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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정현이와의 소중한 추억
2012-07-02 09:18:22최종 업데이트 : 2012-07-02 09:18: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희망봉사단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부모가 정작 자식의 수준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식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인지를 못하다 보면 자식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하여 그 잘하고 있는 능력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기자가 만난 친구 정현이. 현재 나이 31살. 3살때 철길 건널목 근처에서 뒤에 오는 차에 부딪혀 지금까지 불편한 몸을 가누고 있다. 정현이 어머님을 현관에서 뵈었을 때 말끔하고 세련된 인상 다정다감하고 확 끌어 당기는 어머니라는 것을 첫 인상으로 느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1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1

잘 차려 준 상을 받았다. 마침 기자도 비가 오는 날이었기 때문에 호박, 양파, 부추, 오징어를 넣은 부침개를 하여 들고 갔었다.
비오는 날 통에 담은 부침개가 나름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비가 오니 다 어울리는 것 같다. 부침개 들고 들어 갔더니 "마침 부침개 먹고 싶었는데 이런 세상에..." 하면서 엄청 좋아하신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2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2

"어머나, 제가 다 고맙습니다." 하였더니 "제 남편은 이런 밀가루 음식을 안좋아해서 혼자 해먹기도 그렇고.." 했다고 한다.
정현이를 본 순간 이상하게 참 똑똑한 느낌을 받았다. 신체가 비록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장애 1급에다 약간의 언어와 손놀림이 부족할 뿐 생각이나 모든 것은 반듯했다. "우리 아들 다 잘한다고 의사선생님보고 2급 달라했어요" 한다.

혹시나 누가 뺑소니로 아이를 치고 도망갈까봐 부모의 심정은 노심초사했단다. 그런 정현이를 기자는 어찌 가슴 뭉클하지 않았겠는가. 사랑하는 정현아 누나랑 기념사진찍자 그리고 앞으로 누나랑 편지도 주고 받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3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3

정현이가 컴퓨터도 잘한다고 한다. 이메일이라는 말도 알아 듣고 도메인주소라는 말도 알아 듣는다. 시청 공보실에 가면 주는 그 명함을 한장 주었다. 기자가 정현이에게 e 수원뉴스 홍보도 하고 시민기자 가입하여 글도 쓰라고 했다. 만약 채택이 되면 고료도 준다고 또 알렸다.

정현이에게 무언가라도 알려주고 싶고 삶의 희망을 갖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 쪄 주신 감자가 너무 맛있다. "어머니 이거 어떻게 요리하신 건지요?" "밥을 지을 때 밭솥에 깎아 넣고 익힌 거에요. 입에 맞나 봅니다."  그리고 "저 수박은 어제 오신다 해서 제가 미리 깎아 둔 거에요..." 한다. 

정현이 어머니의 감자 익힌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전에 식당을 운영하였는데 얼마전 자신도 건강이 안좋아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젠 그 하던 식당일도 접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밝다. 정겹다.
이렇게 살뜰한 어머님께 기자가 배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다른 교통사고 유자녀집을 방문하면 정작 부모님의 모습이 우울하다. 정현이 어머님은 그렇지 않다.
부모는 자식을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  정현이를 대하는 어머님도 살갑다. ' 내 아들 최고' 하면서 늘 잔치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런 모습을 어머니 모습에서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옛 속담에 또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고 말이다.

정현이를 인격체 그대로 받아 들이는 어머니 혼자 주민센터도 가고 지금은 그래도 혼자 움직이고 혼자 할 것 한단다 금요일 오후에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마침 떠나기로 한 날 스마트폰이 켜지지 않아서 서비스센터에 맡겼다.
그래서 집으로 빨리 들어와서 집전화번호로 정현이에게 금요일 못가고 토요일 같은 시간에 가겠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어머님은 하루 온종일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토요일은 아예 포기하다 시피 했단다. '교통안전공단에서 뭔 사람이 온다고. 여태 그런 일이 없었는데. 내 아들이 잘 못 들은 것이야.'하였던 자신이 조금 무색하셨다고 한다.
가끔 정현이가 대단한 듯 하면서도 정현이 말이 미심쩍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자가 토요일 비는 내리지만 달려 간 정자 2동 정현이네집.

그녀가 있고 정현이가 있었다. 기자 또한 언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후천적 교통사고는 너나 할 것없이 예외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무단횡단하지 말기와 운전자와 눈맞추기를 잘해야 한다. 어른이라고 예외는 없다는 것.

정현이에게 다음을 약속하고 교통안전교육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 같다. 노인인구가 급증하여 노인들의 교통안전도 참 심각하지만 정현이처럼 교통사고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과 그 후유증으로 잠시의 생각들이 흐트러지는 환자들의 보호자들은 뺑소니 당할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꼭 차를 잘 보고 횡단보도로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위험은 언제라도 도사린다.
그 위험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한 수시로 연습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것. 연습은 절대로 자신을 배신하지 않듯 정현이에게도 제대로 된 반복학습이 분명 필요하다.

정현아, 미안하다. 어른들의 무지로 너를 다치게 하여 하지만 사랑한다. 앞으로 너의 인생은 지금보다는 적어도 찬란할 것이다. 분명 약속한다. 그것은 기자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 정현이 어머니께서 주신 감자맛이 기억나서 기자도 가르쳐 준 대로 해 보았는데 이상하게 그 맛이 안난다. 아무래도 어머니의 사랑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지고지순한 그 사랑 정현이는 참 훌륭한 어머니와 함께 있어서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4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현아 _4

시민기자 김성희(트위터@suwon_sctpshk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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