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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수원연극축제…오솔길 따라 피톤치드 내음 가득
추억이 담긴 경기상상캠퍼스, 서울대 농대 동아리 샌드페블즈 '나 어떡해' 들릴 듯
2019-05-07 15:21:52최종 업데이트 : 2019-05-10 17:36:2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2019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가 5월 24일 금요일부터 26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하는 수원연극축제는 그동안 수원화성 행궁광장 일원에서 개최됐는데 지난해부터 서둔동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자리인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다. 기자는 지난해 일정이 맞지 않아 관람을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축제는 관람에 대한 기대를 갖고 미리 현장을 다녀왔다.

경기상상캠퍼스 정문, 안내문 없으니 상상의 궁금증을 짜아내다.

경기상상캠퍼스 정문, 안내문 없으니 상상,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숲속 오솔길

숲속 오솔길

버스타고 '2019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 장으로


수원역에서 720-2번 버스를 타고 서둔동 '푸른지대' 정류소에 내려 왼쪽에 있는 경기상상캠퍼스 정문에 도착했다. 둥근 아치형 정문은 아무런 안내가 없다. 글자가 없으니 이곳이 무엇하는 곳인지 궁금증과 상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정문에 들어서자 숲이 우거지고 곳곳에 있는 잔디밭과 작은 옛 건물들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민들이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면서 피톤치드 내음을 맘껏 즐긴다. 초여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다. 숲속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솔내음을 맡으며 걷는 사람들은 자연에서 행복을 만끽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숲속을 따라 걷는다.

2019수원연극제

2019수원연극제
촛불의 향연 '위대한 여정'이 개최될 잔디밭

촛불의 향연 '위대한 여정'이 개최될 잔디밭

숲속을 벗어나 '숲속의 파티 2019 수원연극축제' 현수막이 붙어있는 사무소에 들렀다. 4일 토요일 휴일인데도 직원들이 출근해 업무에 열중이다. 연극제가 열리는 장소를 문의하니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휴일이라 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았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머릿속에서 날아가는 순간, 현장을 찾아가고픈 행복감이 온 몸을 감싼다.

공연 안내장을 들고 공연이 진행될 곳곳을 둘러본다. 촛불이 밝혀주는 미로의 여행 '위대한 여정'이 펼쳐질 잔디밭은 보기만 해도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3000개의 촛불이 원을 그리고 삼각형을 만들며, 300개의 여행 가방이 수놓을 한 밤 축제의 흥이 상상으로 다가온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갑옷을 입어도 아프다.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돌, 구르다.

돌, 구르다.

무슨 공연을 관람 할까


기자는 관람할 연극을 미리 상상해 본다. 5월 18일 토요일부터 25일까지 공연되는 시민인형워크숍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시민참여 거리 공연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면을 쓰고 펼쳐지는 퍼포먼스 거리공연은 참가자 남녀노소 모두 함께 손을 잡는 거리퍼레이드로 이뤄져 흥겨움이 기대된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은 세상을 구성하는 이들이 100명이라면 그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지 자칫 우리가 잊어버리고 살기 쉬운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다는 축제라고 소개한다.

24일과 25일 어울마당 1에서 펼쳐질 무용극 '갑옷을 입었어도 아프다'는 내 자신이 겹겹이 쌓아온 마음의 짐(갑옷)을 벗을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공연을 선택한다.

'자신의 나약함을 무장으로 해결하려는 기사(騎士)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더 무장을 한다. 처음엔 자신을 감추기 위해 투구를 쓰고, 다음엔 팔과 다리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보호대를 하고, 그 다음엔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입는다. 그래도 여전히 약하다고 느낀 기사는 마지막으로 커다란 무기를 손에 든다. 이제 그는 자기에게 닥치는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라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돌, 구르다' 역시 누구나 겪어야 하는 희로애락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싶어진다. '꽃길 위에서 넘어진 사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절정에서 추락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를 공고히 가두고 있는 체제를 무너뜨리고, 어느새 몸을 공고히 감싸고 있는 껍질을 벗어 버리려 한다. 한 사내의 여리디 여린 꽃 한 송이로, 이처럼 허황되어 보이는 낭만으로, 그리고 체제가 그의 다리를 어떻게 꺾어 넘어뜨리는지 보려한다. 한 송이 꽃이 꺾이듯이 몸이 공간, 사물들과 뒹굴며 환상과 환멸의 춤을 춘다'는 내용이다.

연극은 23여개의 작품으로 해외 초청작과 국내 공연작이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으로 '위대한 여정' 독일, '석화' 캄보디아, '악동 음악대' 벨기에 등 6개 작품이다. 국내 공연은 '달의 약속' 창작중심 단디, '사운드 써커스' 유상통 프로젝트, '갑옷을 입어도 아프다' 생각나무 툴 등 11개 팀이 무대를 장식한다.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시민인형워크숍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달의 약속 '은하수 오브제 만들기' 등 6개 작품으로 수원문화재단이 진행한다.

아스팔트나 시멘트 바닥에 대형 무대를 설치해 이뤄지는 공연과 달리 수목이 우거지고 그늘이 드리워지는 잔디밭을 이용하여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2019수원연극축제가 열리는 경기상상캠퍼스는 서둔동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 대학이 있었던 곳이다.

교육1964 동아리, 창작실

교육1964 동아리, 창작실경기상상캠퍼스

경기상상캠퍼스 1964

상상캠퍼스는 생활 1980, 청년 1981, 생생 1990, 공작 1967, 교육 1964 등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 강의실 등 건물에 이름을 붙여놓았다. 1964 등 숫자는 건축물이 세워진 연도를 기록한 것이다.

숲이 있고 농업 발전의 학문을 연구하던 강의실이 곳곳에 남아 있고 더러는 숲풀에 가려 있다. 이들 건축물은 모두 근대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숲길을 산책과 농생명과학 대학생들이 활동하던 강의실, 그들이
꿈을 키우며 밤샘 토론의 장을 펼쳤던 잔디밭과 깡통 건물을 관람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로 다가올 것이다. 또 경기상상켐퍼스에서 운영하는 창작공간은 입주작가들이 입주해 강의와 체험을 할 수 있다. 한 낮에는 숲길을 산책하면서 상상창작체험과 강의를 듣고, 옛 학생들이 꿈을 키우던 동아리 방에 만들어진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다 야간에는 2019수원연극축제 숲속파티를 관람하길 권한다.

숲속에 갇힌 강의실

숲속에 갇힌 강의실

학생들이 꿈을 키우던 그 자리


(교육1964), "서울대 농대에서 제일 유명한 동아리는 밴드 샌드페블즈였다. 모 연예기획사 사장도 샌드페블즈의 멤버가 되고 싶어했지만 외모와 가창력이 딸려 들어가지 못했다는 우스개 소문이 돈다. 가수 겸 배우 김창환씨 동생인 김창훈씨도 샌드페블즈의 멤버 중 한 명으로 대학가요제에서 우승한 '나 어떡해'를 작곡하였다. 파워플랜트 옆 깡통건물에서는 '나 어떡해'를 부르는 밴드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곤 했고, 반대편에서는 사회 운동에 적극적인 학생들이 주로 참여한 농악패의 소리가 맞대응을 했다.

흥겨운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 하늘에는 거의 하루 종일 전투기 굉음이 계속되었는데 한국 공군의 오산 비행장과 미군의 수원 비행장에서 비행기가 이륙하여 음속돌파를 하는 소리였다. 이 때문에 정밀기계들의 작동에 오차를 만들기도 했고, 수업시간에 종종 강의를 멈추어야 했다. 이 때 학생들은 비행기를 보며 'F4팬텀', 'F5이글' 등 기종을 맞춰보기도 했다.

축제는 1년에 두 번 봄의 '대동제', 가을의 '경천제'가 있었다. 2박 3일 동안 각 동아리는 실력을 뽐내고 학생들은 막걸리 마시기, 우유 마시기 대회를 열었다. 이러한 축제와 캠퍼스 생활을 통해 학생들은 끈끈한 정을 쌓았다. 이곳이 서울대 농대 농업교육학관 이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에『근대화, 기계화, 자동화, 유통을 통해 농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긍심, 그리고 행동하는 지성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사회비판 의식은 서둔동 정신의 밑바탕이었다』라고 쓰여 있다.

2019 수원연극축제 홈페이지(http://www.swcf.or.kr/stf/). 문의전화 번호: 031-290-3532~5

2019수원연극제, 경기상상캠퍼스, 숲속의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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