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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문화제, 행궁광장에는 어떤 볼거리가 있을까
2017-09-23 09:27:52최종 업데이트 : 2017-09-23 09:26:40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예행연습 중인 출연자들

예행연습 중인 출연자들


22일 오후에 행궁광장을 찾았다. 어젯밤 전야제를 시작으로 하여 22일부터 24일까지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 앞에는 대형무대가 설치된 가운데 무대 앞쪽에서는 출연자들이 예행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발길을 돌려 이번에는 다른 부스를 찾아가 보았다. 하얀 옷을 입은 태권도 팀인 줄 알았더니 택견이라고 한다. 태권도는 좀 알지만 택견은 잘 알지 못해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택견은 우리 조상들 고유의 호신술이며, 중요무형문화재 76호로 지정돼있다고 한다. 태권도처럼 발을 많이 쓰지만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편 채로 춤에 가까운 동작을 하는 것이 태권도와 다른 특징이라고 한다. 몸을 흔들흔들 음악적인 리듬을 가진 무용 성격을 띤 무예라며,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택견 시범을 마치고 어린이들의 체험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골목 공원 무대에도  들썩이고 있다.

골목 공원 무대에도 들썩이고 있다.


또 다른 부스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찾아가 보았다. 순수 자연 치즈로 만들었다는데 토스트 빵 같았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양으로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습들이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었다. 또 주차장에는 음식대축제장이 설치되어 먹거리 손님들로 왁자한 가운데 화성문화제의 잔치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시 공방거리로 나오자 그곳 소공원에서는 '시민예술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무대에서는 빨간 외국 민속복장을 한 출연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의 춤은 아니며 다문화가족들로 보였다.수원화성문화제를 맞아 그동안 쓸쓸했던 이곳 공연장도 흥겨운 국제무용축제장이 되어 활기로 가득 넘치고 있었다. 

다시 행궁광장으로 발길을 옮겨가자 이번에는 시낭송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민 누구나 오늘은 시인이 되자'라는 주제였다. 수원문인협회가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 인문기행 특구지정기념 전국 시낭송대회를 연 것이다. 이 대회는 22일부터 24일까지 화성행궁광장 및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열린다고 한다. 분위기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런지 퍽이나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웠다. 사전에 전화 접수를 하였지만 현장에서도 접수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성황을 이뤘다.
시낭송하는 시민

시낭송하는 시민


참여한 시민들 가운데는 제대로 암송하여 낭송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낭독도 할 수 있었다. 많은 시민들과 함께 즐거운 자리가 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구경을 간 내게도 참여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사양했지만 그럴 일이 아닌 것 같아 즉석에서 낭독을 하게 되었다. 마침 낭송한 사람들에게 기념으로 나눠주고 있는 시집 속에 '산'이라는 시가 있어 보니 내게도 잘 맞는 것 같았다. 망설임 없이 단상에 올라가 기죽지 않고 멋지게 읊었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다. 시낭송도 가락이 있고, 고저장단이 있다고 들었다. 행을 바꿀 때와 연을 바꿀 때의 숨고르기까지 나름대로 생각하며 화자 속으로 빠져 든다.
'산'(방극률)

산...아무 고뇌 없이 사는 너이더냐/너의 등뼈에 오르다가/너의 배를 밟아주다가/ 너의 팔, 다리를 부여잡고/흔들어 의지하며/심장으로 옮겨 타다가/폐부 깊숙한 곳/관통을 하며 희희나락이다/ 영혼 하나 캐어 오는 이도/더러 보아왔다/왜, 이 자리에/터를 잡고 살게 되었느냐/ 더 깊고, 더 깊고, 더 깊은/ 너만의 높이만큼/저 광교호수에 얌전히 앉아 살지/뒤돌아보며/황혼 옄 너 가 담아진/근엄한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대로 길이도 길거나 짧지도 않으며 낭송하기에도 괜찮았다. 어떻게 이런 시를 단, 두 페이지 넘기면서 곧바로 찾게 되었는지 나도 모를 일이었다. 한 순간마다 벌어지는 일을 놓고 보면 슬슬 잘 풀리는 일이 있고, 그런가하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처럼 안 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니던가. 낭독을 끝내자 이번에는 앵콜을 외친다. 앵콜이라면 잘했다는 것이며, 한 번 더 하라는 것이다. 시낭송을 하는데도 앵콜이 있다는 것을 나는 처음 알았다. 이것만 봐도 분위기가 얼마나 즐거운 자리인가를 알 수 있었다.
시낭송 심사석도  바쁘다.

시낭송 심사석도 바쁘다.


참가자 수는 50명에 이른다고 했다. 오늘은 화성행궁광장에서 이렇게 예선심사를 한 것이며, 23일 토요일은 아침9시부터 오후6시까지 선경도서관에서, 역시 예선심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예선 통과자 30명을 대상으로 24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본선 심사가 있다고 한다. 단, 전국시낭송대회 수상자, 시낭송가 인증서 소지자는 참가할 수 없단다.
시낭송도 이제는 낭송 전문가들만의 시대가 아니라고들 말한다. 아무나 언제 어디서나 분위기에 맞춰 시낭송 한편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젠틀한 현대인의 인문학적 품위유지라는 것이다. 화성문화제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시낭송대회를 갖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닐까싶다. 상금도 많이 걸고 순수 아마추어 시낭송대회를 개최한다면 열풍을 불러올 것 같았다.
 

수원화성문화제, 행궁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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