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재미있고 흥미롭게 게리 힐 작품 감상하기
전시중인 수원시립미술관 <게리 힐 : 찰나의 흔적>을 중심으로
2020-02-21 16:00:13최종 업데이트 : 2020-02-25 10:24:48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수원시립미술관 '게리 힐' 인터뷰화면 캡쳐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수원시립미술관 '게리 힐' 인터뷰화면 캡처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아트가 그림이나 조각처럼 완성되지 않은 진행형의 예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미술작품은 그 안에 숨겨진 뜻이나 가치를 찾고 느끼는 것이지만 현대 미술작품은 하나의 뜻으로 머물지 않는다.

 

작가의 생각과 다르게(물론 같게도) 관람객이 생각하는대로 느끼고 결정할 수 있다. 갇혀있지 않고 열린세계이기 때문에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다.

 

기자는 플럭서스 예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가 했던 '모든 사람이 다 예술가가 될 수 있다'라는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다음달 3월 8일까지 열리는 '게리 힐: 찰나의 흔적' 전을 찾았다.
 

작품 속의 '게리 힐'

장소의 주인 Place Holder' 2019 게리 힐, 작가는 작품에 직접 참여하거나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사진/수원시립미술관 '게리 힐' 작품 캡처


게리 힐은 1951년에 태어났으며 처음 조각가로 시작했다. 1960대말 뉴욕에서 현대미술을 접한 이후 1970년대 중반에 비디오 아트에 전념하면서 언어와 철학과 변화를 배우며 작업해 왔다. 비디오 아트는 텔레비전 보급과 관계가 있다. 텔레비전이 우리나라에 선보인 때는 1954년. 이후 미국은 60년대 한국은 70년대에 대중화됐다. 비디오 카메라는 10년 후인 1980년대에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과 관계있는 비디오 아트는 1960년대 중반에 등장했다. 백남준은 1963년 3월 독일에서 텔레비전을 하나의 재료로 사용했고, 1965년에 최초의 비디오아트가 비디오테이프로 시작되었다. 백남준은 70년을 전후해서 부터 미국에서 활동했다.
 

'손으로 듣는(HanD HearD)' 게리 힐, 1995~06

 '손으로 듣는(HanD HearD)' 1995~06 게리 힐. 사진/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2층 5전시실에 들어서며 벽면 전체에 사람의 뒷모습과 손이 보인다. 작품이름은 '손으로 듣는 HanD HearD, 1995~06'이다

 

벽 크기의 컬러 비디오 영상 5편이 전시공간 구석과 그 근처에 비춰진다. 영상은 모두 자신의 손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촬영한 것으로, 카메라 시점은 사람의 측면과 어깨 너머 사이로 고정됐다. 어느정도 수동적이긴 하지만 활발히 '살아있는' 움직임을 제외하고 각 인물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다. 다만 모두가 가끔씩 관람객을 의식하듯 한번씩 머리를 약간 돌린다. '귀'(ear)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의 영어 제목 '손으로 듣는(HanD HearD)'는 듣는 공간을 암시한다. 대조적으로 작품은 적극적으로 침묵한다. (미술관 작품 해석)

 

기자는 한동안 비디오 영상을 응시를 해본다. 한쪽 벽면을 가득채운 귀를 중심으로한 사람과 거대한 한 손만이 화면에 나타나 있다. 무려 5면이 그렇다. 손은 마치 귀모양을 했으니 귀를 표현한 것이고 화면 측면에 있는 사람의 소리를 귀 기우려 듣고 있는 것일까? 아닐까?

 

손은 신체로부터 단절되 떠있고 손놀림이 없다. 사람 역시 손을 바라보고 있지만 움직임이 없다. 약간의 작은 음직임만 있을 뿐이다. 전시 공간에는 계속 침묵이 흐른다. 전시되고 있는 게리 힐의 또 다른 작품에는 소리가 있는데 여기에는 없다. 왜 일까? 신체의 움직임은 없지만 생각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힐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지만 경계의 확장성으로 제3의 공간과 세계를 보여 준다고 한다. 언어와 이미지, 인간과 과학기술, 가상과 현실, 허상과 현실, 주체와 객체, 전체와 부분, 안과 밖, 고정과 상호작용, 시간과 공간의 긴장관계을 형성하고 갈등과 충돌을 야기하니 잠시 보류한다. 그 결과 가장 큰 것은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 생각을 하게 한다.

 

기자는 생각한다. 화면속 사람은 내가된다. 화면에 사람의 '귀'를 중심으로 일부분 나온 것은 관람객 자신으로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다. '손'은 내 '손'이 아닐 수도 있다. '손'은 상대이며 '과학기술'일 수 있다. '과학기술'이 화면으로 형상화하여 보여진다. 그리고 '과학기술'은 무언가 말한다. 나는 '귀' 기우려 듣고자 하지만 그 '과학기술'이 말하는 소리는 어차피 알아들을 수 없다. 그러므로 '침묵'으로 대신한다.

 

우리는 '침묵이 흐른다'라고 말한다. 고요함 속에 무언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듣지 못하는 영상(또는 과학기술)속에서는 전자파가 흐르고 나에게서는 숨소리가 흐른다. '나'와 '과학기술'은 교감중이다. 나는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된다.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게리 힐은 미적 판단 기준이 있는 조각가 에서 판단 기준이 모호한 미디어 예술가(작가는 언어 예술가로 불리우기를 바란다)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장의 공간과 시간속에서 모호함을 품은 작품을 가지고 게리 힐과 기자 만이 각자의 취향대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상호 교감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로는 미소도 짓는다.

 

옆에는 두 남녀가 서있다. 서울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류건우(남)씨는 "일본 여자친구에게 수원화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수원을 찾았다"면서 "마침 옆에 미술관이 있어 들려 작품을 감상하는데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차츰 재미있었다"면서 여행코스 선택에 만족해 했다.

 

독자들도 게리 힐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수원시립미술관을 찾아가 자신만의 작품감상법으로 게리 힐을 만나보자. 어차피 현대 미술작품은 하나의 뜻으로 머물지 않는다. 그러기에 게리 힐은 관람객을 자신의 작품 속에 참여시키고 하나의 작품을 여러개의 작품으로 완성해 나간다.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작가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끝으로 이어령 평론가는 비디오를 발명한건 미국이고 상업화한 것은 일본이며 이걸 예술로 승화시킨건 백남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은 감성과 창의가 풍부하다. 전 스케이트선수 김연아, 축구선수 손흥민, 프로게이머 이상혁, BTS, 영화감독 봉준호를 봐라. 우리 모두가 예술가 이다.


작품은 총 24점이며 전시에 관한 문의 사항은 수원시립미술관 (031-228-3800) 으로 전화하면 저세히 알려주며, 홈페이지(http://suma.suwon.go.kr/)을 검색하면 자세히 나와있다. 관람료는 일반 4000원이다.

수원시립미술관, 게리 힐, 백남준, 비디오아트, 미디어아트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