는 연이를 위하여 수수밭 쪽으로 달려가 수숫단을 날라 덧세워 자리를 만들어 준다. 돌아오는 길에 도랑의 물이 엄청나게 불어 있어 소년이 등을 돌려 대자 소녀는 순순히 업히어 소년의 목을 끌어안고 건넌다. 그 후 연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석이는 연이를 그리워하며 조약돌을 만지락거린다. 개울가에서 다시 만난 석이는 그 소나기 때문에 열병(감기)을 앓았다는 연이가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내려다보면서 '그날 도랑 건널 때 내가 업힌 일 있지? 그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하는 말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며칠 후, 연이는 읍내로 이사를 간다는 말을 하며 석이에게 작별을 고한다. 아쉬운 마음에 석이는 이별의 선물로 호두를 따서 선물하려고 늘 만나던 개울가로 달려가지만, 연이는 이미 그곳을 떠난 후이다. 어느 날, 연이에게 선물로 줄 호도알을 만지락거리며, '이사하는 걸 가 보나 어쩌나. 가면 소녀를 보게 될까 어떨까' 하다가 잠이 들락말락하던 석이에게 서당골을 다녀온 석이의 아버지께서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는 연이의 죽게된 소식을 알게된다. 우연히 잠결에 이 사실을 들은 석이는 숨죽여 흐느낀다. 그리고 소녀가 갑작스런 천식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 윤 초시네에 찾아 간다. 소녀는 마지막 유언으로 소년과 함께 놀았던 그 추억의 옷을 함께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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