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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수원 재즈페스티벌에서 놀자
광교호수공원 스포츠클라이밍장에 흐르는 재즈의 선율
2016-09-10 10:15:07최종 업데이트 : 2016-09-10 10:15:07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막바지, 뜨거웠던 여름날의 열정을 보내기 아쉬운 듯 멋진 연주회 하나가 열렸다. 늦여름, 아직은 싱그러운 초록의 잔디밭을 나지막하게 흐르는 재즈의 향연이다. 
멋진 재즈연주를 종합선물세트로 우리에게 선물해 들을 수 있는 곳은 2014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관 대상'으로 뽑힌 광교호수공원에서다. '2016 수원 재즈 페스티벌'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처음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던 2014년의 그 여름, 흐느끼듯 흐르는 재즈의 선율에 얼마나 빠져들었던지 아직도 그때의 황홀함을 잊을 수 없다. 

첫 해 하루 열리던 공연이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작년부터는 이틀로 공연일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었다. 광교호수공원 스포츠 클라이밍장 잔디밭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이 무엇보다 신나는 것은 넓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편안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은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 되어 9시 30분까지 다섯 시간 동안 이어진다. 욕심이야 이틀 연속 재즈의 향연을 즐기고 싶었으나 여건이 허락하질 않아 페스티벌 첫날이라도 실컷 포식하고 싶은 욕심에 시작하는 시간부터 함께 공연을 즐겼다. 

2016 수원  재즈페스티벌에서 놀자_1
색소폰 연주로 직접 듣는 재즈는 황홀하다
 
음악에 문외한일지라도 넓은 잔디밭에서 즐기는 소풍의 즐거움은 누구에게나 신나는 일이다. 내가 누렸던 지난여름의 뜨거운 황홀함을 함께 나누고자 몇몇 가까운 이들을 초대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멋진 공연은 역시 황홀했다. 한여름의 끈적이는 무더위 대신 가을을 미리 마중 나온 시원한 바람에 먼저 몸과 마음이 상쾌함을 느낀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 전 평일의 환한 시간이라 공연장을 찾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넓은 잔디밭에 듬성듬성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은 가족들의 모습 위로 나지막한 재즈가 흐르며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 마치 늪 속을 느리게 헤엄치듯 섹시한 소리로 잔디밭을 헤엄치며 흐르는 재즈의 선율에 취하다보니 몇 시간이 금세 흐른다. 재즈연주에 묻혀 슬그머니 어둠이 내려앉은 넓은 잔디밭에는 어느새 관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서일까, 치킨과 과일 등의 음식을 펼쳐놓고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이들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유모차를 타고 온 아기부터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머리 희끗한 노부부들까지. 교복차림 그대로 학교 수업을 마치고 들른 여고생들도 있었으며 타던 자전거를 끌고 와 옆에 눕혀놓고 공연을 즐기는 아저씨도 있었다. 

2016 수원  재즈페스티벌에서 놀자_4
아픔을 겪은 유진박의 바이올린 연주
 
한 곳에서 만나기 힘든 국내 최정상급 재즈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으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수원 재즈페스티벌'의 입장료가 무료이기에 가능한 모습들이다. 나의 초대로 천안에서 달려온 이선희씨는 아름다운 광교호수공원을 보며 연신 감탄을 자아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기 때문에 예전의 원천유원지에서 오리배를 타던 추억까지 담고 있었지만 품격 있게 변화한 광교호수공원을 보며 천안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연신 자아냈다. 

산등성이 너머 넓게 펼쳐진 클라이밍장 앞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재즈페스티벌을 감상하며 부러움은 결국 수원에 살고 싶다는 한숨으로 바뀌었을 정도다. 김도향과 산이의 팬이라는 선희씨는 다음날인 토요일 공연에 두 딸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며 공연관람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귀와 눈을 모아 무대 위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선율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다. 

피아노와 색소폰과 바이올린 그리고 더블베이스가 함께 재즈를 들려주는 신현필 밴드는 젊은 감각의 발랄한 연주를 선보이며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어 등장한 재즈계의 대부 신관웅 밴드는 재즈와 멋스럽게 어울리는 희끗한 머리카락을 날리며 연륜이 느껴지는 연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번 재즈페스티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재즈와 국악의 만남이다. 대금명인인 이생강 선생과 신관웅 밴드의 협연은 그대로 환상이었다. 섹시한 소리의 색소폰과 근엄한 선비 느낌의 대금이 함께 어우러지며 흐르는 소리는 단순히 소리가 아니었다. 심금을 울린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에 어울리는 말인 듯싶다. 

2016 수원  재즈페스티벌에서 놀자_2
대금명인 이생강 선생의 대금 연주
2016 수원  재즈페스티벌에서 놀자_3
색소폰과 대금의 어울림이 멋지다
 
팔순의 연세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자세로 대금을 연주하는 선생의 얼굴주름이 깊다. 깊은 주름만큼 깊은 울림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넓은 잔디밭을 감동시킨다. 대금과 피리를 번갈아 연주한 선생은 준비한 곡들이 끝났음에도 그냥 내려가기 아쉽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칠갑산'을 연주했다. 명인의 대금연주로 듣는 칠갑산,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는 이의 마음이 절절하다. 애간장이 끊어질 것만 같다. 눈물보다 먼저 가슴이 젖어 축축하다. 

연이틀 공연 중 첫날의 공연이 끝났다. 둘째 날인 토요일의 공연 또한 기대 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웅산과 김도향이 보컬로 참여하는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눈에 신의 경지로 비친 이정식의 색소폰 연주도 토요일 광교 호수공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주말 오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또는 좋은 사람들과 동행하여 수준 높은 재즈의 선율을 들으며 이 여름과 작별하는 것처럼 멋진 일이 또 있을까? 

10일 토요일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16:30~17:00 한웅원 프렌즈, 보컬 김마리아 
-17:00~18:00 쿠마파크 재즈밴드, 보컬 김해미 
-18:00~19:00 필윤&Friends 식스텟, 보컬 조아혜 
-19:00~20:00 이정식 재즈밴드 
-20:00~21:30 민경인 재즈밴드, 보컬 김도향, 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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