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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공부하는가?
엄기호 문화학자의 '공부의 전환'
2019-08-08 09:11:58최종 업데이트 : 2019-08-08 09:09:2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지난 7월24일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정희진 여성학자의 '디지털 시대 글 쓰는 법'에 대한 강의에 이어, 6일 오전 10시 수원시평생학습관 '스페이스X' 에서는 '왜 공부하는가?' 라는 주제로 엄기호 문화학자의 강의가 있었다.

엄기호 문화학자는 연세대학교 문화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시사주간지인 시사인의 고정코너인 '엄기호의 문서 탐독/공동체는 사회를 구원하는가'에 글을 쓰고 있다. '공부공부', '노오력의 배신',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외 다수의 책으로 신자유주의 시대에 존엄이 파괴되는 현상과 사람들에 대한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

공부는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며 목적과 목표는 다르다고 한다. 엄기호 강사는 "목적(가치) 없이 목표(이유)만 있는 지금의 한국과 일본의 교육은 잘못되었어요. 지금 일본 총리의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발표는 그들의 교육도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왜 일본에는 그런 총리에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을까요? 왜 일본 국민들은 가치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까요? 가치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로지 목표만 이루기 위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치가 빠져있는 목표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서도 잘못인지를 알지 못해서 사회혼란을 일으키죠. 목적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봐야합니다"라며 지금의 교육 문제를 비판하였다.

공부는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하거나 취업 스펙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알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인생을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의 시기가 오는 것이다. 특히 몸이 아프거나 어려움에 처할 때 성찰의 크기가 커지고 빨리 깨닫는다. 엄 강사는 수원에 특히 인문학 강좌가 많은데 강의에 가면 4,50대가 가장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한다.
시원한 수원시평생학습관 '스페이스X'에서 강의듣는 수강생들

시원한 수원시평생학습관 '스페이스X'에서 강의듣는 수강생들

엄기호 작가는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입니다. 나의 한계를 알아야 모르는 것은 배우고 깨우치는 노력을 하고, 아는 것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를 연구할 수 있는 거죠"라고 말했는데 정희진 여성학자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깊이 있는 말이었음을 다시 느끼게 됐다.

신자유주의가 만든 '소비자'는 개인에게 '만능감'을 안겨주고 있다. 소비를 하는 순간 개인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그 기쁨에 취해 공부를 하는 목적을 잃고 목표만 선택하여 집중한다. 그것은 욕망이 만능감으로 대체된 것이다.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욕망(만능감)이 확대되다보니 개인은 소비자 '갑질'을 할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심지어 강아지를 학대하는 영상을 내보낸 유튜버가 경찰이 출동하자 "내 돈 주고 산 강아지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냐?"고 경찰에게 큰소리치는 영상을 봤다. 그 유튜버에게는 조회 수라는 목표만 있기에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엄기호 작가가 '스페이스X'에서 강의하는 모습

엄기호 작가가 '스페이스X'에서 강의하는 모습

 

엄 기호 작가는 "목적은 '나 자신의 인생'입니다. 공부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잘 '다루기' 위해서 하는 것이에요. 본인에게 주어진 것을 잘 활용해서 능력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성숙한 어른이 되죠. 비로소 인생의 주체가 되고 이때서야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거죠. 이런 과정 없이 돈으로 만든 만능감이 개인을 망치고 있어요."

우리는 노력이란 것을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노오력이 되어도, 노오오오력이 되어도 도대체 나아지지 않는 삶이라면 각자의 한계를 다시 살펴보고 나를 정의 내릴 필요가 있다. 나이가 젊거나 늙음의 시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나를 알고자 하는 때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그때가 지금이면 좋겠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의 인문학 강좌를 종종 듣는다. 강사들의 가르침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횟수가 많아진다. 간단한 일을 하거나 청소를 하면서도 관계의 문제를 되돌아보고 내가 했던 말을 되새김 해본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 도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엄기호 작가는 8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저녁 7시~9시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시진핑과 트럼프 사이에서'라는 주제로 4회차 강연을 할 예정이다. 문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 홈페이지(learning.suwon.go.kr) 또는 1층 반딧불이 상담실을 방문하거나 전화 <031-248-9700>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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