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에 맞춰 어깨춤 '덩실 덩실'
밤밭노인복지관, 한가위 기념 싱싱 가요제 열어…선글라스와 원피스로 한껏 멋 부려
2019-09-07 08:47:59최종 업데이트 : 2019-09-10 15:17:03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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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밭노인복지관 4인조 색소폰 동아리회 '울어라 열풍아' 연주에 맞춰 몇몇 노인들이 흥겨운 춤을 추고 있다. 한 낮에는 따끈따끈한 햇살이 내려 쬐이고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낮과 밤의 기온차로 벼나 과일 등 오곡이 영글어가는데 좋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이어오다가 어제(4일)부터 가을 장마로 돌변했다. 가을비는 구럭(새끼를 꼬아 만든 구멍이 숭숭뚤린 호미등을 넣는 망태)을 쓰고도 맞는다는 옛말이 있다. 가을에는 비의 양이 그만큼 적게 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가을비 답지 않게 여름 장마철처럼 장대비가 오락가락 하며 링링태풍 까지 겹쳐 이번 주 내내 비소식이다.
며칠 후면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추석 명절이다. 한가위라고도 하고 오곡이 영글어가는 가을에 좋은 때의 명절이라해서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밤밭노인복지관은 추석 명절을 기념하고 노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수원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참여하는 싱싱가요제를 열어 밤밭 가왕 등을 선발하는 추석명절 특별행사를 가졌다.
이날 싱싱가요제는 명절을 앞둔 노인들을 위한 특별 가요 행사라 상도 무려 10개 부분으로 푸짐하게 준비 됐다. 참가자들은 열전을 벌여 밤밭가왕과 꾀꼬리상(1명), 옥구슬상(1명), 무대매너상(1명), 인기상(2명), 밤나무상(4명)이 각각 주어진다. 특이한 각설이 복장으로 옥구슬상을 받은 김현숙 노인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날 가요 행사는 인원교 복지과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국민의례를 마치고 조성호 관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어르신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르신들은 나라걱정 집안걱정을 내려놓으시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셔야 오래도록 건강 하십니다. 오늘 마련한 노래자랑도 어르신들을 위한 즐거운 자리입니다. 신명껏 마음껏 즐기시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추석명절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노래자랑에 참가한 노인들을 한사람 한사람 살펴보니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 날씬한 원피스에 멋진 모자를 쓰고 나온 사람, 남성 노인들보다 여성 노인들은 한껏 멋들을 부렸다. 맨 먼저 출연한 여성 노인은 붉은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무릎위 까지 접어 올렸는데 그 안에 기워진 바지를 입고 각설이 타령을 불러 폭소를 자아냈다.
기자가 노래자랑에 참석할때 까지만 해도 70~80세의 노인들이 부르는 노래가 오죽하랴 싶어 신통치 않게 생각 했다. 10명의 출연자중 남성은 3명뿐이다. 어디를 가나 여성 전성시대다. 여성 출연자들은 화장 때문인지 조명 때문인지 모두가 나이와는 무관하게 젊어 보이고 옷차림새도 노인복장이 아니다. 노래도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음정 박자 카랑카랑한 음색 까지 기성가수 뺨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노인들의 말이 노래를 통해 실감난다. 밤밭노인복지관 4인조 색소폰 동아리회 '울어라 열풍아' 연주에 맞춰 몇몇 노인들이 흥겨운 춤을 추고 있다. 찔레꽃, 개나리처녀, 장희빈, 항구의 남자 등 옛 유행가를 부를때 마다 옛 추억이 되살아나기라도 하듯 관람하던 노인들이 열광한다. 일어서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한곡한곡 끝날때 마다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지른다. 5명의 참가자 노래가 끝나자 밤밭노인복지관 4인조 색소폰동아리회가 '울어라 열풍아' 등 3곡을 연주 하자 모두 하나가 되어 무대 앞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고 흔들어대며 막춤을 춘다. 이를 본 관람객들은 흥겨운 장면을 스마트폰에 담느라 분주히 움직인다. 항구의 남자를 불러 밤밭가왕상을 차지한 박춘선 노인이 조성호 관장으로 부터 상장을 받고 있다. 끝으로 박춘선 밤밭가왕의 앵콜송이 이어지자 출연자들과 관람하던 노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온통 춤바다를 이룬다. 마치 남녀 젊은이들이 양팔을 위로 올리고 엉덩이만 살작살작 흔들어대는 디스코장에 온 느낌이다. 노래와 춤은 젊고 늙고가 따로 없다. 오늘 상을 받은 노인들은 올 추석 명절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겨 어느 추석 명절 보다 즐거운 추석 명절이 될 것이다.
노래자랑을 마치고 나오면서 율전동에 사는 고모(83) 노인에게 노래자랑을 관람한 소감을 물었다. 옛날 유행가를 들으니 젊은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고 한다. 추석명절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가족 없이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노인들도 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인들에게 추석 명절의 즐거움을 안겨준 조성호 복지관장을 비롯하여 복지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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