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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현판 새로 걸어
화성장대 시 현판 아름다워
2020-03-23 16:57:04최종 업데이트 : 2020-03-24 14:07:2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화성장대 내부에 걸린 정조대왕 시 현판

화성장대 내부에 걸린 정조대왕 시 현판


지난해 10월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끝나자마자 수원화성사업소에서 수원화성 각 시설물의 현판 9개를 떼어냈다.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화홍문, 방화수류정, 화성장대, 연무대, 화양루 등 9개 현판을 보수하고 원형으로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변경해 정비한다고 했다.

오래전부터 수원화성 현판 복원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수원화성 현판 중 팔달문, 화서문 현판은 원형인데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되어있다. 화홍문은 원형 그대로이고 화성장대 현판은 원본이 있어 복원했지만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복원했다. 장안문, 창룡문, 방화수류정, 연무대, 화양루는 새롭게 쓰거나 정조대왕 글씨를 집자한 것이다.

수원화성 화성장대, 정조대왕 글씨가 호방하고 멋스럽다

수원화성 화성장대, 정조대왕 글씨가 호방하고 멋스럽다

 
모든 현판을 원래 모습 그대로인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정비하는 것이다. 올해 2월에 달기로 했는데 지난 20일 수원화성을 답사하다보니 새로운 현판이 걸렸다. 조선시대 문헌, 사진 자료, 기존 현판의 목재 수종, 안료 등 남아있는 흔적을 정밀 조사하고 화성성역의궤, 정리의궤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보다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한다. 글자와 배색만 바뀐 것이 아니고 테두리 단청 문양이 화려하고 정교해졌다.

몇 개월간이지만 현판글씨가 없었을 때는 건축물에 생동감이 없어 보였다. 현판의 배색이 바뀜으로써 시설물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변했다. 현판이 화려해지기도 했지만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는 화선지에 붓글씨를 쓴 것처럼 글씨에 생동감이 넘치고 먼 곳에서도 눈에 잘 들어온다. 한마디로 글맛이 살아있어 감상하기에도 좋아졌다.

수원화성 팔달문, 팔달문 글씨는 조윤형이 쓴 원본이다.

수원화성 팔달문, 팔달문 글씨는 조윤형이 쓴 원본이다.

 
이번 현판 복원에서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은 팔달산 꼭대기 수원화성 화성장대에 걸려있던 정조대왕의 시(詩) 현판이 복원된 것이다. '어제화성장대시문' 현판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던 원본을 복원한 것이다. 이 시는 1795년 윤2월 12일 화성장대에서 군사훈련을 지휘하고 쓴 것이다. 일성록에는 이만수에게 명하여 어제시(御製詩)를 써서 내리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홍재전서와 화성성역의궤에 '어제화성장대시문'이 기록되어 있다. 어제시 원문을 번역한 것이 일성록, 홍재전서, 화성성역의궤에 나온다. '華城將臺親閱城操有詩題于楣上(화성장대친열성조유시제우미상) 화성장대에서 친히 성 안에서 하는 군사훈련을 보시고 시를 지어 처마 위에다 씀' 이라는 제목의 시를 화성성역의궤 번역본으로 옮겼다.

수원화성 화서문, 화서문 글씨는 채제공이 쓴 원본이다.

수원화성 화서문, 화서문 글씨는 채제공이 쓴 원본이다.

 
拱護斯爲重 經營不費勞(공호사위중 경영불비노)
城從平地迥 臺倚遠天高(성종평지형 대의원천고)
萬垛䂓模壯 三軍意氣豪(만타규모장 삼군의기호)
大風歌一奏 紅日在鱗袍(대풍가일주 홍일재린포)

현륭원을 호위하는 일 중대하지만, 재용을 허비하지도 백성을 수고롭게 하지도 않았네.
성은 평지를 따라 둘러있고, 장대는 먼 하늘에 기대어 높이 솟았네.
수많은 성가퀴는 규모가 장대하고, 삼군의 의기가 호쾌하네.
한나라 고조의 대풍가 한 곡조를 연주하니, 붉은 해가 비늘 갑옷에 있구나.

수원화성 화홍문, 화홍문 글씨는 유한지가 쓴 원본이다. 다른 현판과는 달리 멋스러운 예서체 글씨이다.

수원화성 화홍문, 화홍문 글씨는 유한지가 쓴 원본이다. 다른 현판과는 달리 멋스러운 예서체 글씨이다.


화성장대에서 정조대왕의 호방한 시를 볼 수 있어 눈이 즐겁고 장쾌한 경관을 즐길 수 있어 운치가 더한다. 내친김에 한마디만 더 한다면, 정조대왕의 시 원문이 남아있는 팔달문, 장안문, 방화수류정, 동장대에도 시 현판을 걸면 현대적 스토리로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에 현판 뿐 아니라 시 현판이 있고 없고는 분위기에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문화재는 원래 모습대로 박제된 상태가 최선은 아니다. 기록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스토리가 입혀진다면 큰 무리도 없을 것이다. 고지식한 틀에 얽매여 크고 넓은 세상을 배척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수원화성 현판, 화성장대 시 현판,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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