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명품가방 있으신가요?
2011-10-20 21:31:08최종 업데이트 : 2011-10-20 21:31:0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은영

나는 평소 라디오를 켜 놓은 채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라디오를 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감도 되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 어떤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가 됐다. 사연을 올린 여성은 명품가방이 없어서 명품가방 로고가 있는 종이가방에 일반가방을 넣고 다녔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였는데 그냥 웃고 넘어가자니 뒤가 씁쓸했다.

난 명품가방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 흔한 명품가방 하나가 없었다. 그런 내가 한심해 보였는지 결혼 전 이모의 강요 때문에 신혼여행을 가기 전에 면세점에서 하나 장만을 했다. 이모는 이때 아니면 가방을 살 기회가 없으니 지금 꼭 사야한다고 하셨다. 주변에서 남들도 하나씩 있으니 너도 꼭 사야한다는 이모의 말에 휩쓸려서 산 것 같다.

이모의 강요로 사긴 했지만 솔직히 지금은 거금을 주고 명품가방을 산 것을 후회하고 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방 몇 개 사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방을 사고 나서 좋은 점은 남들에게 나도 하나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명품가방의 인지도에 대해 시민들에게 실험을 하는 것을 봤다. 실험 내용은 똑같은 2개의 검정색 가방을 두고, 하나는 명품가방의 로고를 붙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붙이지 않은 다음에 두 가방의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명품가방 있으신가요?_1
명품가방 있으신가요?_1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명품가방 로고가 붙어 있는 가방이 역시나 평이 좋았다. 어떤 스타일이나 어울리는 디자인이며 깔끔하고 '엣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로고가 없는 가방에 대한 평은 너무 단순하고 촌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실험으로 시민들에게 A, B, C, D, E 5가지의 가방을 두고 가장 갖고 싶은 가방이 무엇인지 투표를 하게 했다. 가방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에는 E 가방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나중에 가격을 공개하고 나서 다시 투표를 했을 때에는 가장 비싼 A 가방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위 두 실험을 통해서 사람들이 명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과 비싼 것을 제품의 질과 디자인에 상관없이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이 가방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그릇이나 냄비에도 명품이 있다. 주부들이 냄비를 선택할 때 신소재로 만든 냄비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는가. 신소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결국 가격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비싸면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내 주변에 아시는 분도 비싼 가격과 인지도 때문에 비싼 밥솥과 냄비를 샀는데 막상 사용을 해보니 일반밥솥보다 뛰어나게 좋은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옳지 않은 방식으로 돈을 벌고 또 많은 빚을 져가면서까지 가방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경제력이 돈을 주체 못 할 정도라면 그 수준에 맞는 지출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명품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꼭 비싸고 명품이라고 알려진 것만이 명품이 아니고 자신의 분수에 맞는 가격의 물건을 사서 알차게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명품일 것이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