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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유산 가치 충분한 고색동 옛 벽돌공장 '영신연와'
서수원 랜드마크로 육성해야, 근대문화유산으로 충분히 가치 있어
2018-09-01 11:34:22최종 업데이트 : 2018-09-02 11:39:1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고색중학교 옆에는 벽돌공장이 연신 기계음을 내고 가동중이었다. 서부로 권선타운 사거리에서 수원역 방향 오른편에 높다랗게 솟은 굴뚝 하나. 영신연와라는 벽돌공장은 이제 더 이상 벽돌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서수원의 랜드마크 처럼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 역사성과 현장성을 지닌 고색동 영신연와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이 시작되었다.

서수원의 랜드마크 영신연와 굴뚝 모습

서수원의 랜드마크 영신연와 굴뚝

수원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서동수 대표는 고색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지금까지 고색동에서 살고 있다. 수원 토박이인 지역 예술가로서 특히 사라져가는 옛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과거 70년대에 고색동에는 벽돌공장 두 곳이 있었다고 한다. 동보연와 그리고 영신연와. 고색중학교 옆 허물어진 채 남아있는 가마터는 동보연와의 흔적이고 농대 실습림 앞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영신연와 터이다.

이미 벽돌공장은 문을 닫았고 소규모 영세업자들에게 임대되어 사용되고 있기에 현재 훼손 상태가 심하다. 서수원이 대단지 아파트나 산업단지로 개발된다고 하면 쉽게 허물어질 수도 있는 곳이다. 왜 서동수 대표는 고색동의 벽돌공장 옛터인 영신연와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예술촌으로 리모델링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신연와 옛터

예술촌으로 리모델링 가치가 충분한 영신연와 옛터

"하늘높이 치솟은 두 개의 굴뚝은 서수원의 상징이었습니다. 농업국가에서 산업화로 변모하면서 고색동 역시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와 노동자들이 몰려 살기 시작했죠. 벽돌공장과 사택 건물은 근대화의 모습이었어요. 근현대문화유산은 자칫하면 쉽게 사라져버립니다. 보존가치나 활용가치를 생각하지 못하거든요. 수원은 행궁동 화성을 축으로 정조 대왕의 역사를 기반으로 문화적인 프로젝트 및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서수원은 문화의 소외지역이라 할 수 있어요. 이 같은 점에서 농업과 공업이 혼재된 근대화의 모습이 남아있는 고색동은 역사와 미래가 있는 동네입니다. 예전에는 수인선이 지나다녔고, 고색 줄다리기, 고색농악단, 쪽박산, 고색동 당집이 있습니다. 산업화의 질주 속에서 옛것을 소중히 가꾸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습니다. 문화의 건강함은 바로 다양성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노동자 기숙사로 사용했던 건물

오래 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이어나갔을 터

서동수 대표는 이렇게 말하면서 영신연와를 보존하여 예술촌으로 복원하는 계획에 대해 의견을 늘어 놓았다. 가마터와 노동자 숙소로 사용했던 건물 등을 공방, 작업실, 레지던시, 아트숍, 체험교실, 전시관, 카페 등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수원의 대표 역사학자인 한신대학교 정조학과 김준혁 교수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주도하여 '영신연와보존시민모임'이 만들어졌다. 역사와 문화와 예술의 스토리가 살아있는 영신연와를 사랑하고 아끼는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행궁동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별로 편중된 예산이 사용되면서 서수원은 항상 소외지역이라고 생각해왔다. 호매실, 금곡동에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타지에서 이주한 시민들이 많다. 그렇지만 여전히 서수원에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터무니없이 적다.
쪽방촌 같은 내부의 모습

어머니, 아버지들이 흘린 땀방울이 스민 곳

이에 서 대표는 "다양한 생물종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내듯 수원의 문화예술사업도 이제는 다양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궁동과 화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죠. 서수원의 지역 정체성 개발을 통해 주민들의 소속감,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지닐 때 삶의 질도 높아집니다" 라고 말한다.
멀리서 본 영신연와 굴뚝

멀리서 본 영신연와 굴뚝

전근대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는 재조명되어야 한다. SK의 모태였던 고풍스런 빨간 벽돌건물의 선경직물은 이미 공장이 해체되어 중고차 매매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동수 대표는 어머니가 선경직물을 다니셨다고 한다. 아직도 서수원의 많은 동네 어르신들은 선경직물과 영신연와 등을 기억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될 위기에 처해있는 근현대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작은 노력이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

근대화와 산업화는 압축성장을 통해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되는 사회를 빚었다. 문화와 예술, 인간다움 등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일본의 가나자와예술촌은 선경직물과 같은 방적공장이 있던 곳으로 과거 섬유생산의 상징같은 곳이었다. 1996년 폐쇄된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해 시민예술촌을 세웠으며 공장의 5개 창고는 멀티미디어 공방, 드라마 공방, 오픈 스페이스 공방, 스페이스 공방, 뮤직 공방, 아트 공방이 됐다. 아마추어 아티스트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다양한 교육·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서 대표는 일본의 가나자와 예술촌처럼 될 수 있었던 선경직물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였다. 또다시 영신연와의 높다란 굴뚝과 옛 벽돌공장사옥이 사라지는 것을 지키기 위해 뜻이 있는 시민들과 작은 행동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한다.
옛 것을 되살리려는 시민들의 모습은 가치있다

고색동 영신연와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도시재생의 주체가 시민이고, 도시재생의 방법과 가치 역시 문화가 되어야 한다. 당연히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것 역시 시민이 되어야 한다. 직접 찾아가보았던 영신연와는 그 자체로 예술품 같았다.

논과 밭이 남아 있는 벌판에 우뚝 솟은 높은 공장의 굴뚝이 이색적이다. 노동자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기숙사는 그 자체로 훌륭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했던 삶의 흔적을 없애지 않고 추억할 수 있는 기념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재활용과 재사용의 가치를 통해 영신연와를 아름답게 재탄생할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 이곳에서 소소한 전시 및 영화관람 등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 보아도 좋겠다.  이는 지역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전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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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연와, 벽돌공장리모델링, 서수원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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