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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 진천의 역사탐방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
2019-11-25 14:10:42최종 업데이트 : 2019-11-25 14:10:4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21일은 수원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역사탐방 가는 날. 주부에게 가족 나들이나 가족여행은 엄밀한 의미에서 휴가가 되지 못한다. 가족과의 여행에서 주부는 가족들의 식사, 짐 및 각종 뒷정리를 담당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여행이 주는 진정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역사탐방은 주부에게 많은 인기를 끄는가 보다. 참석자의 90%가 주부이며 신청이 순식간에 마감 된다.

11월 역사탐방의 목적지는 충청북도 진천. 사계절 특징이 뚜렷하고 오염되지 않은 산하를 지녀 계절별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는 최적의 고장이라고 한다. 특히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옛말이 있는데 '살아서는 진천 땅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 땅이 좋다'라는 뜻이다. 처음 가보는 지역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첫 탐방지는 보탑사. 고려 시대의 큰 절터로 전해오는 연곡리에 자리 잡은 1990년대 지은 절이다. 준공한지 23년뿐이 되지 않았지만 우리 시대 우리가 만든 절이라는 의미가 있다.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 탑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통일 대탑으로 삼국시대 목탑 건축의 전통을 이어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보탑사 전경

보탑사 전경

"우리나라 탑의 주류는 석탑입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목탑은 얼마 없어요. 보탑사의 통일대탑은 목탑 가운데 세계 최대 높이(42.7m)를 자랑하죠. 고건축 문화재 보수 감독관인 대목수 신영훈 선생의 역작으로 1980년대  비구니 스님 세 분이 불사를 일으키려 부탁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국보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죠."라고 염상균 해설사가 말했다.

보탑사는 계단을 통해서 3층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지었는데 겉모습은 탑이지만 내부는 각 층마다 법당인 다층집이다. 황룡사 구층목탑 이래 1300년 만에 사람이 오르내리게 지어졌다. 내부에 들어가면 가운데 동서남북 사방으로 부처님을 모셨다. 약사여래, 아미타여래, 석가여래, 비로자나불 네 분께 참배하면 탑돌이 형식이 된다.
약사여래불과 썩지 않은 수박

약사여래불과 썩지 않은 수박

특히 약사여래불 앞에는 석가탄신일에 진상한 수박이 썩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동짓날 먹는다고 하여 이슈가 되었다. 질병을 고쳐주는 신앙을 담은 부처님 앞에 놓여 있어서 수박이 썩지 않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 동짓날(12월 22일)은 일요일이니 가서 수박을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썩지 않은 수박 맛이 궁금하고 궁금하다.

진천에서는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와 태실이 자랑거리라고 한다. 삼국통일에 큰 공을 세운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인데 막상 김유신 탄생지는 썰렁하다. 계절이 늦은 가을이라 더욱 썰렁해 보였을 수도 있겠으나 집 한 채 지어놓았는데 대문도 없고 담도 없는 어느 시대 건물양식인지도 알 수 없는 집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자랑스러운 문화재를 품위 있게 표현하면 지역의 명성도 높아질 것인데 아쉽다.

낮선 사람과의 식사로 약간은 서먹한 시간. 따끈한 돌솥밥과 누룽지로 점심을 먹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먹는 식사라 늘 분주하다. 문화원 직원들은 반찬을 나르기도 하고 찬이 부족한지 이상 저상을 돌아다니며 살피느라 자신들의 식사를 늦춘다. 그들의 세심함으로 신청자들은 편안히 음식을 먹고 여행을 즐긴다. 역사탐방 때마다 직원들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낀다.

길상사(김유신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제향하는 사당)에 들러 김유신 장군의 영정을 보았는데 해설사의 설명 없이 보았다면 의미 없이 스쳐 지났을 영정이었다. 김유신 장군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그리는 화백의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말과 여러 가지 역사적 인물들의 영정을 비교하여 설명해주니 역사탐방만의 재미를 톡톡히 느낀다. 이 맛에 역사탐방 신청하는 날은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와 휴대폰 알람까지 맞추고 대기한다. 궁금하다면 역사탐방에 참석하여 해설사의 입담을 듣기를 권한다.

다음 행선지는 진천의 자랑거리 농다리. 농다리는 세금천을 가로지르는 천 년을 이어온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돌다리이다. 고려 고종 때의 임연이 전성기에 마을 앞에 놓은 것이라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대략 고려 말에 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발견된 기록이 없어서 국보가 되지는 못하고 있으나 국보급 문화재이다.
지네 모양의 농다리

지네 모양의 농다리

지네 모양을 한 농다리는 이 동네에 많이 있는 붉은색 돌을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쌓아서 교각을 만든 후 긴 상판석을 얹었다. 멀리서 보기에는 돌무더기 같은데 교각이라고 하니 신기하다. 막상 다리를 건너가보니 보기보다 튼튼하고 안정감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었던 것 같은 아름다운 다리이다. 농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되어 이름을 떨치고 있다.

역사탐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도 즐겁다. 대부분 오전 중에는 서먹한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 먹으며 조금씩 친근해진다. "같은 동네 사는 손녀, 손자를 돌봐주고 있는데 역사탐방 올 때는 딸이나 사위가 휴가를 내줘서 참석해요. 저에겐 휴가죠."라고 말한 60대 영통에서 온 참석자가 있었다.

"늘 언니들하고 같이 신청해서 왔었는데 오늘은 언니들과 날짜를 못 맞춰서 혼자 왔어요. 혼자와도 참 좋네요. 10년 전에 진천에서 2년간 살았는데 그때랑 많이 달라져서 아쉬워요"라고 말한 50대 후반의 참석자도 있었다. 운이 좋아서 한 달에 한 번씩 인문학 역사탐방을 갈수 있었으면 좋겠으나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 계절별로라도 갈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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